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배신..."제조과정 탄소배출, 내연기관보다 40% 많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7-27 15:11:07
  • -
  • +
  • 인쇄
전기차 운행시 탄소배출 없지만 제조과정은 많아
배터리 제조와 충전전력 친환경 에너지 전환 필요

친환경 자동차의 대명사격인 전기자동차가 제조과정에서 배출하는 탄소량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30~40%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NBC는 자동차 생애주기 전반을 살펴볼 때 전기자동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친환경적인 것은 맞지만, 제조나 전력수급 과정에서 여전히 환경문제를 일으킨다며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전기자동차는 현재 미국에서 1마일(약 1.6km)당 200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자동차는 운행시 탄소가 발생되지 않지만 전기자동차 충전소에 공급되는 전력은 아직 100% 친환경 에너지로 생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자동차는 1마일당 351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전기자동차 충전소 전기 공급을 점차 친환경으로 전환해 나간다면 2050년 현재 배출량의 75%인 1마일당 50g까지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문제는 전기자동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다. 배터리 제조공정은 환경에 심각한 위해를 가한다.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는 재충전이 가능한 리튬이온전지를 사용한다. 리튬이온전지에 들어가는 코발트와 리튬 등의 원자재를 채취하기 위해 광산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환경이 파괴된다. 또 대형공장에서 배터리를 조립하는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될 뿐 아니라 원자재와 부품을 운송하는 과정에서도 탄소가 발생한다.

케임브리지 환경·에너지·천연자원 관리센터(C-EENRG) 크노블로흐 박사는 "전기자동차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확연히 많다"면서 "전기자동차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은 국가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략 30~40% 더 많으며, 이는 주로 배터리 제조과정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공급처가 제한돼 있는 희소한 원자재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배터리 기술을 발전시키는 한편 기업들이 배터리를 폐기할 때 환경부담금을 내도록 하고, 배터리가 재활용될 수 있도록  규제를 통해 압박할 것을 촉구했다. 또 충전소 전력의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고, 이 과정에서 태양광 패널과 풍력 발전소를 만드는 데 필요한 플라스틱 사용량 역시 줄여 전기자동차 이용이 가시적인 탄소저감효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세계 전기차 대수는 1000만대 수준이지만, 2030년에 이르면 1억450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결국 전기차 제조과정과 전력 보급과정에서 100% 탄소중립을 이루기까지 시간이 걸릴 예정이기 때문에 자가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등 대체 이동수단 도입이 활성화되도록 정부가 지원금과 정책 입안에 노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MIT 에너지 이너셔티브 세르게이 팔트세프 연구원은 "(전기자동차가) 기후변화를 완화시키는 데 있어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차량의 절대적인 수를 줄여나가면서 사람들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패션업계 그린워싱 잡는다…공정위, 자라·미쏘·스파오 등 제재

패션업체들이 자사 제품에 친환경적인 표현을 쓰며 거짓 광고를 하는 이른바 '그린워싱' 혐의로 잇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공정위는 표

국내 제조사 62.7% "탄소중립 정책은 규제"로 인식

국내 제조업 3곳 중 2곳은 현행 탄소중립 정책을 규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경제인협회에서 매출액 기준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우리은행, 공공기관과 손잡고 '자립준비청년' 지원한다

우리은행이 공공기관과 자립준비청년 지원에 나선다.우리은행이 서민금융진흥원, 한국자활복지개발원과 함께 '취약청년의 자립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코오롱ENP, 영종도 용유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입양

코오롱ENP가 인천 영종도 용유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입양하고 해양 생태계 보호 활동에 나섰다. 코오롱ENP는 14일 임직원 40명과 함께 첫 공식 반려해변

'우유·주스팩 수거해요'...카카오·환경부 '종이팩 회수서비스' 나선다

일반 종이로 재활용하기 힘든 우유나 주스팩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카카오가 손잡고 종이팩 회수시스템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한다.카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통합 논의' 필요

ESG 환경이슈 가운데 가장 중요도가 높은 사안을 고르라면 역시 '기후변화'다. 지구 기온의 상승폭이 저지선인 1.5℃를 이미 돌파했을 정도로 지구 온난

기후/환경

+

남성 온실가스 배출량 여성보다 26% 많다...이유는?

여성보다 남성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요인이 자동차 운전과 육류 섭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 온딘 버

작년 우주쓰레기 3000개 발생…매일 3개씩 지구로 추락

지난해 우주에서 발생한 인공위성 잔해물이나 발사체 파편 등 '우주쓰레기'가 3000개 이상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우주쓰레기 가운데 하루평균 3개

[새 정부에게 바란다] "화석연료 퇴출...확실한 로드맵 필요"

올 3월 역대급 산불피해가 발생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국

훼손된 산림 회복속도 길어진다..."기온상승과 수분부족탓"

나무가 훼손된 산림이 기온상승과 강수량 부족 등으로 회복하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베이징대학교와 미국 콜로라도주

탄소만 줄이는 온실가스 정책...'탄소고착' 현상 초래한다

영국 정부의 탈탄소화 정책이 오히려 새로운 기술혁신을 제한하고, 장기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저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아랍에미

곤충도 못 버티는 '열대야'...도시 꿀벌 65% 줄었다

꿀벌을 비롯한 곤충도 열대야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JMU) 연구팀은 독일 바이에른주 전역 179곳에서 곤충 현황을 조사해보니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