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가 국립대기연구센터(NCAR)를 해체하려는 움직임이다.
17일(현지시간)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NCAR를 해체할 예정"이라며 "NCAR은 기후변화를 부풀리는 최대 원인 중 하나"라고 적었다. 보우트 국장은 "기상예보 등 핵심 데이터 및 업무는 다른 기관으로 이관될 것"이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콜로라도주 볼더에 위치한 NCAR은 세계 최고의 지구 연구기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만큼, 해체 소식으로 전문가들은 충격에 빠졌다. 기상 전문가들은 NCAR이 해체되면 국가 기상예보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NCAR를 감독하는 대기연구대학협회의 안토니오 부살라치 회장은 "해체 소식은 이미 전해들었지만 관련 추가 정보가 없는 상태"라며 "NCAR 해체는 미국이 재해를 예측하고 준비하며 대응하는 능력을 후퇴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NCAR에서 근무했던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 물리학 명예교수인 케빈 트렌버스도 "NCAR의 해체는 과학연구에 큰 손실이 될 것"이라며 "이 연구소는 첨단 기후과학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접하는 기상예보를 만드는 데 있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카스파 암만 NCAR 전 연구원은 "전세계 기상·기후서비스가 NCAR 모델을 사용한다"며 "NCAR이 사라지면 대부분의 미국 대학 연구에 차질이 생기고 산업계는 신뢰할 수 있는 기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러드 폴리스 미국 민주당 소속 콜로라도주 주지사는 성명에서 NCAR 해체 소식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다며 "이는 공공안전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NCAR는 화재, 홍수 등 기상재해에 관한 데이터를 제공해 생명과 재산을 구하고 피해를 막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번 해체안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후변화 및 재생에너지를 '녹색사기'이라 부르며 이를 철폐하려는 과정 중 하나다. 트럼프는 기후변화를 두고 '사기극'이라고 몰아붙이며 부정하고 있다. 이미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예산도 30% 삭감하고, 기후·기상·해양연구소 예산도 줄이려 들고 있다.
이번 조치는 백악관이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들에 가하는 공세의 일환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공화당 소속 전 콜로라도주 메사 카운티의 서기였던 티나 피터스는 2020년 보안 투표시스템에 침입해 대선 전복을 시도한 혐의로 주 법원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트럼프는 지난주 피터스를 연방 차원에서 석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폴리스 주지사가 이를 거부했다. 이에 대한 보복이라고 관계자들은 보는 것이다.
백악관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는 "행정부는 항상 연방 자금 지원을 대통령의 우선순위와 일치시키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콜로라도주 주지사는 대통령과 협력할 의사가 없다. 협력 의사를 보인다면 그의 유권자들 대우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NCAR 폐쇄와의 연관성은 부인하며 "애초 해당 기관이 대통령의 의제와 맞지 않다"고 밝혔다.
NCAR 지원기관인 미국 국립과학재단(NSF)도 이번 발표로 충격에 빠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NSF 측은 18일(현지시간) 해체 단계를 설명하는 서한을 발표할 예정이다. 우선 NCAR가 관리·운용하는 NCAR-와이오밍 슈퍼컴퓨터를 이전하고 NSF 항공기 2대도 매각 또는 이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모델링 및 예보 연구·운영 범위를 계절별 기상예측, 폭풍 등 필요에 집중할 것"이라고 기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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