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가 된 동남아 일대...'대홍수·산사태'로 사망자 '눈덩이'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2-04 13:58:59
  • -
  • +
  • 인쇄
▲1일 대홍수에 파괴된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주 바탕 토루의 한 마을 (사진=AP연합뉴스)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등 동남아시아 일대가 폭우로 발생한 대홍수와 산사태로 폐허로 변했다. 사망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부터 1주일 넘게 내린 폭우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인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지역 3개 주에서 780명이 숨지는 등 최근 동남아시아·남아시아 일대에서 기후재난으로 인한 사망자가 1400명을 넘어섰다. 실종자도 1000명 가까이 늘었다.

스리랑카에서는 474명이, 태국에서 185명이 각각 사망했으며, 말레이시아에서도 3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실종자도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에서 약 1000명에 달해 구조작업이 계속되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북수마트라주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북수마트라주, 서수마트라주, 아체주에서 330만명가량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일부 피해지역은 도로와 다리가 끊겨 여전히 구조대의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300년만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태국의 경우 피해지역 대부분에서 수도와 전기 공급이 재개됐다. 태국 정부는 12만 피해가구에 3130만달러(약 460억원)를 보상금으로 지급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은 그나마 재정 상태가 나쁘지 않아 대규모 구조작업과 피해보상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2022년 국가 부도 사태로 긴축재정에 들어간 스리랑카는 구조와 피해보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스리랑카는 지난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인도,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지원에 나섰고, 미국도 200만달러(약 30억원)를 지원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심해진 폭우와 함께, 벌목 등 난개발과 부실한 재난방지시스템까지 더해져 피해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최근 믈라카 해협에서 이례적으로 발생한 사이클론(열대성 저기압)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렸으며, 이것이 몬순(monsoon) 우기와 맞물려 강우량이 급증했다.

게다가 인도네시아의 경우 수십 년째 무차별적으로 이뤄진 벌목이 특히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숲은 비를 흡수하고 지반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런 숲이 사라진 땅은 홍수나 산사태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인도네시아는 해마다 엄청난 규모의 산림이 사라지는 나라 중 하나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수마트라섬도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은 산림이 파괴된 지역이다. 환경단체 '글로벌 포레스트 워치'에 따르면 2001~2024년 북수마트라주의 산림은 160만헥타르(㏊), 섬 전체 산림 면적의 28%가 사라졌다. 같은 기간 전체 수마트라 섬에서는 산림 440만㏊가 사라졌다. 스위스 면적보다 더 큰 규모다.

산림 파괴 원인으로는 광산 개발, 농경지 조성, 산불 등이 있다. 특히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에서는 팜유 농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훼손되는 숲의 비중이 크다. 내년부터 북수마트라주 바탕 토루에서 가동될 수력발전소가 건설되는 과정에서도 산림이 파괴됐다.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산림부는 북수마트라주에서 불법 벌목이 벌어졌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삼림 벌채와 산림 파괴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숲을 보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후보 4명으로 좁혀졌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최종 압축 후보군으로 임종룡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및 외부 후보 2명 등 총 4명을 선정했다고 2일

[최남수의 ESG풍향계] 조정기간 거친 ESG...내년 향방은?

올 한 해 ESG는 제도적으로 조정기간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에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고 SEC(증

기후/환경

+

폭염과 폭우에 시달린 올가을...육지와 바다 기온 '역대 2위'

올가을 평균기온이 지난해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가을 기후특성 분석결과에 따르면, 올 9~11월 평균기온은 16.1℃를 기

폐허가 된 동남아 일대...'대홍수·산사태'로 사망자 '눈덩이'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등 동남아시아 일대가 폭우로 발생한 대홍수와 산사태로 폐허로 변했다. 사망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4일(현지시간) AP

[날씨] 수도권 '퇴근길' 눈 온다...첫눈부터 '펑펑'

오늘 퇴근길에 눈을 맞을 수도 있다. 4일 오후 6시경 수도권에 눈이 시간당 1∼3㎝씩 거세게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발해만 쪽

2040년 '플라스틱 오염' 2배 증가...그런데 97% 줄이는게 가능하다고?

반환·재사용 제도를 통해 플라스틱 오염을 2040년까지 97%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3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사립재단 '퓨

"집값 떨어져"...美 부동산 기후위험 데이터 비공개로 전환

미국 최대 부동산 매물사이트인 질로우(Zillow)가 부동산의 기후위기 노출 위험도를 공개하는 기능을 삭제했다고 최근 가디언이 보도했다. 집값이 떨어

껌은 '미세플라스틱 폭탄'...플라스틱 성분인데 규제 사각

껌이 플라스틱 성분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때문에 껌을 씹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