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첫눈도 '습설'이 내리면서 깜짝 놀라게 하더니, 겨울의 끝자락도 '습설'로 마무리되는 모습이다. 특히 3월들어 폭설이 두차례나 쏟아지는 이례적인 날씨로 인해 크고 작은 피해들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지역은 지난 17일 오후 8시부터 내리기 시작한 함박눈이 아침까지 이어지면서 9cm 넘게 쌓였다. 경기도 북부와 강원도 북부지역은 12~14cm가량 쏟아졌다. 서울지역에서 내리는 눈은 대부분 그쳤지만 강원도나 경북 산간지역은 19일까지 눈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간밤에 내린 폭설로 18일 오전 의정부경전철 운행이 중단돼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자정이 조금 지난 시간에 안산에서는 승용차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으면서 20대 외국인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항공편 4편이 결항됐다. 출발 공항 기준으로 김포 1편, 제주 1편, 여수 1편, 원주 1편이다. 지연된 항공편은 국내선 5편으로 집계됐다. 공항공사 측은 결항 사유는 강풍과 기체에 붙은 눈과 얼음을 제거하는 제방빙 작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7일에 이어 18일 밤에도 많은 눈이 내린 강원도 지역은 영하권 날씨로 얼어붙은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밤새 제설작업이 진행됐다.
봄을 알리는 꽃봉우리가 맺혀야 하는 시기에 폭설이 내리는 것은 북극발 냉기가 한반도로 밀려내려왔기 때문이다. 북극에서 서해상으로 영하 40℃ 이하의 찬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됐고, 서해의 수온은 10℃ 안팎이어서 바닷물과 대기의 심한 온도차로 인해 대기가 불안정해지고, 이 때문에 상층에 저기압이 형성됐다.
상층 저기압은 하층에 매우 강한 '극저기압'을 발달시키면서 기압차로 인해 강풍이 불겠다. 극저기압 때문에 대기가 극히 불안정해 18일 곳곳에 돌풍이 불고 우박이 떨어질 수 있다. 순간풍속 시속 55~70km의 바람이 예상된다. 인천·경기서해안과 충남·호남·제주에 강풍특보가 발효됐으며, 강원중·남부동해안과 경상해안, 경남내륙도 차차 바람이 거세지면서 강풍특보가 발령될 수 있겠다.
바다에도 선박이 전복될 정도로 돌풍이 불 수 있다. 특히 강한 상승 기류 때문에 바다 위에 물기둥이 생기는 '용오름'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해상에 풍랑특보가 내려졌다. 19일까지 바람이 시속 30∼70㎞(8∼20㎧)로 거세게 불고 물결이 1.5∼4.0m로 높게 일겠다. 먼바다 한가운데는 물결의 높이가 5.0m를 넘기도 하겠다.
이번 눈·비는 18일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그치겠지만 꽃샘추위는 19일까지 이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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