농가 48%는 땅이 없는데...농사안짓는 국회의원 4명 중 1명 '농지소유'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2-02 09:27:48
  • -
  • +
  • 인쇄
농지 소유한 국회의원 76명, 일부 투기 의혹
▲1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21대 국회의원 농지소유 현황' 발표 기자회견 (출처=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회의원 300명 중 76명이 농지를 소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8명은 상속농지 면적 상한선보다 많은 농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1대 국회의원들의 농지소유현황'을 공개했다. 참고로 우리나라 농가의 48%는 경지가 없거나 0.5ha 이하를 소유하고 있다. 

농지는 헌법의 '경자유전의 원칙'에 따라 위탁경영이 불가능하다. 농지를 상속받았다 해도 1헥타르(ha·1만㎡)까지만 소유할 수 있다. 만약 1ha 이상의 농지를 상속받고 이를 직접 경작하지 않으면 농지법 위반에 해당한다. 

경실련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가장 많은 농지를 소유한 국회의원은 국민의 힘의 한무경 의원(11.5ha)이고, 무소속 박덕흠 의원(3.52ha)과 더불어민주당의 임호선 의원(2.05ha)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농지 가액이 가장 높은 의원은 국민의힘의 강기윤 의원(15억800만원)이고, 그 뒤를 국민의 힘 이주환 의원(9억9600만원)과 같은당 정동만 의원(9억4900만원)이 이었다.

평당 100만원 이상 농지를 소유한 국회의원은 국민의 힘 박성민 의원(평당 가액 360만원)과 같은당 이주환 의원(997만원)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138만원), 같은당 이용빈 의원(546만원) 등 4명이다. 실제 경작을 하는 농지의 평당 가액이 7~8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해당 농지는 투기목적으로 농지 전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지역구와 동떨어진 지역의 농지를 소유한 의원도 적지않다. 충북 보은군·옥천군·영동군·괴산군 박덕흠 의원(무소속)은 강원 홍천에 농지를 소유하고 있고, 서울 도봉구 갑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인천 강화의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강원도 동해시·태백시·삼척시·정선군 이철규 의원(국민의힘)은 경기 남양주, 서울 강남구 병 유경준 의원(국민의힘)은 부산 강서구에 소재한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

정당별 농지 소유현황을 보면 국민의힘이 가장 많은 면적과 가액의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 국회 의석수와 비교해도 국민의힘 농지소유 규모가 매우 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역시 적지 않은 규모의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당별 농지 소유 현황 (출처=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에 경실련은 "각종 개발사업으로 농지 전용이 이뤄져 문제가 심각하다"며 "헌법상 경자유전 원칙이 구현되도록 농지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경실련은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를 금지하도록 농지법을 개정하고 취득경위와 이용실태를 조사해 투기가 의심되는 의원은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경실련이 요구한 구체적 정책 의견으로는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 및 농지의 비농업적 사용 금지를 위한 농지법 개정 △농지 관련 정책결정 과정에서 농지투기 의혹이 있는 국회의원 배제 △농지취득 경위와 이용계획 명시 규정 추가 △농지 이용실태를 관리하는 '농지통합정보관리시스템' 구축과 '농지관리기구' 설치가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기후/환경

+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2035 NDC' 뜸 들이는 EU...기후 선도그룹 위상 '흔들'

유럽연합(EU)이 올해 유엔(UN)에 제출해야 할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에 대한 감축목표를 기한내에 확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회

태양빛으로 방사능 오염된 토양 정화하는 '인공식물' 개발

태양빛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인공식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울산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김성균 교수연구팀은 태

강릉 저수율 16.5%까지 상승...수요일 또 강릉에 '반가운 비'

강릉 시민들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6일 오전 6시 기준 16.5%를 기록했다. 주말 전후 오봉저수지 인근에 내린 81㎜의 비가 지

폭염 극심했던 유럽...올해 이상기후로 입은 피해 '70조원'

올해 극한기후로 인해 유럽이 약 430억유로(약 70조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독일 만하임대학과 유럽중앙은행(ECB) 연구팀은 올여름 폭염과 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