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40% 올랐는데 난방비는 2배 폭탄...왜?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1-25 20:04:52
  • -
  • +
  • 인쇄
기후변화로 올겨울 '냉탕온탕' 기온 급변 추세
한파로 사용량 증가하면서 가스요금 인상 체감
▲전국적으로 강추위가 찾아오며 난방비 급등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24일 서울 시내 한 주택 가스계량기 모습. 난방비에 해당하는 도시가스 요금과 열 요금은 최근 1년 동안 각각 38.4%, 37.8%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도시가스 요금은 40% 가까이 인상됐는데 난방비는 왜 2배 이상 높아진 것일까. 

영하 10도 이하의 강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지만 올 1월 '난방비 폭탄'을 맞은 가구들은 실내온도를 함부로 높일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12월만 해도 10만원대였던 난방비가 올 1월에 30만원으로 껑충 뛰면서 말그대로 '현타'가 온다는 것이다.

직장인 강모씨는 1월 난방비가 2배 이상 높아진 것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무려 31만6000원이 청구된 것이다. 지난해 1월 13만3000원을 냈던 것에 비하면 137%나 증가했다. 강씨는 "한파 때문에 사용량이 늘어났다고 하더라도 난방비가 2배 이상 올라간 것은 이해가 안된다"며 기막혀 했다.

현재 '난방비 폭탄'에 울분을 터트리는 사람은 강씨뿐만 아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난방비가 2~3배 나왔다는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 누리꾼들은 "씻을 때 빼곤 보일러 못 틀겠다", "온수매트랑 슬리퍼 구매해야겠다" 등의 글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 아파트 주택관리인은 "갑작스러운 난방비 상승에 당황한 입주민들의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있다"며 "잘못된 금액이 아니니까 문의 전화를 그만하라는 방송까지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유독 1월 난방비 요금이 급증한 것일까. 

이는 계절적 요인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개나리가 필 정도로 따뜻한 날씨였다. 역대 11월 날씨 가운데 몇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고온을 기록했다. 이런 날씨는 12월 중순까지 이어지다가 크리스마스를 앞둔 23일 이후 갑자기 강추위로 돌변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찬공기를 막아주는 제트기류가 느슨해져 발생한 한파였다.

난방 사용량은 당연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 강추위는 새해들어 다시 들이닥쳤다. 영하 15도 이하의 역대급 한파가 연일 이어지면서 난방비 사용량도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처럼 '냉탕온탕'을 오가는 날씨 탓에 난방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전월보다 2~3배 심한 경우에는 5배 이상 난방비가 많이 청구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가스요금이 1년 사이에 40% 인상된 것도 '난방비 폭탄'을 더욱 체감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도시가스 도매요금은 주택용을 기준으로 4차례(4·5·7·10월)에 걸쳐 1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5.47원 올랐다. 1년 사이에 42.3% 올랐다. 지역난방 가구에 부과되는 열 사용요금도 38.4%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크게 오른 때문이다. 

결국 기후변화가 낳은 겨울 한파라는 계절적 요인과 가스요금 대폭 인상이 빚은 결과가 '난방비 폭탄'으로 나타났다.

난방 사용량을 줄이지 않으면 2월에도 '난방비 폭탄'을 맞을 수 있다. 25일 올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하는 등 역대급 한파를 기록했고, 이번 추위는 1월말까지 계속 이어진다는 예보다. 이 때문에 1월에 난방비 폭탄을 맞은 가구들은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난방 온도를 낮추거나 불필요한 장소에 난방을 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절약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앞으로 겨울의 이상기온 현상이 더 잦아지고 심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게다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탄소중립 정책으로 가스요금과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분기별 전기요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고, 가스요금도 2분기 인상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상폭은 1.5배~1.9배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올 연말에 이르면 현재보다 더 많은 난방비를 지불해야 한다. 

이 때문에 취약계층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3분기 소득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전기·가스요금 등 연료비 지출액은 월평균 6만6950원으로 전년대비 12.4%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소득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연료비는 6.8%밖에 늘지 않았다.

정부는 취약계층 난방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시가스 요금할인 한도를 50% 늘렸다. 이에 따라 △장애인(1∼3급) △국가·독립유공자 △기초생활보장(생계·의료급여) 수급자의 동절기(12~3월) 가스요금 월 할인 한도가 기존 2만4000원에서 3만6000원으로 확대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우리은행,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해 '플로깅' 봉사활동

우리은행이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해 플로깅 봉사에 나섰다고 12일 밝혔다.우리은행의 직원 사회공헌 커뮤니티 'WOORI 가족봉사단' 은 지난 10일 인천 을

KB국민은행, 2027년까지 3만㎡ '바다숲' 조성한다

KB국민은행은 5월 10일 '바다식목일'을 맞아 오는 2027년까지 3만제곱미터(㎡)의 바다숲을 조성하는 'KB바다숲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바다는

대한항공, 캐나다 2위 항공사 '웨스트젯' 지분 10% 인수

대한항공이 캐나다 2위 항공사 지분 10%를 인수하며, 글로벌 항공사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대한항공은 9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캐나다 웨스트젯 항

현대百 등 4개 계열사 자사주 취득..."주주가치 제고 차원"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등 계열사 4곳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약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취득하기로 했다.현대백화점은

빙그레 대표이사에 ㈜제때 김광수 사장 내정

빙그레가 신임 대표이사에 ㈜제때의 김광수 대표이사를 내정했다고 9일 밝혔다.빙그레는 전창원 현 대표이사가 최근 개인적인 이유로 자진 사임 의사

LG화학, 협력사 탄소중립 지원 소매걷었다..."ESG경영 실천"

LG화학이 협력사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다.LG화학은 9일 '탄소중립 선도플랜트 구축 지원' 사업을 통해 우수 협력사인 우성케미칼의

기후/환경

+

EU, 車 탄소배출 규제완화 확정…"전기차 전환 지연 우려"

유럽연합(EU)이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유럽의회는 8일(현지시간)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5년~2027년까지 3년 평균 배출

4월 1.5℃ 또 무너졌다…역대 두번째 더운 4월로 기록

올 4월 전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1℃ 상승해 관측 사상 두번째로 더운 4월로 기록됐다.유럽연합 기후변화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

美중부지역 '4일간 비가 내릴 가능성' 40% 높아졌다

기후변화로 인해 미국 중부지역에서 나흘간 연속적으로 비가 내일 가능성이 40% 더 높아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기후연구단체 세계기상특성(WWA)이 9

美 15개 주 '반기'...트럼프 '에너지 비상사태' 명령에 공동소송

미국의 15개 주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비상사태' 행정명령에 반대하며 9일(현지시간) 연방법원에 공동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행정명령이

플라스틱 속 화학물질...카페인처럼 수면을 방해한다고?

플라스틱을 생산할 때 사용되는 화학물질이 인체의 생체시계를 최대 17분까지 지연시켜 수면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최근 노르웨

[새 정부에 바란다] "기후경제부 중심으로 녹색산업 성장시켜야"

올 3월 역대급 산불피해가 발생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