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자정부터 공공차량에 대해 '5부제'가 의무적으로 시행되는 가운데 산업계와 금융계도 정부의 에너지 절감 기조에 발맞춰 차량 5부제와 소등, 절전 강화 조치에 나선다. 중동 전쟁 격화로 불안정해진 에너지 수급 문제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대기업과 시중은행들도 백지장을 맞드는 자세로 동참하고 있다.
24일 우리금융지주는 25일 0시부터 은행 본점 주차장 이용 차량을 대상으로 차량 5부제를 강제한다. 우리금융은 이미 2019년부터 차량 번호 끝자리에 따라 지정 요일에만 주차장 출입을 허용하는 5부제를 운영해왔지만, 이번에는 위반 차량에 벌금까지 부과하기로 했다.
신한금융도 전날부터 전 계열사 임원과 부서장 업무용 차량까지 5부제 적용 범위를 넓혔다. NH농협금융은 24일부터, KB금융과 하나금융은 25일부터 차량 5부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IBK기업은행은 2008년부터 홀수·짝수 차량 2부제를 운영해왔으며, 추가 에너지 절감 대책도 검토 중이다.
금융권은 차량 운행제한에 그치지 않고 건물에너지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오후 6시 이후 야근자를 제외한 업무용 PC 전원 종료 여부를 점검하고, 건물 일괄 소등을 실시한다.
KB금융은 일부 대면회의를 화상회의로 전환하고 적정 실내온도 유지 캠페인에 나서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명동 사옥 등을 중심으로 평일 오후 6시 일괄 소등 후 한 시간 단위 추가 소등을 실시하고, 우리금융은 영업점 에너지 사용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불필요한 낭비를 줄일 방침이다.
산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HD현대는 전날 그룹 전 계열사와 사업장에 에너지 절감 방안을 공지하고 자율 참여 방식의 차량 10부제를 시행했다. 자동차 번호 끝자리와 날짜 끝자리가 같은 날에는 해당 차량 운행을 자제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사무용품과 비닐·플라스틱 등 석유화학 파생상품 사용을 줄이고, 저층부 계단 이용, 점심시간 및 퇴근 시 소등, 컴퓨터·모니터·프린터 전원 차단 등을 권고했다. 생산 현장에서도 유휴 설비 대기전원 차단, 작업 종료 후 조명 소등, 압축공기·가스 점검 강화, 공회전 최소화 등 절감 조치가 병행된다.
기존에 에너지 절감 제도를 운영해온 기업들도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수원 본사를 비롯한 대부분 사업장에서 차량 10부제를 상시 운영 중이며, 포스코는 2008년 도입한 차량 5부제에 더해 냉난방과 조명 운영 최적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점심시간과 퇴근 후 사옥 일괄 소등, 조명 LED 교체 등을 통해 전력 사용을 줄이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미 공공부문 차량 5부제 강화에 들어갔다. 대부분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25일 0시부터 차량 번호 끝자리에 따라 요일별 운행을 제한하는 5부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지난 23일부터 선제적으로 공직자 차량 5부제를 시행 중이며, 공공기관 차량 운행량 2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충남도와 경남도 등도 공문을 통해 차량 5부제 준수와 조명·모니터 전원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일부 지자체는 2부제나 페널티 제도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공공뿐 아니라 민간 부문에도 에너지 절약 협조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배달 용기부터 의료 도구까지 일상에서 석유화학 제품이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며 "외환위기나 코로나 국난을 극복한 것처럼 이번 위기도 국민이 뜻을 모으면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차량 5부제의 실효성을 둘러싼 비판도 나온다. 환경단체들은 단기 대응만으로는 반복되는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차량 5부제가 실제 에너지 절감으로 얼마나 이어질지 의문"이라며 "근본 대책은 재생에너지 확대"라고 주장했다. 인천녹색연합도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라도 특정 지역과 발전원에 의존하지 않는 분산형 재생에너지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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