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거북' 암컷만 줄줄이 태어난다...왜?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8-03 11:54:41
  • -
  • +
  • 인쇄
31°C 이상이면 알에서 '암컷'으로 부화
지구온난화로 해변 모래온도 뜨거워져


지구온난화로 암컷 바다거북이 압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거북이와 악어는 알이 부화할 때 주변 온도에 따라 성별이 결정된다. 거북이의 경우는 27.7°C 이하에서 부화하면 수컷으로 태어나고, 31°C 이상에서 부화하면 암컷으로 태어난다.

그런데 최근 4년간 미국 플로리다 해변에서 부화한 거북이들은 대부분 암컷이었다. 지구온난화로 해변 모래온도가 올라가면서 알에서 암컷으로 부화한 것이다. 

플로리다 키스제도에 있는 거북병원의 벳 지르켈바흐 원장은 "플로리다 여름기온이 지난 4년간 가장 높았다"며 "바다거북의 부화 과정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이 기간에 부화한 바다거북이 모두 암컷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키스제도는 플로리다주 남단의 적도 부근에 위치한 곳이다.

미국 플로리다 애틀랜틱대학교(Atlantic University)가 2019년 발표한 연구에서도 온도가 높으면 암컷으로 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연구팀은 보카 라톤 근처에서 부화한 바다거북에 대해 10년간 연구했는데, 온도가 높았던 7년동안 새끼거북 100%가 암컷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플로리다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에 있는 레인섬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2018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레인섬 해변에서 부화한 새끼거북의 99% 이상이 암컷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거북이의 수명이 길기 때문에 성비 불균형이 즉각적인 악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바다거북 개체수에 해로울 것이라고 설명한다. 

거북병원의 멜리사 로살레스 로드리게스는 "거북의 유전적 다양성이 사라져 앞으로 몇 년 뒤면 거북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며 "거북이 대를 잇는데 필요한 암수 성비가 무너졌다"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관련기사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