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J “기후방치는 인권침해”… COP30 협상 지형 흔든 판결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0 12:03:12
  • -
  • +
  • 인쇄
▲국제사법재판소 (사진=AP 연합뉴스)

국제사법재판소(ICJ)가 국가의 기후변화 방치를 인권침해로 볼 수 있다는 자문 의견을 내놓으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협상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ICJ는 "국가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는 현세대와 미래세대의 생존권·건강권 등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는 자문 판결을 채택함으로써 "국가의 기후행동 책임을 법적 의무로 격상시키며 COP30 협상을 뒤흔들 판결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 결정은 태평양 도서국 바누아투를 비롯한 130여개국이 제소한 사건의 결론으로, 국제법 차원에서 처음으로 '기후행동의 법적 책임'을 명문화한 사례다. COP30 협상에서는 이 판결이 감축 및 적응 의무, 기후재원, 손실과 피해 논의의 핵심 근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서국과 아프리카·남미의 기후취약국들은 이번 판결을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제적 메시지"라고 평가하며, 선진국의 구속력 있는 책임과 실질적 재정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기후재난 피해 누적에 따른 배상 논의가 확대되면서, 이 판결은 법적 책임의 범위를 넘어 '기후부채(Climate Debt)' 개념으로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미국을 포함한 주요 배출국들은 "ICJ 자문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지만, 이번 결정이 협상의 '윤리적 나침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기후정의(Climate Justice)를 도덕적 의무에서 법적 책임으로 옮긴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COP30에서는 이 결정이 감축·적응·재원 논의 전반에 걸쳐 '책임의 기준'을 새로 세우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가 기후위기를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책임으로 인식하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은 파리협정 10주년을 맞은 COP30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출발점이 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후보 4명으로 좁혀졌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최종 압축 후보군으로 임종룡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및 외부 후보 2명 등 총 4명을 선정했다고 2일

[최남수의 ESG풍향계] 조정기간 거친 ESG...내년 향방은?

올 한 해 ESG는 제도적으로 조정기간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에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고 SEC(증

기후/환경

+

껌은 '미세플라스틱 폭탄'...플라스틱 성분인데 규제 사각

껌이 플라스틱 성분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때문에 껌을 씹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사람잡는 '칠레 연어'...항생제 범벅에 열악한 노동환경까지

칠레의 주요 수출품인 연어가 양식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노동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

'청정호수'인줄 알았는데...50년간 미세플라스틱 쌓였다

인간의 접근이 거의 없어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인도의 호수에서 50년간 미세플라스틱이 차곡차곡 쌓여왔던 것으로 확인됐다.카사라고드와 마니팔 지

[날씨] 첫눈부터 10㎝ '펑펑'...한파에 빙판길 '조심'

올해 첫눈부터 최대 10㎝가 넘는 많은 눈이 쌓이겠다.3일 서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겠다. 이날 낮부터 밤 사이에는 충남 남부 내륙과

올해 모기 개체수 28%나 줄었다...이유는?

올해 우리나라 모기 개체수가 지난해에 비해 28%나 줄었다. 원인은 모기도 견디기 힘들만큼 폭염이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다.질병관리청은 모기 발생시

동남아 홍수·산사태로 1100여명 희생...원인은 '기후변화·난개발'

우기에 접어든 동남아시아가 역대급 폭우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현재까지 1100명 넘는 사람들이 사망하고, 앞으로 희생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2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