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상장사 절반이 설치한 ESG委...'무늬만 위원회' 다수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1-06-30 14:57:23
  • -
  • +
  • 인쇄
의사결정 권한없이 IR활동 보고하는 수준에 그쳐
▲(사진=대신증권 공식 블로그)


10대그룹 계열 상장사의 절반 정도가 설치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ESG위원회가 의사결정을 하기보다 IR활동에 국한돼 실적과 계획을 보고하는 수준에 그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30일 대신경제연구소의 '10대그룹, 이사회 내 위원회의 형식적 설치 및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10대그룹 상장사 106곳 중 47.2%인 50개사가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이들 ESG위원회의 안건을 보면 의결 5건, 보고 42건이다. 의사결정기구라기보다 대부분 IR 활동에 국한해 실적과 계획을 보고하는 역할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중 23개사는 올해 ESG위원회를 신설해 활동내역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또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한 곳은 전체의 58.5%인 62개사였다. 이 중 29곳은 위원회 의결 안건을 이사회에서 재의결하는, 즉 최종 의사결정 권한이 없는 위원회로 조사됐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은 상장사 16개 중 ESG위원회를 설치한 기업은 5개였다. 현대차는 12개 상장사 중 9개, SK는 20개 상장사 중 10개에 ESG위원회가 있다. LG는 13개 중 2개, 롯데는 10개 중 8개로 나타났다. 이밖에 한화가 7개 중 2개, GS가 7개 중 1개였고, 현대중공업은 6개 상장사 모두 ESG위원회를 갖추고 있다. 신세계는 7개 중 4개, GJ는 8개 중 3개였다.

대신경제연구소는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의 설치보다 위원회 설립 취지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는지 검토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남은 대신지배구조연구소 팀장은 "위원회가 설치돼 있다는 '존재' 자체보다 해당 위원회의 구성현황, 안건 상정 범위, 안건 내용, 승인 권한 등 '기능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사회나 위원회의 안건을 세부내용까지 공개해야 할다는 필요성도 제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한 62개 중 세부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곳이 35개사로 절반 이상이다.

아울러 위원회 의결사항을 이사회에서 재의결하는 것을 제한해 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회 재의결 기능을 제한하면 기업들의 진정성있는 위원회 설립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S그룹, 41년째 '무사고·무재해' 비결은?

LS가 2021년부터 ESG위원회를 지주회사 내에 출범시키며 지속가능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위원회는 ESG 방향성 정립과 정책 변화 대응,

AI로 탄소배출 '폭등'…빅테크 '넷제로' 목표 사실상 물 건너갔다

구글과 아마존 등 주요 기술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근 급증하면서, 이들이 공언해온 '넷제로' 목표가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기후

Z세대, 기업 ESG활동에 민감...67% "비싸도 ESG 실천기업 제품 구매"

Z세대는 개인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소비를 결정하는 이른바 '미닝아웃(가치소비)'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공개한 'ESG 경

네이버, 유럽 AI커머스 발판 마련...스페인 '왈라팝' 경영권 인수

네이버가 스페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의 지분 70.5%를 3억7700만유로(약 6045억원)에 인수하기로 5일 결정함에 따라 유럽의 AI 커머스 거점을 확

동원산업, 동원F&B 100% 자회사로 편입 완료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 동원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기후/환경

+

급류에 마을이 통째로 휩쓸려...히말라야 산간마을 '돌발홍수'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간마을에 갑자기 홍수가 발생했다.6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히말라야 인

'괴물폭우' 예보됐는데…'띠모양 비구름대'로 기상 예측불허

'괴물폭우'가 내린다던 예보와 달리 서울 도심에는 새벽에 잠깐 강한 비가 내리다가 그쳤다. 반면 수도권과 가까운 경기북부와 강원 지역에는 시간당 3

[르포]사과 5알에 1만6000원?...폭염·폭우에 과일·채솟값 '껑충'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치솟은 물가는 6일 뉴스트리 취재진이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마트에서도 고

'폭염↔폭우' 교차하는 이상기후...원인은 '해수온 상승탓'

올여름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나타나는 이상기후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이달 3일 광주와 전남, 경남 등 우리

"숲가꾸기 정책 개선해야"…전문가들 산림정책 전환 '한목소리'

국회에서 열린 산림정책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지금처럼 운영되는 숲가꾸기 정책은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회 산불피해지원

이미 25% 증발...유네스코유산 '허드섬 빙하' 사라질 위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등재된 허드섬의 빙하가 지구온난화로 이미 25%가 녹아내렸다.4일(현지시간) 호주 모나시대학의 남극환경미래확보(SAEF) 연구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