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연기금, 韓기업 10곳 콕집어 '기후위기 대응' 촉구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2-17 11:01:15
  • -
  • +
  • 인쇄
매출대비 탄소배출 애플 0.3%...삼성전자는 8.7%
"기후위기 대응 및 탄소배출 감축 전략 실행해야"

6000억유로(약 821조원)의 유럽 최대 연기금을 운용하는 네덜란드공적연금운용사(APG)가 국내 대기업 10곳에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16일(현지시간) APG는 국내기업 10곳을 '기후포커스그룹'(Climate Focus 10)으로 선정하고, 지난 7일부터 일주일에 걸쳐 '기후위기 대응 및 탄소배출 감축 전략의 혁신적인 실행에 대한 제언'이라는 제목으로 서한을 발송했다.

10곳은 삼성전자, 현대제철, SK, SK 하이닉스, LG화학, LG디스플레이, 롯데케미칼, 포스코케미칼,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이다. APG는 이들 기업에 약 3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APG는 서한을 통해 해당 기업들의 기존 탄소감축 전략을 평가하고, 기후변화 관련 과제에 대해 장기 투자자들과 충분히 소통해 투자자 제안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기업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지속적이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APG는 강조했다.

일례로 APG는 삼성전자에 대해 "2020년 기준 애플의 매출액 대비 탄소배출량은 0.3%인데 반해, 삼성전자의 경우 8.7%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매출액 대비 탄소배출량이 삼성전자 대비 3배가량 높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유럽의 보다폰과 비교해 매출액 대비 탄소배출량이 2배 가량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향후 탄소배출 비용은 증가할 것이며, 탄소감축을 하지 못할 경우 회사의 기업가치가 줄어들 위험성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투자자로서 탄소감축을 신속히 요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PG는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에서 분리 설립된 자산운용사다. ABP는 지난해 10월 화석연료와 관련해 보유하고 있는 150억유로(약 20조원) 규모의 자산 전부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ABP는 이후 화석연료 직접 생산기업뿐 아니라 유틸리티 기업이나 자동차 제조사 등 화석연료 사용량이 많은 기업들에도 압박을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박유경 APG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 총괄이사는 이번 서한이 국내 기업의 탄소배출 감축을 "선언에서 실행으로 이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자 사이에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가 큰만큼, 이제는 국내 기업들도 탄소배출량을 실제로 감축해야 하고, 이행 계획을 주주와 소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유경 총괄은 "한국 경제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 기업들의 저탄소 경영 전환은 기후위기 완화 목표를 달성하는 데 꼭 필요하다"면서 "APG는 이번 서한을 시작으로, 주주로서 책임투자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노력을 다 할 것이며, 우리가 투자하는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해를 끼치면서 영업활동을 하면 안된다는 메시지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정책 중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 가장 시급해"

ESG 정책 가운데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목소리다.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은 지난 17일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한숨돌린 삼성전자...이재용 사법리스크 9년만에 털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9년째 이어지던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동안 1주일에 두번씩 법정에 출두

"잔반 없으면 탄소포인트 지급"...현대그린푸드, 단체급식에 '잔반제로' 보상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가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에 신설된 '잔반제로' 항목을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실제 단체급식 사업장에

"노사 칸막이 없는 문화"…LG CNS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

AX전문기업 LG CNS가 상호 존중과 대화, 협력을 바탕으로 한 모범적 노사문화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5년 노사문화 우수기

KB국민은행, 금융취약계층 위한 '도움드림창구'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이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도움드림창구'를 새롭게 운영한다.KB국민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은 물론 7세 이하 자녀를 동반한 보호자

기아, 오토랜드화성 사업장에 PPA 재생에너지 첫 도입

기아가 국내 사업장 중 처음으로 오토랜드화성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재생에너지 전력은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체결한

기후/환경

+

농경지 1만3000ha 침수 피해…'극한호우'에 밥상물가도 '비상'

한달치 비가 하루에 쏟아지는 '극한호우'로 전국의 농경지 1만3000헥타르(ha)가 침수되면서 농산물 가격폭등이 예상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브라질 의회 '환경허가 완화법' 의결..."환경규제 사실상 붕괴"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열리는 브라질에서 환경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환경허가 완화법'이 의회를 통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법

경기도민 절반 '장마철 피해대처 방법' 모른다...소득별 정보격차 커

경기도민의 절반은 장마철 피해를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저소득층의 재해대응 인지도는 고소득층보다 25.

美 재생에너지 심사는 '깐깐하게' 석탄재 정화규제는 '느슨하게'

미국 정부가 풍력·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심사는 강화하면서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유독성 석탄재의 정화 시한은 늦추기로 하는 등 재

역대급 '극한호우'...왜 충청과 남부에 비구름대 몰리나?

지난 16일부터 충청권과 남부지역을 강타하고 인명피해까지 낸 폭우의 원인이 지구온난화로 심화된 '대기의 강' 현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18일 기상

中 흑연에 93.5% 관세 결정…美 전기차 가격인상 불가피

미국 상무부가 중국산 흑연에 9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이번 조치가 미국에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