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다해가는데 퇴적물까지..."댐들 저수용량 감소로 물부족"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1-12 10:57:10
  • -
  • +
  • 인쇄
이미 19% 줄었고 2050년까지 28% 감소
농업용·식수·수력발전 '비상'...대응해야


물을 관리하고 저장하는 댐들이 기후변화로 빈번해진 가뭄과 홍수로 퇴적물이 많이 쌓이면서 2050년에 이르면 저수용량이 4분의1로 줄어 전세계가 심각한 물부족 사태를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11일(현지시간) 유엔 연구기관인 유엔대학 물·환경·보건연구소(UNU-INWEH)는 전세계 150개국 대형댐 6만개 가운데 건설연도와 설계용량이 정확히 확인된 4만7403개를 분석한 결과, 전세계 대형댐 저수용량은 이미 13~19% 줄어들었다. 대형댐의 기준은 높이 15m 이상, 담수량 300만톤 이상, 초당 방류량 2000톤으로 정의된다.

1930~1970년 건설된 대형댐들은 대부분 50~100년 지속되도록 설계됐다. 이에 보고서는 대형댐들의 수명이 끝날 무렵인 2050년에 이르면 대형댐들의 저수용량이 23~28%까지 1조6500억㎥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줄어드는 물의 양은 인도와 중국, 인도네시아, 프랑스, 캐나다 등 5개국이 한해 사용하는 물의 양과 맞먹는 규모다.

댐의 저수용량이 줄어드는 주요 원인은 퇴적물로 지목되고 있다. 강은 자연적으로 퇴적물을 습지와 해안으로 씻어내지만, 댐은 이같은 자연 기능이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퇴적물이 쌓일 수밖에 없다. 퇴적물이 많아지면 저수용량은 그만큼 줄어든다. 대형댐들은 홍수 피해를 방지하고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등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저수용량 감소는 심각한 물 관리·공급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UNU-INWEH 소장 블라디미르 스마흐틴(Vladimir Smakhtin) 박사는 "전세계적인 댐의 저수용량 감소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일"이라며 "퇴적물 증가가 하천 상류지역의 홍수 위험을 높이고 야생생물 서식지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하류지역 주민들에게도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홍수와 가뭄과 같은 극단적인 이상기후는 더 늘어날 것이고, 가뭄으로 약해진 토양에 더 강도 높은 소나기가 내리게 되면 퇴적물은 훨씬 더 많이 쌓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댐의 저수용량 감소는 수력발전을 통한 에너지 생산을 감소시켜 재생에너지 공급에도 타격을 입힌다. 보고서는 댐의 높이를 높이거나 퇴적물이 많이 늘어나는 홍수철에 대비한 우회 수로 설치 등의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장기적으로 댐도 하천처럼 자연적 흐름을 회복시키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르웨이 포방(Fåvang)에서는 하천 건강과 수자원 회복을 위해 수력발전댐을 폭파시키기도 했다. 중국이 메콩강에 건설한 댐도 하류 국가로 유입되는 침전물의 흐름을 방해해 경관을 변화시키고 수백만 농민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보고서의 공동저자 두민다 페레라(Duminda Perera) 박사는 "전세계 모든 나라, 모든 지역에서 댐의 저수용량이 줄고 있다"며 "이는 농업용수 공급, 수력발전, 식수 공급 등을 포함한 경제의 여러 측면에 큰 도전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번 연구결과는 각 당국이 지역별 특성 등을 고려해서 해석해야 한다"면서도 "새로 건설되고 있거나 건설예정인 댐만으로는 퇴적물 증가에 따른 물 부족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韓 금융당국 기후정책 亞 '중하위권'…"인니와 필리핀보다 점수 낮아"

우리나라가 동남아시아권 국가들에 비해 경제규모와 제도적 역량이 월등함에도 금융권의 기후대응 정책 수준은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LG U+, 표준협회 콜센터품질지수 통신업종 2개 부문 1위

LG유플러스가 한국표준협회(KSA)가 주관하는 '2025년 콜센터품질지수(KS-CQI) 조사'에서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IPTV 2개 부문에서 최우수기업으로

셀트리온, 美 일라이 릴리 공장 인수..."인수와 증설에 1.4조원 투자"

셀트리온이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에 소재한 약 4600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인수 계약을 체결했

CJ제일제당, 폭염도 견디는 배추 신품종 '그린로즈' 개발

CJ제일제당이 국내 최초로 여름철 폭염에도 잘 자라는 고온적응성 배추 품종 개발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배추는 기후변화로 생산량이 줄고 있는 대

'차량 1대당 탄소 3㎏ 감축'…현대차, 재활용 소재 '타이어 스틸벨트' 개발

현대자동차그룹이 철 스크랩 등 재활용 소재를 80% 이상 사용한 타이어 스틸벨트(Steel belt)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로 제작한 타이어를 장착한

해킹 사고 터진 KT와 롯데카드 "ESG평가 감점요인"

KT와 롯데카드가 해킹 사고로 ESG 평가점수가 하락할 전망이다.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는 '정보보호' 사안에서 심각성이 중대하다고 판단하며 해당

기후/환경

+

정부 "2035 재생에너지 37% 늘려 전력부문 탄소감축 높이겠다"

정부가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최대 37%까지 늘려서 전력생산 부문 탄소배출량을 2018년 대비 68~79%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비

韓 금융당국 기후정책 亞 '중하위권'…"인니와 필리핀보다 점수 낮아"

우리나라가 동남아시아권 국가들에 비해 경제규모와 제도적 역량이 월등함에도 금융권의 기후대응 정책 수준은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날씨] 가을 알리는 '요란한 비'...24일 시간당 20∼30㎜ 폭우

오는 23일 밤부터 남해안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 24~25일 많은 비가 오겠다. 이 비가 그치면 가을이 성큼 다가온다.23일 오전 제주에서 내리기 시작한 비가

공기보다 더 빨리 뜨거워지는 강물...'하천폭염' 속도 4배 빠르다

하천의 수온이 상승하는 '하천폭염'(Riverine Heatwaves) 속도가 공기가 데워지는 대기폭염 속도보다 최대 4배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펜셀베니아주

서울시 반지하 침수 막겠다더니...올해도 1072가구 잠겼다

올해도 폭우로 서울시 반지하 주택 1072가구가 물에 잠겼는데도 서울시는 침수대책은커녕 피해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

해빙 붕괴로 가라앉는 미세조류...기후위기 더 악화시킨다

북극의 얼음이 빨리 녹으면서 얼음 속에 살던 미세조류가 예상보다 일찍 가라앉아 바다의 탄소저장 기능이 흔들리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극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