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과 활용성도 높아 성장예상
탈원전 정책으로 맥을 못추던 두산중공업 주가가 최근 가장 핫한 종목으로 떠올랐다. 5월 중순까지만 해도 1만2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지난달말 열린 한미정상회담 이후 연속 상승흐름을 타다 지난 7일 3만2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정상회담 내용이 보도된 5월 26일 9.52% 오른 이후 10% 이상 오른 날만 4거래일이다.
한동안 지지부진하던 주가를 단숨에 끌어올린 동력은 두산중공업의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이다. 한미 양국 정상이 해외 원전사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두산중공업의 SMR 사업이 주목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SMR은 Small Modular reactor로, 전기출력이 300메가와트일렉트릭(MWe) 이하인 소형원전을 말한다. 전력을 보낼 송전망이 충분히 설치돼 있지 않은 지역이나, 외딴 지역에 소규모 전력을 공급하는 용도로 주로 쓰인다. 출력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신재생 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백업전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없다.
게다가 사고 발생시 원전원의 별도 조작없이도 안전성을 유지하는 '피동형 설계'가 반영돼 위험성도 기존 원전에 비해 낮은 편이다. 모듈 규격도 대형원전 격납건물의 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지름 4.5m, 높이 23m 규모여서 부지를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SMR의 장점으로는 경제성도 꼽힌다. 기존 대형 원전의 원자로, 증기발생기, 가압기, 주배관 등이 원자로 모듈에 일체화되고, 격납건물(콘크리트돔)도 원자로 모듈에 포함돼 있다. 또 공장에서 제작 가능한 모듈형 방식을 도입해 건설비용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국가에서 추진하고 있는 수소경제에도 SMR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자력에서 배출되는 뜨거운 수증기를 전기분해해서 수소로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담수 생산, 공정열 이용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SMR은 전세계적으로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하는 청정에너지 발전소로 꼽힌다. OECD/NEA는 2035년까지 최대 21GWe의 SMR이 건설될 것으로 전망했다. NIA는 2040년까지 34GWe 건설을 예상했다.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SMR에 대해 관심이 많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원자력을 청정에너지에 포함해 공약을 발표했다. SMR이 미국 정부의 지원하에 성장할 시장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미국 뉴스케일(NuScale)이 발주한 SMR 제작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당초 두산중공업은 뉴스케일의 원자로 모듈(NPM) 입찰에 참여했지만 미국 BWXT가 사업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뉴스케일은 두산의 역량과 기술을 높이 평가해, 지분투자를 요청하며 해외건설 원전 제작사로 참여해줄 것을 제안했다. 이에 두산은 뉴스케일에 4400만달러의 지분을 투자했고, BWXT와 함께 NPM 및 핵심부품 제작사로 참여하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앞으로 이 사업에서 최소 13억달러(약 1조5000억원) 규모의 핵심 기자재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 70여개 SMR 모델이 개발중이다. 하지만 현재 SMR을 제작할 수 있는 기업은 두산중공업을 포함해 BWXT(미국), 프라마톰(프랑스), Ensa(스페인), 미쯔비스와 IHI(일본) 정도다.
또 두산중공업과 함께 하고 있는 뉴스케일 SMR은 최초로 미국 원자력 규제기관(NRC)의 승인을 받았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허가로 꼽히는 NRC로부터 승인을 받은 유일한 SMR이라는 점에서 뉴스케일의 경쟁력 그리고 향후 사업성 등을 점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전력기관인 UAMPS는 현재 아이다호주에 SMR 원전건설을 추진중이다. 뉴스케일은 모회사인 Fluor를 통해 이 사업에 원자로 모듈 설계와 구매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UAMPS는 NRC로부터 원전건설 허가를 2025년에 취득할 계획이며 이후 2029년에는 첫번째 NPM이 상업운전을 개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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