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의 배신?…위메이드 '위믹스' 퇴출 71일만에 재상장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2-16 16:57:44
  • -
  • +
  • 인쇄
상장폐지는 4개사 공동으로 결정했는데
코인원 단독 재상장...빗썸과 업비트 '당황'
▲16일 코인원은 지난해 12월 거래지원을 종료한 '위믹스'(WEMIX)를 재상장한다고 밝혔다. (사진=코인원)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닥사)에 소속된 암호화폐 거래플랫폼 코인원이 위메이드의 '위믹스'(WEMIX)를 재상장한다 밝혀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로 인해 상장폐지 직전 200원대였던 위믹스는 이날 2000원을 돌파하는 등 코인과 위메이드 주가 모두 급등세다.

코인원은 16일 오후 6시부터 '위믹스' 원화거래를 재개한다고 공지했다. 지난해 12월 8일 국내 4대 암호화폐거래소 위믹스 거래지원이 종료된지 71일 만이다.


앞서 닥사는 지난해 10월 27일 위믹스가 공시한 유통계획과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있다며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이후 닥사는 "소명기간동안 위믹스가 제출한 자료에서 각종 오류가 발견됐다"며 "프로젝트 내부 정보 파악 및 관리능력에 대한 신뢰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끝내 위믹스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위믹스는 상폐 전날까지 1140원대를 유지했지만, 상폐 직후 206원까지 급락했다. 이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어 닥사나 위메이드에 책임 소재를 묻기도 했다. 위믹스 상장폐지 후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위믹스의 해외 암호화폐 플랫폼 상장을 예고하거나 월급을 몽땅 위믹스 추매에 쓰는 등 이른바 '위믹스 살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위믹스 거래량의 90% 이상이 국내 시장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코인 업계는 물론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위믹스의 부활은 어려울 것으로 점쳤다.

그런데 이날 코인원이 단독으로 위믹스 재상장을 발표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확인해본 결과 닥사 측도 사전에 코인원으로부터 재상장에 대한 소식을 접하지 못했고, 이를 코인원도 "사전에 상장 소식을 전달하진 않았다"는 것을 인정해 닥사 소속 거래소 간의 '어색한 기류'가 흐를 것으로 보인다.

코인원 측은 "위믹스는 유의종목지정사유에 해당됐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보완조치를 실행했으며, 해당 조치에 대한 자료를 모아 코인원에 거래지원심사를 신청했다"며 "위믹스는 과거 거래지원 종료 결정을 받은 바 있으므로 코인원은 추후 이전과 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기타 보완 서류들을 추가로 수령했으며 제출된 자료와 향후 대응 계획에 대해 면밀히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토결과 문제가 해소됐음을 확인했다"면서도 "이전과 유사한 시장 혼란 및 투자자 피해를 야기하는 문제 등이 재발되거나 확약한 사안들이 불이행될 시 그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코인원의 이같은 발표에 다른 소속사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닥사 소속사인 빗썸 관계자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사전에 위믹스 코인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 협의된 바가 전혀 없다"며 "공지를 통해 해당 소식을 접했다"고 밝혔다.

빗썸 관계자는 "코인 상장에 대한 결정은 협의체 소속일지라도 각 거래소에서 최종 판단한다"며 "이에 대한 강제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닥사 공동의사를 통한 결정에 독단적인 행동을 보인 건 이번 사례가 처음"이라며 "코인원측의 독주가 협의체 관계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라고 덧붙였다.

빗썸과 업비트 관계자는 위믹스 재상장에 대해 말을 아꼈다. 위메이드와 상폐 결정 당시 앙금이 남아있고 거래지원 종료 결정에 대한 소송도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코인원 관계자는 "코인원 측이 개별적으로 판단해 단독 상장한 건 맞다"면서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누구나 거래소 내부 규정에 따라 상장신청을 할 수 있고 상장폐지 된 프로젝트라도 공식 절차를 밟아 재상장 심사를 진행할 수 있어 우리에게 접수된 신청을 심사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코인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사업적인 측면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것과 '위믹스 홀더들의 구제 방안이 됐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코인원은 최근 신규 상장이 적어지면서 사업적 측면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코인원은 카카오와 협력해 '카카오뱅크 원화 입출금'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효과가 기대에 못미쳐 이와 같은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위메이드 측은 "현재 거래소들을 상대로 거래지원 종료 결정에 대한 가처분 항고를 진행중이나 상장된 부분(코인원)에 대해서는 법률대리인과 협의해 이를 취하할 계획"이라며 "기존대로 국내외 거래소에 다시 위믹스를 상장해 풀을 넓히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개인투자자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위믹스 홀더로 보이는 누리꾼들은 "이제라도 바로잡아 다행이다", "그동안 마음 고생 많았다 이제 시작이다", "장현국 대표 고생 많았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일각에서는 "폐지 두 달 만에 재상장할 거면 뭐하러 상장폐지했냐", "이거 개미들 빨래질 당한 거 아니냐"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가상화폐 시장이 이렇게 오락가락하니 뭘 믿고 투자하는 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재상장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장폐지 직후 200원대던 위믹스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2562원까지 급등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