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가 미국에서 진행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탄소포집 및 저장(CCS)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SK E&S는 미국을 대표하는 에너지 기업 등과 함께 북미 CCS 프로젝트 투자에 나선다고 10일 밝혔다.
이 사업은 미국 중서부 지역 5개 주, 32개 옥수수 에탄올 생산설비 시설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₂)를 연간 최대 1200만톤까지 포집·저장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CCS 프로젝트다. 각 공장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총 길이 3200㎞에 달하는 전용 파이프라인을 통해 운송돼 노스다코타주에 건설 예정인 지하 탄소저장 설비에 영구 저장된다.
미국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가솔린 차량에 바이오 에탄올을 최소 10% 이상 혼용해야 하는 바이오 연료 혼합의무제도(RFS, Renewable Fuel Standard)를 시행중이다. 안정적인 수요를 기반으로 미국의 바이오 에탄올 생산량, 소비량은 모두 세계 1위를 기록 중이다. 주로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 곡물을 발효시켜 추출하는 바이오 에탄올은 차량 연료 외에 산업용 원료 등 다양하게 쓰인다. 하지만 생산과정에서 CO₂를 발생시킨다는 단점이 있다.
SK E&S는 1억1000만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해 사업 주체인 써밋카본솔루션즈(Summit Carbon Solutions)의 지분 약 10%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번 CCS 프로젝트는 내년 상반기에 본격적인 이산화탄소 저장설비 및 파이프라인 등의 착공에 들어가 2024년 하반기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이프라인이 통과하는 미국 중서부 지역은 바이오 에탄올 설비 이외에도 암모니아 생산 기지 등 CO₂를 다량 배출하는 공장들이 밀집해 있어 향후 CCS 수요는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SK E&S는 북미 농·축산업 투자 전문 기업인 Summit Agricultural Group(이하 '써밋'), 미국 최대 석유·가스 기업 중 하나인 컨티넨탈리소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손을 맞잡는다고 밝혔다. 미국내 탄소감축 시장 선점을 위해 각 분야 대표기업들과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미국은 탄소 감축을 위한 핵심 수단인 CCS 기술 산업에 대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CCS 과정을 거쳐 생산된 바이오 에탄올의 경우 감축한 CO₂양에 따라 탄소 배출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 또 CCS 사업자들은 포집한 이산화탄소에 대해 톤당 최대 50달러의 세액 공제도 받는다. 이 같은 적극적인 정책 지원에 힘입어 미국의 CCS 처리용량 규모는 2022년 연간 2900만톤에서 오는 2030년 7100만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K E&S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이번 CCS 프로젝트에 참여해 앞으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대형 CCS 관련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고, 나아가 탄소 배출권 확보를 통해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도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글로벌 CCS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는 미국 'Shute Creek CCS' 설비로 연간 처리 용량은 약 700만톤 규모다.
한편 SK E&S는 현재 호주에서 추진하고 있는 바로사 가스전 개발사업에도 CCS 기술을 접목시켜 천연가스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제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 E&S는 채굴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전량 포집해 인근 폐가스전에 저장하고, 공정과정에서 발생하는 잔여 CO₂ 또한 탄소배출권 확보 등을 통해 배출량을 전량 상쇄시킬 계획이다. 또 CCS 기술을 향후 수소 생산 과정에도 적용해 충남 보령 인근에 들어설 수소생산 플랜트에서 2025년부터 CO₂를 제거한 청정수소도 생산할 예정이다.
유정준 SK E&S 부회장은 "CCS는 천연가스뿐 아니라 바이오 연료 등 다양한 에너지원의 활용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직접적으로 줄일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라며 "SK E&S는 앞으로 미국에서 CCS를 포함한 저탄소 에너지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미국 정부가 2030년까지 목표한 온실가스 감축량의 5%인 약 1억톤 상당의 감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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