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월드컵'이라더니...카타르월드컵 '그린워싱'으로 뭇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5-31 17:45:21
  • -
  • +
  • 인쇄
CMW "탄소배출량 산정방식에 문제있어"
"조직위 탄소배출권 구매도 실효성 없어"


'2022년 카타르월드컵'이 사상 첫 '탄소중립 월드컵'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30일(현지시간) 국제환경단체 탄소시장감시(CMW)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의 예상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축소 보고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 9월 "FIFA월드컵 역사상 첫 탄소중립 월드컵을 개최하겠다"는 카타르월드컵 조직위원회의 선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대목이다.

CMW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11~12월 4주간 총 32개국 국가대표팀이 출전하는 카타르월드컵의 예상 방문객은 약 15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이 시기에 숙박과 건설, 교통 등에서 총 360만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전망이다.

CMW는 7개의 신규 경기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산정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월드컵 기간 외에 이들 경기장의 전체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종합하면 기존 카타르월드컵 조직위가 추산한 양보다 8배 많은 140만톤에 달한다. 이는 약 18만가구의 연간 에너지 사용량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맞먹는 수치다.

CMW는 또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상쇄하겠다는 조직위의 목표에도 의문을 표했다. 조직위는 국제탄소위원회(GCC)로부터 180만주를 사들이기로 합의했지만, 현재 상장된 탄소 상쇄사업은 2건에 불과하며, 해당 사업들이 발행하는 탄소배출권을 전부 합쳐도 현행 공급량은 15만주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마저도 실효성이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조직위는 탄소배출권 구매를 통해 나무 및 잔디 묘목장 사업과 터키의 풍력발전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카타르의 기후로 볼 때 인공적이고 취약한 녹지가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는 점, 또 터키가 해당 풍력발전사업을 이미 2018년에 시작했고, 유럽 내 풍력발전장치 4위 국가라는 점에 비춰보면 조직위의 투자 성과가 매우 미미할 전망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CMW는 "가장 집약적이기 때문에 가장 친환경적"이라는 조직위의 홍보 방식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카타르월드컵 경기장들은 모두 카타르 수도 도하의 중심부로부터 50km 이내에 위치해 있다. 조직위는 이 덕에 선수나 관광객들이 먼 거리를 이동할 필요가 없어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정작 이들이 머무는 숙소는 멀리 떨어져 있고, 일일 168회 비행기편이 제공된다는 점이다.

보고서의 저자 질 뒤프랑은 "조직위의 주장은 신뢰할 수 없다. 해당 행사가 탄소중립을 달성했다고 하기엔 문제가 있다"며 "일반 대중과 팬들에게 월드컵과 같은 대형 행사를 기후에 아무런 영향없이 치를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관계당국이 환경영향에 대해 투명하게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관련기사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기후/환경

+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시간당 200㎜ 폭우...'물바다'로 변한 美 뉴욕·뉴저지

미국 뉴욕·뉴저지주에 시간당 최대 2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3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미 동부 해안지역에

[주말날씨] 뙤약볕 속 '찔끔' 소나기...다음주 남쪽부터 '비'

8월 첫 주말도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하겠다. 소나기 예보가 있지만 폭염을 가시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습한 공기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수 있

[알림]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참가기업 모집

뉴스트리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2030 재생에너지 3배 늘리기로 해놓고...96개국 국제합의 '헌신짝'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늘리자는 전세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국가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심해 9533m서 생물군락 첫 관측…"거대한 탄소 순환생태계 발견"

북서태평양 수심 9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생물군락을 발견하고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탑승한 잠수정으로 극한의 수압과 어둠을 뚫고 내려가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