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弗규모 펀드 5분의 1 탄소배출량 공개 안해
전세계에서 자산규모가 가장 큰 3만5000여개 펀드 가운데 70% 이상이 지구온난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무료 정보공개 플랫폼 'ESG북'(ESG Book)은 새로운 펀드 평가 솔루션을 출시하면서 이같은 조사 결과를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ESG북은 ESG 평가기관들의 정보 독점을 막고,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해 "온라인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음악 산업을 뒤흔들었던 것처럼 ESG북이 'ESG계의 스포티파이'가 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번 ESG북의 펀드 평가 솔루션은 전세계 16만개 상장펀드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투자자들은 ESG북의 신규 솔루션을 통해 투자하고자 하는 펀드에 대한 지속가능성, 배출집약도비율(EIR·수익 100만달러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투자의사결정 위험도 등 ESG 관련 22개 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
ESG북이 이번 솔루션을 기반으로 자산규모가 가장 큰 전세계 4000여개 상장지수펀드(ETF)와 3만여개의 상장된 뮤추얼펀드에 대한 '온도 점수'를 부여했다. 해당 펀드들 가운데 자산규모와 EIR에 따라 지구온난화 기여도를 측정한 것이다.
분석 결과, 70%가 넘는 펀드들이 2050년까지 지구기온 상승폭을 1.5℃ 이하로 제한하려는 전세계적인 '탄소중립' 움직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게다가 자산 총합이 40조달러(약 5경2489조원)가 넘는 3만5000여개 펀드들 가운데 20%가 가장 기본적인 탄소배출량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가장 낮은 EIR을 기록한 주요 시장지수는 금융, 소매업, 기술기업들이 다수 포진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DIJA)였다. 반대로 호주증권거래소 상위 200개 주식을 나타내는 시장지수 ASX200는 대형 인프라 건설기업, 에너지 광물자원 기업들이 많아 DIJA에 비해 EIR이 8배 높았다.
ESG북에 따르면 이마저도 '스코프 3'(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 제품 사용 및 폐기에 이르기까지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배출량)을 제외한 수치로 실제로는 해당 상장지수펀드들의 탄소배출량이 더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는 스코프 3가 기업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SG북 최고경영자(CEO) 다니엘 클리어(Daniel Klier) 박사는 "현재 넷제로 전환의 필요성을 상기시키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음에도 시장은 아직도 효과적으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해 자산을 분배할 수 있도록 하는 정확한 정보가 부족하다"며 "일관되고, 투명하고, 접근 가능한 정보들이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다. ESG북의 새로운 평가체계를 통해 고객들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3만5000여개가 넘는 전세계 펀드들에 대해 더 냉철한 판단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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