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폭우·가뭄이 '동시에'...2025년 한반도 이상기후 더 심해져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3-26 11: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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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25년 이상기후 보고서' 발간
산불과 폭염, 가뭄, 집중호우 피해 '역대급'
▲2025년 이상기후 분야별 이슈와 피해상황 (자료=2025년 이상기후 보고서)

2025년은 산업화 이전대비 기온이 1.44℃ 상승한 역대 가장 더웠던 해 3위를 기록한만큼 우리나라도 6월부터 시작된 폭염이 10월까지 이어지는 등 역대급 폭염을 겪은 한해였다. 

26일 대통령직속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와 기상청이 공동으로 발간한 '2025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경상권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산불피해를 입었고, 강릉에서는 108년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제한급수를 할 정도로 물부족 사태를 겪었다. 시간당 100㎜가 넘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반복됐다. 비가 내리는 곳에만 반복적으로 오다보니, 피해가 더 컸다. '기후위기의 시대'가 더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해였다.

◇역대급 산불 피해와 역대급 폭염

지난해 3월 21일~26일 사이에 전국적으로 5건의 대형산불이 동시에 발생해 총 10만5084.33헥타르(ha)에 달하는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이는 축구장 14만7100개를 합쳐 놓은 것보다 넓은 면적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산불피해로 기록됐다. 고온·건조·강풍이 빚어낸 재난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21~26일 전국 평균기온은 14.2℃로 역대 가장 높았다. 특히 산불이 발생한 경북지역은 상대습도가 평년보다 15%포인트(p) 낮을 정도로 고온건조한 공기가 강한 서풍을 타고 유입되면서 산불을 키우는 역할을 했다.

지난해는 폭염 시기도 빨랐다. 북태평양고기압의 이른 확장으로 6월 말부터 이미 한여름 날씨를 보였고, 7월 하순부터는 티베트고기압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기온이 더욱 상승해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5.7℃로 역대 최고 1위를 기록했다. 구미의 폭염일수는 55일, 전주는 45일 등 20개 지점에서 관측 이래 폭염일수 최다를 기록했다. 대관령에서도 처음으로 폭염(7월 26일, 33.1℃)이 발생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느끼게 됐다. 가을철인 10월 중순까지도 보령, 완도 등에서는 낮 기온이 30℃를 웃도는 등 고온 현상이 장기간 이어졌다.

여름철 우리나라의 월평균 해수면 온도는 최근 10년 중 해당 월 최고순위를 기록(7월:25.3℃/1위, 8월:27.8℃/2위)했으며, 이른 폭염으로 고수온 현상이 지난해보다 15일이나 빠르게 발생해 최장기간(85일) 지속됐다.

이에 정부는 산불대응관리를 위해 선제적·과학적 산불분석체계를 구축하고, 더 촘촘하고 정밀하게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산불정보시스템을 개편할 계획이다. 또 해역 관리를 위해 해수면 온도를 3개월 단위로 전망하고, 실시간 수온 관측시스템을 200개에서 205개로 늘리고, 특보발령과 이상수온에 대한 예측 정확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경북 의성산불 위성사진(좌)과 토양수분 부족에 석회결핍이 발생한 영동지역 배추

◇집중호우와 가뭄 '양극화'된 날씨패턴

지난해 장마는 짧고 무더위는 길었다. 이런 가운데 폭염과 강우가 반복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단기간에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면서 호우 피해가 컸다. 가평, 서산 등 15개 지점에서 1시간 최다 강수량이 100mm를 넘는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국지성 집중호우로 도심 침수, 도로, 교통 기반시설, 산사태 등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총 25명(사망 24명, 실종 1명)의 인명피해와 총 1조1307억 원의 재산피해(최근 5년 평균의 1.8배)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7월 17일 광주광역시에는 426.4mm의 기록적인 호우로 도로 침수 및 지하철 운행 중단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정부는 하수관·펌프장·저류시설 등 침수피해 예방 및 대응시설을 정비하고 유역별 홍수 대응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AI로 홍수예측 정확도를 개선하는 등 다각적인 인프라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다른 지역이 집중호우로 몸살을 앓는 동안 강원 영동지역은 108년 만의 기록적인 가뭄을 겪었다. 영동지역의 여름철 강수량은 평년 대비 34.2%(232.5mm)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영동지역은 동풍이 불 때 많은 비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2025년에는 평년보다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남서풍이 주로 불며 지형적 요인이 더해져 강수량이 매우 적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강릉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준공 후 최저치인 11.5% 수준까지 떨어지며 단계적 제한 급수가 시행되는 등 심각한 식수난이 발생했다.

정부는 앞으로 이같은 가뭄 피해를 줄이기 위해 토양유효수분율 기준 전국 167개 시·군별 밭가뭄 현황 및 일주일 무강우 시 밭가뭄 전망을 예측해 자료를 제공하고, 지난해 10월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또 올해는 농작물 재해위험지도 작성을 위해 기상·재해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2025년 우리나라 이상기후 발생 분포도 (자료=2025년 이상기후 보고서)

이미선 기상청장은 "2025년 우리나라는 기록적인 폭염과 산불, 가뭄, 집중호우 등 종합적인 기후재난에 직면하게 되었고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상청은 기후변화와 이상기후 발생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미래 기후위기를 더 체계적으로 감시예측하여 실효성 있는 국가적 기후위기 대응 정책 수립에 기여하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수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사무처장(국무조정실 국무2차장겸임)은 "이제 우리 삶 전반에서 기후위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된 상황"이라며 "이상기후에 대한 과학적 측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를 중심으로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정책실행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년 이상기후 보고서'는 기상청 기후정보포털'(www.climate.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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