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 단독 재상장...빗썸과 업비트 '당황'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닥사)에 소속된 암호화폐 거래플랫폼 코인원이 위메이드의 '위믹스'(WEMIX)를 재상장한다 밝혀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로 인해 상장폐지 직전 200원대였던 위믹스는 이날 2000원을 돌파하는 등 코인과 위메이드 주가 모두 급등세다.
코인원은 16일 오후 6시부터 '위믹스' 원화거래를 재개한다고 공지했다. 지난해 12월 8일 국내 4대 암호화폐거래소 위믹스 거래지원이 종료된지 71일 만이다.
앞서 닥사는 지난해 10월 27일 위믹스가 공시한 유통계획과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있다며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이후 닥사는 "소명기간동안 위믹스가 제출한 자료에서 각종 오류가 발견됐다"며 "프로젝트 내부 정보 파악 및 관리능력에 대한 신뢰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끝내 위믹스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위믹스는 상폐 전날까지 1140원대를 유지했지만, 상폐 직후 206원까지 급락했다. 이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어 닥사나 위메이드에 책임 소재를 묻기도 했다. 위믹스 상장폐지 후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위믹스의 해외 암호화폐 플랫폼 상장을 예고하거나 월급을 몽땅 위믹스 추매에 쓰는 등 이른바 '위믹스 살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위믹스 거래량의 90% 이상이 국내 시장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코인 업계는 물론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위믹스의 부활은 어려울 것으로 점쳤다.
그런데 이날 코인원이 단독으로 위믹스 재상장을 발표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확인해본 결과 닥사 측도 사전에 코인원으로부터 재상장에 대한 소식을 접하지 못했고, 이를 코인원도 "사전에 상장 소식을 전달하진 않았다"는 것을 인정해 닥사 소속 거래소 간의 '어색한 기류'가 흐를 것으로 보인다.
코인원 측은 "위믹스는 유의종목지정사유에 해당됐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보완조치를 실행했으며, 해당 조치에 대한 자료를 모아 코인원에 거래지원심사를 신청했다"며 "위믹스는 과거 거래지원 종료 결정을 받은 바 있으므로 코인원은 추후 이전과 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기타 보완 서류들을 추가로 수령했으며 제출된 자료와 향후 대응 계획에 대해 면밀히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토결과 문제가 해소됐음을 확인했다"면서도 "이전과 유사한 시장 혼란 및 투자자 피해를 야기하는 문제 등이 재발되거나 확약한 사안들이 불이행될 시 그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코인원의 이같은 발표에 다른 소속사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닥사 소속사인 빗썸 관계자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사전에 위믹스 코인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 협의된 바가 전혀 없다"며 "공지를 통해 해당 소식을 접했다"고 밝혔다.
빗썸 관계자는 "코인 상장에 대한 결정은 협의체 소속일지라도 각 거래소에서 최종 판단한다"며 "이에 대한 강제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닥사 공동의사를 통한 결정에 독단적인 행동을 보인 건 이번 사례가 처음"이라며 "코인원측의 독주가 협의체 관계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라고 덧붙였다.
빗썸과 업비트 관계자는 위믹스 재상장에 대해 말을 아꼈다. 위메이드와 상폐 결정 당시 앙금이 남아있고 거래지원 종료 결정에 대한 소송도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코인원 관계자는 "코인원 측이 개별적으로 판단해 단독 상장한 건 맞다"면서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누구나 거래소 내부 규정에 따라 상장신청을 할 수 있고 상장폐지 된 프로젝트라도 공식 절차를 밟아 재상장 심사를 진행할 수 있어 우리에게 접수된 신청을 심사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코인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사업적인 측면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것과 '위믹스 홀더들의 구제 방안이 됐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코인원은 최근 신규 상장이 적어지면서 사업적 측면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코인원은 카카오와 협력해 '카카오뱅크 원화 입출금'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효과가 기대에 못미쳐 이와 같은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위메이드 측은 "현재 거래소들을 상대로 거래지원 종료 결정에 대한 가처분 항고를 진행중이나 상장된 부분(코인원)에 대해서는 법률대리인과 협의해 이를 취하할 계획"이라며 "기존대로 국내외 거래소에 다시 위믹스를 상장해 풀을 넓히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개인투자자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위믹스 홀더로 보이는 누리꾼들은 "이제라도 바로잡아 다행이다", "그동안 마음 고생 많았다 이제 시작이다", "장현국 대표 고생 많았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일각에서는 "폐지 두 달 만에 재상장할 거면 뭐하러 상장폐지했냐", "이거 개미들 빨래질 당한 거 아니냐"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가상화폐 시장이 이렇게 오락가락하니 뭘 믿고 투자하는 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재상장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장폐지 직후 200원대던 위믹스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2562원까지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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