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동물들도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쓰러지고 있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무더위에 폐사한 가축은 전국적으로 15만3307마리에 달했다. 이 가운데 가금류가 14만4079마리, 돼지가 9288마리였다. 2일 충청남도는 "폭염으로 지난달까지 가축 2530마리가 폐사했다"고 밝혔다. 젖소, 돼지, 닭 등은 30℃ 이상이 지속되면 스트레스로 면역력과 생산성이 떨어지고, 심각할 경우 폐사한다.
2일 현재 전국 대부분의 지방은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황이고, 정부도 4년만에 폭염 위기경보 수준을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발령한 상태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체감온도는 38~39℃에 이르면서,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더위에 지쳐가고 있다.
이같은 폭염이 수일째 계속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축사는 에어컨없이 천장에 매달린 선풍기로만 열을 식히고 있는 실정이다. 낮 최고기온이 35℃ 안팎에 이르면 수십마리의 가축이 몰려있는 축사의 기온을 선풍기로만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바닥의 분뇨 등 오물의 습기 때문에 심해진 악취로 불쾌지수가 더 높아진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약 30년동안 한우 농가를 운영해온 한 농장주는 "날씨가 너무 더워 24시간 선풍기를 돌리고, 스프링클러도 한 번씩 가동하고 있다"며 "사룟값도 오르는 판국인데 전기요금도 많이 나올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충북 청주의 한우 농가 농장주도 "연일 계속된 무더위에 지쳐 쓰러진 소는 없는지 걱정"이라며 "그늘막에 선풍기까지 돌리고 있지만 한 마리만 죽어도 손해가 막대해 마음이 쓰인다"고 걱정했다.
한편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축산농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현장기술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4억4000만원을 투입해 에어 제트팬과 배기팬 기술, 축사 안개 분무기와 냉각 패드 등 폭염 대응 시설·장비 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중대본은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5℃ 내외로 오르면서 매우 무덥겠다"며 "당분간 소나기가 내리면서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가겠지만, 소나기가 그치면 다시 기온이 빠르게 올라 무더워지고, 도심지와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겠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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