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세계 에너지전환 투자규모가 약 2조2000억달러(약 31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막대한 자금이 청정에너지로 투자되면서 전세계 탈탄소화 진전속도가 10전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런던기반 비영리단체 '에너지 및 기후정보기관'(ECIU)이 25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태양광·풍력·배터리·전력망 등 청정에너지 투자규모가 약 2조2000억달러(약 3180조원)에 달하며, 이는 화석연료 투자규모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중국·미국·인도 등 온실가스 다배출 국가에서 청정에너지 기술투자와 화석연료 투자 비율이 약 2.6대 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정에너지 투자가 화석연료의 2배가 넘어가면서 청정에너지 전환과 기술에 대한 속도는 과거 전망치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온실가스 배출량은 여전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올해 전세계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지난해보다 약 1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만으로도 내년 전세계 신규 전력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같은 결관느 중국의 청정에너지 비중이 두드러지게 늘어난 덕분이다. 올해 새로 설치된 전세계 신규 태양광 설비의 약 66%, 신규 풍력 설비의 약 69%가 중국이 설치한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이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속도 조절자'(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맡게 됐다"고 평가했다.
에너지 저장 분야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미국에서만 신규 전력 저장설비 18.2기가와트(GW)가 설치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77% 증가한 규모다. 규모와 기술 발전으로 효율이 증가하면서 올해 전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평균가격은 1kWh당 108달러로 전년보다 약 8%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인공지능(AI)을 통한 전력망 효율화, 기상예측 정밀도 향상, 자율주행 전기차의 에너지 소비절감 등 기술 발전도 탈탄소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 덕분에 글로벌 청정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성과를 측정하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클린에너지 지수'는 2025년 약 50% 상승해 주요 글로벌 주가지수와 금 수익률을 웃돌았다.
정책·제도 측면에서도 진전이 있었다. 지난 9월 공해(公海)를 보호하는 '공해조약'(High Seas Treaty) 비준 요건이 충족되면서 내년 1월 17일부터 60개 비준국들이 전세계 해양의 약 60%에 해당하는 국제수역을 보호대상으로 삼고 생물다양성을 보호하는 관련 규제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 국제사법재판소(ICJ)는 1.5℃ 목표 달성 실패가 국제법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권고적 의견을 제시하면서 탄소중립을 향한 국제사회 행보에 힘을 실어주었다.
다만 아직도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여전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현재 속도로는 파리기후변화협정의 1.5℃ 목표 달성은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25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1.42~1.55℃ 수준에 이르며 역대 두 번째나 세 번째로 뜨거운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CIU는 "세계는 아직 안정적인 탈탄소 궤도에 오르지 못했지만, 기술·투자·정책 측면에서 10년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속도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 흐름을 멈추지 않고 확산시키는 것이 향후 10년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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