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제조와 충전전력 친환경 에너지 전환 필요
친환경 자동차의 대명사격인 전기자동차가 제조과정에서 배출하는 탄소량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30~40%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NBC는 자동차 생애주기 전반을 살펴볼 때 전기자동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친환경적인 것은 맞지만, 제조나 전력수급 과정에서 여전히 환경문제를 일으킨다며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전기자동차는 현재 미국에서 1마일(약 1.6km)당 200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자동차는 운행시 탄소가 발생되지 않지만 전기자동차 충전소에 공급되는 전력은 아직 100% 친환경 에너지로 생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자동차는 1마일당 351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전기자동차 충전소 전기 공급을 점차 친환경으로 전환해 나간다면 2050년 현재 배출량의 75%인 1마일당 50g까지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문제는 전기자동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다. 배터리 제조공정은 환경에 심각한 위해를 가한다.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는 재충전이 가능한 리튬이온전지를 사용한다. 리튬이온전지에 들어가는 코발트와 리튬 등의 원자재를 채취하기 위해 광산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환경이 파괴된다. 또 대형공장에서 배터리를 조립하는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될 뿐 아니라 원자재와 부품을 운송하는 과정에서도 탄소가 발생한다.
케임브리지 환경·에너지·천연자원 관리센터(C-EENRG) 크노블로흐 박사는 "전기자동차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확연히 많다"면서 "전기자동차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은 국가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략 30~40% 더 많으며, 이는 주로 배터리 제조과정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공급처가 제한돼 있는 희소한 원자재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배터리 기술을 발전시키는 한편 기업들이 배터리를 폐기할 때 환경부담금을 내도록 하고, 배터리가 재활용될 수 있도록 규제를 통해 압박할 것을 촉구했다. 또 충전소 전력의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고, 이 과정에서 태양광 패널과 풍력 발전소를 만드는 데 필요한 플라스틱 사용량 역시 줄여 전기자동차 이용이 가시적인 탄소저감효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세계 전기차 대수는 1000만대 수준이지만, 2030년에 이르면 1억450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결국 전기차 제조과정과 전력 보급과정에서 100% 탄소중립을 이루기까지 시간이 걸릴 예정이기 때문에 자가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등 대체 이동수단 도입이 활성화되도록 정부가 지원금과 정책 입안에 노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MIT 에너지 이너셔티브 세르게이 팔트세프 연구원은 "(전기자동차가) 기후변화를 완화시키는 데 있어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차량의 절대적인 수를 줄여나가면서 사람들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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