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지 척척 붙이고 모양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초박막 스피커가 국내에서 개발돼,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보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고현협 교수팀은 한국화학연구원 안기석 박사팀과 함께 '스피커 자체의 형태를 변화시켜 소리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맥신 초박막 스피커'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초박막 스피커는 마이크로미터(0.001mm) 이하의 얇은 막 형태의 스피커다. 각종 표면에 쉽게 붙일 수 있고 모양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스피커 지지대의 모양에 따라 360° 혹은 선택적인 위치로 출력도 가능하다.
고현협 교수는 "필름형 스피커는 다양한 표면에 쉽게 붙일 수 있고, 열음향 스피커는 진동판이 없는 유연하고 얇은 스피커인데 이 둘의 장점을 합친 스피커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활용도가 높은 평면구조 나노물질인 맥신(MXene)을 기반으로 스피커를 만들었다. 맥신 전도체의 면적당 열용량과 고분자 코팅 소재인 패럴린 기판의 열효율을 제어했다. 높은 음압 레벨(SPL) 출력(15kHz에서 74.5dB)이나 14일간의 소리 성능 테스트에서도 높은 안정성을 보였다.
연구팀이 제작한 스피커는 두께가 열이 침투되는 깊이보다 얇은 패럴린 기판을 사용해서 양방향 소리출력이 가능하고, 구부리거나 비틀리는 등 모양을 변형시켜도 안정적인 소리를 낼 수 있다. 또 가로세로 20cm의 크기이고, 포물선형이나 구형 형태로 제작 가능해 소리의 집중도를 높이거나 3차원 입체음향을 낼 수 있었다.
제1저자인 김진영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 박사는 "2차원 전도성 소재인 맥신과 두께 조절이 용이한 패럴린은 열 흡수율이 낮고 주변으로의 열 방출성이 뛰어나 우수한 성능을 가진 열음향 스피커를 제작할 수 있다"며 "초박막 스피커 제작은 형태 변형에 따른 소리 조절뿐만 아니라, 나아가 다양한 웨어러블 소자 분야에 핵심 기술로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 제1저자인 정건영 유니스트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맥신은 다양한 기판에 강한 접착이 가능하다"며 "개발된 스피커는 성능 안정성뿐 아니라 더 강한 뒤틀림과 접힘 상태에도 성능의 안정성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고현협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는 "새로운 형태의 열음향 스피커로 음원시스템의 다양한 기능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맞춤형 소자 구조 설계가 가능하다"며 "다양한 모양 변형 및 지향성 조정 가능 스피커는 잠재적으로 휴대용/홈 오디오 시스템, 능동 소음 제어, 유연한 능동 디스플레이 및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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