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쌓이는 미세 플라스틱...한달에 칫솔 1개꼴이라고?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1-27 17: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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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사회적 기업 '소셜밸류커넥트' 플라스틱 문제다뤄
일회용품 줄이기, 친환경 플라스틱 사용 등 대안모색
음식을 배달시키면 따라오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들. 택배를 시키면 수북히 쌓이는 포장용지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우리 사회는 늘어나는 일회용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렇다고 안쓸 수도 없고 참 난감한 일이다. 

이런 가운데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이들이 있어 화제다. SK그룹의 사회적 기업으로 출범한 '소셜밸류커넥트'(Social Value Connect, 이하 SOVAC)는 27일 온라인을 통해 '지속 가능한 플라스틱 생태계'를 주제로 진행된 '유 퀴즈 온더 플라스틱' 행사에서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과 대안을 제시해 주목을 끌었다. 

▲27일 방송된 SOVAC 1월 행사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생태계' 방송 화면


인기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 형식을 빌어 진행된 이 행사는 신아영 아나운서와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이 환경 전문가와 기업인을 초대해 플라스틱 문제의 해결방안을 이야기하면서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문제점을 꼬집었다.

홍수열 소장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늘어난 집콕생활은 지난해 음식 배달량을 2019년 대비 75.1%가 증가시켰고, 택배 역시 19.8%가 증가했다"면서 "이 때문에 플라스틱 발생량도 2019년 대비 14.6%가 증가했다"고 했다. 이어 "이번 겨울 한파의 주범은 지구온난화"라면서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쓰레기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환경교육 단체인 에코맘코리아의 하지원 대표가 폐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친환경 소재 개발 업체인 테코플러스의 유수연 대표와 폐페트병 재활용 가방 업체인 플리츠마마의 서강희 이사가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사용을 위한 노력을 설명했다.

◇"일회용품 주지마세요" 플라스틱 줄이려면 거절부터

지속가능발전을 이끌 에코리더를 육성하는 비영리 민간단체인 에코맘코리아 하지원 대표는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이야기했다.

미세 플라스틱은 일반 플라스틱이 바람에 부딪히고 햇빛에 노출되면서 잘게 부서져 나온 것이다. 크기가 5mm 이하로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에 불과하다.

그는 "미세 플라스틱은 일상 속에서도 많이 생산된다"고 전하면서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화장품이나 치약 연마제에도 포함돼 있고 옷을 만들 때 사용되는 합성섬유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있다"고 했다.

이어 "이 옷을 한번 세탁하면 약 1900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나오게 되고, 그 세탁물이 강과 바다로 흘러들어가 바다 생물들을 통해 인간의 몸속까지 들어오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홍수열 소장은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오는 미세 플라스틱은 일주일에 5g으로 신용카드 1장, 한달이면 21g으로 칫솔 1개 수준"이라면서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서는 분리배출을 정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하지원 대표는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서 "모두가 지구를 위한 행동을 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 '즉석밥 쇼크' 대안은?···친환경 플라스틱

플라스틱은 모두 재활용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대부분 소비자들이 재활용될 것으로 생각하는 즉석밥 용기는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이를 보고 놀란 소비자들은 분리배출의 '즉석밥 쇼크'라고까지 이야기했다.

친환경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업체인 테코플러스 유수연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플라스틱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모든 플라스틱이 재활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친환경 플라스틱이 필요하다"면서 "돌과 코코넛 껍질로 만든 친환경 플라스틱, 소각했을 때 탄소 배출을 줄이는 플라스틱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앞으로도 다양한 추가 연구를 통해 친환경 플라스틱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에 홍수열 소장은 "플라스틱을 소각할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1년에 약 9억톤"이라며 "이 추세로 보면 2050년에는 28억톤으로 지금보다 3배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플라스틱과 같은 다양한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수연 대표는 친환경 플라스틱은 비싸지 않냐는 질문에 "친환경 플라스틱은 비쌀 것 같다는 편견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버려지는 부산물을 원료로 생산하기 때문에 기존 플라스틱과 유사하거나 10% 정도 비싼 수준"이라고 답했다. 

◇ 의류와 가방으로 재탄생된 버려진 페트병

플리츠마마는 폐페트병에서 추출한 재생 폴리에스터 원사를 이용해서 의류와 가방을 생산한다. 서강희 플리츠마마 이사는 "페트병을 안 쓰는 게 가장 좋겠지만 기왕 세상에 나왔다면 땅이나 바다로 흘러가지 않도록 인간의 손에서 가장 오랫동안 머물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플리츠마마의 출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사업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는 "원사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깨끗한 페트병이 필요하지만 국내 페트병은 그러지 못했다"면서 "어쩔 수 없이 상당 기간 수입한 페트병에 의존했다"고 했다.

이에 홍수열 소장은 "플라스틱 사용량 세계 1위인 우리나라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연간 14만톤이나 수입한다"고 전했다.

플리츠마마는 지금은 다행히 제주도의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사업을 통해 배출된 페트병을 이용해 물건을 제작한다. 하지만 서강희 이사는 "아직도 분리배출 방법과 재활용 시스템의 많은 부분이 개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정부도 분리배출 시스템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2020년 12월 25일부터 공동주택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의무 시행이 됐다.

◇ "생산하는만큼 책임지고 재활용하겠다"

국내 대표 플라스틱 생산기업인 SK종합화학 그린비즈추진그룹 이종혁 담당은 "저희가 생산하는 플라스틱 양만큼 책임지고 재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담당자도 참석했다.

실제로 SK종합화학은 3R 전략을 통해 환경문제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3R전략은 사용량을 줄이는 '리듀스'(Reduce), 환경오염 및 인체 유해물질을 대체하는 '리플레이스'(Replace), 자원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리사이클'(Recycle)을 말한다.

이종혁 담당은 "플라스틱이 유해하다고 해서 갑자기 안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플라스틱이 많은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맞지만 순기능도 반드시 존재하므로, 저희는 그 순기능에 집중해서 올바르게 사용하고 관리하는 현실적인 대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 부분에서 막혀서 재활용이 안되냐는 질문에 이 담당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분리배출 의식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하지만 소비자들 혼자서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업과 정부 그리고 시민들이 같이 참여해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은 기술 개발과 투자로 재활용품 품질을 향상시키고 정부는 강력한 정책과 규제를 그리고 소비자는 올바른 분리배출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함께 이뤄져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플라스틱 생산업계도 단순하게 제품을 만들어 이윤을 창출하겠다는 기존의 경영철학에서 벗어나 이제는 내가 만든 제품이 어떻게 소비가 되고 폐기가 되는지까지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면서 "SK화학은 어떻게 그런 제품을 만들어 나갈지 진정성을 갖고 고민하며 친환경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정답을 맞춰보세요 '유 퀴즈 온더 플라스틱'

Q. 이것은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거나, 재활용이 어렵고 폐기물 관리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제품, 재료, 용기의 제조업자 또는 수입업자에게 그 폐기물 처리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하는데요. 살충제, 유독물 제품, 부동액, 껌, 일회용 기저귀, 담배, 플라스틱제품의 6개 품목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는 이 제도는 무엇일까요?
A. 폐기물 부담금제
 
Q. 이것은 가정, 상업에서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을 통해 감축시킨 온실가스 양만큼 포인트로 환산하여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제도를 말하는데요, 실제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것은 무엇일까요?
A. 탄소은행

Q. 무게 단위 kg이나 나무의 수로 환산해서 표시합니다. 생산하고 소비하는 전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에 대한 총량을 의미합니다. 환경부에서는 2009년에 이것에 대한 인증제도를 도입해서 상품에 표기하는 제도를 운용했는데 이것은 무엇일까요?
A. 탄소발자국

Q. 1962년 레이첼 칼슨의 <침묵의 봄>, 1972년 로마클럽의 <성장과 한계>라는 보고서가 이 개념이 만들어지게 되는 신호탄이 되었죠, 1987년 환경과 개발에 관한 세계위원회(WCED)의 <우리공동의 미래>라는 보고서에 처음 등장해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UN에서 2015년에 이 개념을 목표로 한 의제가 채택됐으며, 환경문제를 개선하는 방향으로의 성장을 뜻하는 이 단어는 무엇일까요?
A. 지속가능한 발전

한편 SOVAC은 올해 '넥스트노멀(Next Normal) 시대 위기극복을 위한 도전: 연결에서 임팩트(Impact)로'를 주제로 오는 12월까지 매월 코로나19가 초래한 사회변화를 시의적절하게 점검하고, △깨끗한 지구 △함께하는 성장 △협력을 통한 확산 등을 주제로 다양한 위기극복 방법 등을 모색하는 자리를 온라인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김현호 기자 kh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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