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전기차 시장 韓 수출액 '반토막'...중국에 역전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5-30 17:49:15
  • -
  • +
  • 인쇄
3년간 2배 커진 시장...점유율은 43% → 8% '폭락'
광물·인구 거대경제권 아세안 "외교적 노력 필요"

최근 3년간 시장규모가 2배 이상 커진 아세안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이 급상승하고 한국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2019~2021년 아세안(ASEAN)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주요국 점유율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19년 43.2%로 1위였던 한국 전기차 비중이 2021년 8.2%(3위)로 크게 줄었다. 금액으로 따져도 약 5600만달러에서 2400만달러로 '반토막' 났다.

아세안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10개국 연합체로, 한국의 2위 수출시장이자 전세계 인구의 8%(약 6억7000만명)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거대 경제권에 비해 아직 전기차 시장규모는 크지 않지만 각국 정부의 탄소감축 노력에 따라 친환경차 시장이 연평균 47.5%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이다. 실제로 아세안의 수입 전기차 시장은 2019년 1억3000만달러에서 2021년 3억달러로 2배 넘게 성장했다.

이처럼 성장잠재력이 매우 큰 아세안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의 약진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전기차의 아세안 시장점유율은 2019년 25.7%(약 3400만달러)에서 2021년 46.4%(약 1억3800만달러)로 급등하며, 한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독일 역시 같은기간 1.3%에서 34.1%(2위)로 큰폭으로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카에 집중하고 있는 일본은 13.8%에서 1.6%로 점유율이 쪼그라들었다.

▲아세안 수입 전기차 시장 주요국 점유율 (자료=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의는 "아세안 국가들의 전기차 보급 의지는 강하지만 국민들의 구매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다보니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메리트가 더욱 커진 결과"로 분석했다. 이같은 점유율 역전이 코로나 시국을 기점으로 일어났다. 이에 대해 상의는 "코로나 시기 중국이 아세안에 마스크·백신 등 의료물품을 적극 지원했고, 2021년 中-아세안 대화수립 30주년 기념 정상회의 등으로 인한 외교‧경제협력 분위기가 강화된 것 등이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전기차 수입액이 1000만달러가 넘는 국가는 태국(1억3000만달러)과 싱가포르(8000만달러), 말레이시아(4000만달러), 인도네시아(3000만달러) 4개국이다. 이 4개국이 전체 아세안 수입액의 95%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3개국에서 모두 하락했다.

태국의 한국 전기차 점유율은 2019년 3.2%(3위)에서 2021년 0.03%(9위)로 떨어졌고, 싱가포르에서는 72.7%(1위)에서 7.8%(2위)로 하락했다. 또 말레이시아에서는 2.1%(6위)에서 0.1%(8위)로 추락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이 201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시장을 조사하고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하며 공을 들여온 인도네시아에서는 점유율이 19.4%(3위)에서 63.2%(1위)로 급등했다.

반면 중국은 태국시장에서 독일의 선전에 밀려 점유율이 일부 하락했지만(64.3% → 52.4%) 판매액은 2배 이상 늘었다. 싱가포르에서도 중국 점유율이 4.1%(3위)에서 79.5%(1위)로 급성장하며 한국을 추월했다. 독일은 말레이시아(13.8% → 83%)와 태국(0.2% → 35.6%),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모두에서 점유율을 높였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풍부한 광물자원·인구가 있고 전기차로의 전환 니즈가 강한 아세안 시장을 간과해선 안된다"며 "아세안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합리적 가격의 수출용 차량을 개발하는 한편, 아세안 각국의 전기차 전환 정책에 따른 우리 기업의 유불리를 분석해 시나리오별로 대응하는 등 정부 차원의 외교적‧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동원산업, 동원F&B 100% 자회사로 편입 완료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 동원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기후/환경

+

따뜻해진 바닷물...해수욕장마다 독성 해파리 '득실득실'

지구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연안 바다마다 해파리가 득실거리고 있다. 이 때문에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의 피해가 끊이

美 캘리포니아 또 산불…나흘새 5000만평 '잿더미'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로스파드레스국유림에서 발생한 대형 '기퍼드' 산불이 나흘 사이에 약 160km2를 잿더미로 만들도 계속 확산되고 있다. 주변 지역

폭염으로 쌓인 수증기...무안 1시간 141㎜ '괴물폭우' 낳았다

남부지방에 폭우 피해가 발생한지 보름만에 또다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무안지역에 집중적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전라남도

[날씨] 경상권에 '강한 비'...습기 높아 35℃ 후텁지근

월요일인 4일은 서울과 수도권은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더위가 한풀 꺾인 모습이지만 남쪽지역은 여전히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특히 4일은 경상권

겨울 따뜻해지면...나무의 탄소흡수량 줄어든다

지구온난화로 겨울 기온이 오르면 나무가 탄소를 흡수하는 데에도 지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미국 보스턴대학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토양 온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