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에서도 죽지 않는다...북극 동토층 '좀비 산불'로 몸살

유석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11-25 17: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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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으로 파고든 불씨가 죽지않고 타는 '좀비 산불'이 시베리아와 캐나다, 알래스카 등 북극의 새로운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좀비 산불'은 유기토양 물질 속으로 불길이 옮겨가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타면서 연소되는 잔류성 불길이다. 한마디로 땅속에 불씨가 살아남아 토양속 유기물을 연료로 태우면서 연기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과거에는 동토지역에 '좀비 산불'이 매우 드물게 발생했지만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이제는 이 현상이 매우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영국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산림및보존과학과 로리 대니얼스 교수는 "2023년 12월에 100건이 넘는 좀비 산불이 발생했는데, 이 좀비 산불은 2024년 봄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북반구는 영구동토층이 15%에 달한다. 이 얼어붙은 토양 속에는 대기중 탄소량의 2배에 달하는 탄소가 저장돼 있다. 따라서 땅속으로 파고든 불씨는 탄소를 태우며 서서히 연소되기 때문에 활활 타는 산불보다 미세먼지 발생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훨씬 더 많다. 

대니얼스 교수는 "늪지대는 토양에 탄소를 축적하는데 수백년에서 수천년이 걸린다"면서 "그런데 좀비 산불은 아주 짧은 시간에 이 탄소를 모두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생태계를 엄청나게 훼손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유기 토양층은 무기 토양층으로 변하게 되고, 토양 속 식물의 종자들은 사그리 소멸되는 것이다. 대니얼스 교수는 이런 이유로 "일반적인 산불은 숲을 빠르게 회복시키지만 좀비 산불은 생태계 회복을 오히려 더디게 만든다"고 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지구과학대학 패트릭 루슈안 교수는 "좀비 산불은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유기물이 풍부한 북극의 토양이 점점 건조해질수록, 그리고 기온이 상승할수록 좀비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올해 캐나다에서는 9월중순까지 전국적으로 수백건이 넘는 산불이 발생해 880만헥타르(ha)의 산림을 태웠다. 많은 과학자들은 이 산불이 전년도에 발생했던 '좀비 산불'이 원인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극 지역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보다 더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동안 대규모 산불이 연이어 발생한 시베리아의 경우도 좀비 산불이 원인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좀비 산불이 북극 생태계와 지역사회뿐 아니라 전지구의 탄소순환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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