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약으로 내건 '선출직 공직자 자격시험제'를 놓고 반대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한 네티즌의 글이 소셜서비스(SNS) 상에서 화제다.
자신을 '청년누나'라고 밝힌 글쓴이는 지난 15일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시원하게 풀어주셔서 감사하다', '격하게 공감한다.' 등의 댓글 달리는 등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준석아"로 시작한 이 글은 이 대표가 제시한 선출직 후보 자격시험 평가 기준에 대해 '그깟 게 뭐가 중한데?'라며 지적하고 있다. 이 대표가 당 대변인을 토론 배틀로 뽑겠다고 밝힌 계획에 대해서 "말 잘하는 사람 중에 진짜 말만 따발따발 잘하는 사람이 있어!"라며 "중요한 건 말이 그 사람의 삶과 같이 갔을 때, 그 말에 '힘'이 붙는 거"라고 적혀있다.
이 대표가 엑셀 활용 능력을 예로 들며 자격시험 방식을 언급했던 것을 두고 글쓴이는 "차라리 그 사람 머릿속의 '국가관, 신념, 정책 비전, 창의적 사고력, 논리력'을 보겠다고 말하지 그랬니?"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그는 "사람이 뭐든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리에 따라, 시기에 따라, 삶의 우선순위 따라, 중요하게 더 몰입해야 할 일들이 있어"라며 이 대표가 제시한 공직자 자격 기준에 대해 "이까짓 거로 유능과 무능의 프레임을 씌우면 되겠니?"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가 제시한 기준이 훌륭한 공직자의 역량을 판단하는 데 있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어느 조직이든, 말 잘하는 사람, 글 잘 쓰는 사람,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 외에도 말 잘 들어주는 사람, 묵묵히 뒷정리해주는 사람, 꼼꼼히 드러내지 않게 받쳐줄 사람,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덧붙여 적었다.
또 이 대표가 2년 전 자신의 책 '공정한 경쟁'에서 밝힌 "모두가 자유로운 세상은 정글이며, 정글의 법칙은 약육강식"이라는 내용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청년누나는 "가난하든, 부자든, 늙든, 젊든, 여자든, 남자든, 유능하든, 무능하든, 다 소중한 한 인격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같이 가야 하지 않겠니?"라며 "너무 정글 법칙 마인드만 고수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특히 페미니즘, 성 갈등 이슈를 다룬 토론에 나올 때마다 '반페미의 선두주자'로 등극한 이 대표에 대해 그는 "너의 성별, 세대별, 능력별 갈라치기 멘트들이 솔직히 사회통합보단 논쟁거리로 소모되고, 그런 것들이 십 대들의 가치관에 영향을 줄까 염려스럽긴 해"라고 전했다.
한편 당내에서도 이 대표의 '선출직 공직자 자격시험제'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반발이 나오고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부를 하지 못했거나, 학습능력이 떨어져도 국민의 애환을 함께 하는 지도자를 많이 봤다"라며 "컴퓨터 근처에 가지 못한 분들도 훌륭한 분들이 여럿 있다. 일방적 시험으로 걸러내겠다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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