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에서 견디는 식물 유전자 발견…"온난화 대응작물 개발 기대"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2-07-29 10:28:39
  • -
  • +
  • 인쇄
▲ 조혜선 교수(왼쪽)와 UST 조승희 석박사 통합과정생 (사진=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한반도 평균기온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고온에서 견딜 수 있는 식물 유전자를 발견했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고온 현상이 이어지는 환경에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작물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은 조혜선 생명연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고온 환경에 저항하는 식물 유전자를 새로 발굴하고 작동 메커니즘까지 규명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식물체 내에서 해당 유전자의 작동원리까지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UST-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스쿨 생명공학 전공 석·박사 통합과정(박사 수료)에 재학중인 조승희 학생이 1저자, 조혜선 지도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식물 유전연구에 많이 사용되는 애기장대를 활용해 '사이클로필린18-1'(CYP18-1)의 스플라이싱(splicing) 조절 기능이 식물의 고온 스트레스 저항성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스플라이싱은 생명체 내의 유전자로부터 단백질이 만들어질 때 불필요한 정보(인트론)가 제거되고 필요한 정보(엑손)만 이어붙이는 과정을 말한다.

특히 비정상적인 고온의 스트레스 환경에서는 이러한 인트론-엑손간 이어붙이기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데, 필수적인 엑손이 빠지거나 불필요한 인트론이 포함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연구팀은 CYP18-1의 돌연변이체와 야생형 식물체를 고온 스트레스 하에서 비교했다. 그 결과 돌연변이체가 야생형 식물체에 비해 고온 스트레스에 취약하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CYP18-1이 스플라이싱 조절 기능을 통해 고온 스트레스에 관여하는 유전자임을 입증, 고온 저항성 식물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급격한 기후변화로 농업 생산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사막화 등 고온 환경에 대응하는 작물의 개발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승희 학생은 "출연연의 첨단 연구장비와 인프라, 지도교수님과 세부분야별 전문가 박사님들께 다양한 조언과 지도를 받을 수 있어 좋은 성과가 나온 것 같다"며 "앞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작물의 생산량 감소 등 상황 극복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혜선 교수는 "고온 스트레스 환경에서 RNA 대사조절의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실제 식물을 통해 최초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연구"라며 "향후 환경 스트레스에 적응하는 중요 유전자들의 기능과 메커니즘을 밝히는 일 등 앞으로의 GM(유전자 변경) 작물 개발에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식물과학 분야 전문 학술지 '더 플랜트 셀' 6월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비가 안와서 가뭄?...더워진 대기가 수분 빼앗아 가뭄 늘었다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전세계 하천 통해 수만년전 탄소가 대기로 방출

전세계 하천을 통해 고대에 존재하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기존 탄소 순환 모델과 기후목표 설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