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에 결합해 직조하면 활용분야 무궁무진"
100번 세탁해도 안정성이 끄떡없는 섬유형 체온측정 센서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 뇌공학과 박성준 교수연구팀은 열인발공정(TDP)을 이용한 수백 미터 길이의 섬유(파이버)형 온도 센서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열인발공정은 열을 이용해 큰 구조체를 부드럽게 만든 후 빠른 속도로 당겨 복잡한 구조체와 같은 모양과 기능의 파이버를 뽑아내는 형식의 가공을 뜻한다.
최근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입을 수 있는 '웨어러블 전자기기' 중 의복에 쉽게 적용되는 섬유·직물형 온도 센서가 편의성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센서 제작방법의 경우 대량생산이 어렵고, 구조와 재료가 단순할 수밖에 없어 물리적, 화학적 안정성을 높이려면 여러 추가적인 과정을 거쳐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고분자-나노물질 복합체와 '열인발공정' 방법을 이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은 열을 가하면 녹는 고분자와 온도가 바뀌면서 저항이 변하는 나노입자를 혼합해 복합체를 제작하고, 이를 유연하고 폴리에틸렌 시트에 감싸 원기둥 형태의 구조체를 완성했다. 이후 구조체를 열인발공정을 이용해 얇고 유연하며, 안정성이 높은 섬유형 온도 센서를 수백 미터 길이로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제작된 섬유는 센서를 보호할 수 있는 얇은 보호층이 포함된 상태에서 한번에 인발된다. 보호층의 효과로 센서는 1000회의 온도 자극과 굽힘 자극 등 물리적 영향에도 성능 변화가 없었으며, 다양한 화학물질과 습도에 노출돼도 안정성을 유지했다. 심지어 100회가량 세탁을 해도 안정성을 유지해 실용성을 증명했다.
섬유형 온도 센서를 실제 직물에 직조해 착용한 결과, 실제 온도와 일정하게 체온을 측정할 수 있었고, 걷는 등의 신체 활동에도 신호 잡음없이 온도를 측정할 수 있었다. 또 장갑에 센서를 직조하니 접촉하는 물질의 온도를 측정하는 전자 피부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줬다.
박성준 교수는 "향후 온도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열인발공장 기반 섬유·직물형 센서 개발이 기대된다"며 "이는 스마트 의류 속에 결합함으로써 헬스케어 분야뿐만 아니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메타버스, 실생활 통신 분야 등과 접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파이버 머터리얼스'(Advanced Fiber Material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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