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로 유명한 KCC가 전기자동차 부품소재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CC는 지난 2019년 글로벌 실리콘업계 3위 기업인 '모멘티브'를 인수한 이후 매출비중이 54%까지 늘어난 실리콘 사업부문을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실리콘은 내열성과 내전압성을 갖춰 고전압에 견딜 수 있는 대표적인 절연소재다. 이 때문에 전기자동차 배터리뿐만 아니라 전기차의 절연소재로 널리 쓰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집적도가 높아 발열이 많이 되는 전자부품에도 절연제로 많이 사용된다.
사실 KCC가 2019년 모멘티브를 인수하기전까지만 해도 전체 매출의 37.7%를 차지하는 페인트가 주력사업이었다. 그러나 모멘티브를 인수한 후 전체 매출에서 8.7%에 불과하던 실리콘 사업 비중은 지난해 54.7%까지 늘어날 정도로 주력사업으로 성장했다.
비록 올해는 실리콘업황이 침체기를 맞았지만 전기차 비중이 확대될수록 실리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KCC는 모멘티브를 앞세워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모멘티브의 전기차 소재 매출 비중은 2021년 10%에서 올 3분기 20%대까지 늘었다.
실리콘은 전기차 배터리를 구성하는 셀(Cell)과 모듈(Module), 팩(Pack)을 연결하고 고정해주는 방열 접착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배터리 셀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방출시키는 역할도 한다.
이에 따라 KCC는 자사의 고온경화형 실리콘 제품 'HCE(Heat Cured Elastomer)'와 액상형 실리콘 제품인 'LSR(Liquid Silicone Rubber)'을 주력 상품으로 앞세워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백금경화 방식이 적용돼 인체에 무해한 'HCE' 제품은 내전압 성능이 우수해 높은 전압을 사용하는 전기차 전선 소재로 주로 이용된다. 급속충전 부위의 전선이나 배터리부터 정크션 박스까지, 인버터 주변의 고전압 전류가 흐르는 전선에도 사용된다. 액상인 'LSR' 제품은 HCE와는 달리 개량, 혼합, 성형공정까지 자동화된 'LIM'(Liquid Injection Molding) 성형이 가능하다. '커넥터 실'(Connector Seal) '오링'(O-ring) '개스킷'(Gasket) 등의 자동차 부품을 제조할 수 있다.
KCC 관계자는 "KCC실리콘의 방열 접착제는 접착 성능과 본딩 강도가 우수하다"며 "고분자 물질인 엘라스토머 특성으로 인해 더 높은 충진재 부하에서도 댐핑(진동을 흡수해서 억제시키는 것)을 계속할 수 있고, 나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접착력이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모펀드 SJ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모멘티브를 인수할 당시 조건이었던 뉴욕거래소 상장은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2024년 5월 상장이 불발되거나 연기되더라도 대응하는데 문제없다"면서 "KCC는 SJL이 보유한 모멘티브의 지분 20%를 되살 수 있는 자금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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