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 온 걸 아는지 멧토끼가 지나가다 말고 꾸벅 인사를 하고 간다.
20일 국립공원공단은 설을 맞아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국립공원 곳곳에 설치됐던 무인카메라에 포착된 야생동물의 활동 장면을 공개했다.
변산반도에서는 지난해 12월 야간에 활동하던 멧토끼가 찍혔다. 국립공원공단은 "주위를 살피는 듯한 멧토끼가 계묘년 새해를 맞아 인사하듯 무인카메라를 잠시 응시하다 화면 밖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내변산 일대에서는 물장난을 치는 담비도 포착됐다.
담비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보호종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지리산에 갑자기 등장한 노루를 보고 깜짝 놀란 담비가 도망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지난해 4월에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아랫돌섬에서 어미 검은머리물떼새가 알을 품는 장면도 포착됐다. 국립공원공단은 "희귀한 장면"이라며 "어미 새가 몇 날 며칠 동안 한자리에서 알을 보호하는 모성애를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도 국립공원 곳곳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포착됐다. 태백산에서는 주변을 경계하는 산양의 모습이 담겼고 계룡산에서는 지저귀는 팔색조의 모습이 찍혔다.
소백산 인근 생태통로에서는 지난해 8월 어미와 새끼 삵 가족이 함께 이동하는 모습, 홀로 휴식을 취하는 모습 등이 찍혔다.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계묘년의 주인공인 토끼와 다양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촬영된 이번 영상으로 국립공원이 야생동물의 안정적 서식지 역할을 하는 곳임을 알 수 있다"며 "서식지 보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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