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아이들 건강에 치명적...학업성취도까지 영향"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4-26 12:49:25
  • -
  • +
  • 인쇄
소아천식·진드기병 등 전방위적 보건위협
교육격차로 미래소득 영향...불평등 커질 것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이 아이들의 학업성취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기후위기가 어린이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어린시절 겪은 기후변화 경험이 학습, 건강, 거주지 안전 등 향후 일생을 결정짓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지구온난화가 계속 진행돼 지구평균 기온이 2℃~4℃ 올랐을 경우를 가정하고 진행됐다.

소아천식 환자가 늘어난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공기질이 바뀌면서 소아천식이 4%~1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참나무, 자작나무, 잔디 등 주변 식생 변화로 꽃가루가 늘어나 소아천식으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어린이들의 방문 횟수가 매년 17%~30%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곤충의 번식도 늘어나면서 진드기 질환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열, 두통, 피로감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진드기 질환인 '라임병'은 79~241% 증가하면서 연간 최대 2만3400명의 환자가 발생한다는 전망이다. 라임병은 수일내 치료하지 않으면 뇌염, 말초신경염, 심근염, 부정맥과 근골격계 통증 등을 야기한다.

이같은 종합적인 영향에 더해 기후위기로 강도와 빈도가 늘어난 폭염으로 어린이들의 학업성취도마저 4~7% 감소시킨다는 분석이다. EPA는 학업성취도 저하가 아이들의 미래 소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경제적으로 이를 환산하면 학생 개인은 수천달러, 국가 전체적으로는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추산했다.

게다가 EPA는 기후위기가 계속된다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100만~200만명의 어린이들이 집을 잃고 '기후난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이처럼 낙후된 주거기반 인프라는 유색인종, 저소득층, 건강보험 미가입자 가정의 어린이 등의 기존 불평등 요소에 더해져 교육 격차를 더 크게 벌릴 전망이다.

EPA 고위 관계자 마이클 리건은 "어린이에 대한 건강 위험을 이해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 세대를 보호할 효과적이고 공평한 전략을 개발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보고서는 기후 위기를 해결하고 환경 정의를 발전시키기 위한 바이든 정부의 노력 중 하나다"고 말했다.

기후 및 아동 건강 시민단체들은 하나같이 "기후변화는 어린이들에게 취약하며, 이번 보고서를 계기로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맘스클린에어포스(Moms Clean Air Force)의 수석 정책 분석가 엘리자베스 베처드는 "새로운 보고서는 기후 변화가 우리 아이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정보를 준다"며 "기후 정책에서 어린이의 복지를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베처드는 "아이들이 극심한 더위와 악화된 공기질부터 해안 범람과 곤충 매개 질병의 확산 증가에 이르기까지 기후 변화의 거의 모든 건강 영향에 특히 취약하다"며 "우리는 어린이를 위해 응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이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 라울 루이즈 하원의원은 "본업인 의사로서 환경은 건강의 핵심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이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우리 아이들의 건강, 복지 및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하고, 공중보건적 관점에서 기후위기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한편 EPA는 오는 5월 22일 보고서 내용을 기반으로 공개 토론회를 계최할 예정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올해만 5번째 사망자...李대통령, 포스코이앤씨 강하게 질타

올들어서만 4번의 사고로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가 이재명 대통령의 질타를 받았다. 고용노동부는 포스코이앤씨 본사와 전국 65개 공사

폭염에 맨홀 사망자 또 발생...서울 상수도 작업자들 질식사고

한낮 최고기온이 38℃까지 치솟는 폭염 속에서 맨홀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이 작업자들은 맨홀로 진입하기전에 안전여부

LG전자 "자원순환 캠페인으로 폐배터리 100톤 수거"

LG전자가 고객 참여형 자원순환 캠페인 '배터리턴'으로 폐배터리를 100톤 이상 수거했다고 29일 밝혔다.배터리턴 캠페인은 LG전자 청소기의 폐배터리 등

기후/환경

+

"온실가스도 車배기가스 규제도 폐지"...美 환경규제 '흔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 환경규제의 근간이 되는 온실가스 평가를 폐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제한도 폐지할 계획이다.리

밭에서 익어버린 단호박…폭염에 농산물과 축산 피해 잇달아

단호박이 밭에서 그대로 익어버리는 등 폭염에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제주시 한경면에서 미니 단호박 농사를 짓는 제주볼레섬농장 대표는 지

전담부서 해체한 美 'COP30' 불참할듯...기후리더십 中으로 이동?

미국이 올해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근 유럽연합(EU)과 기후협력까지 맺은

업종별 배출량 전망 모두 빗나갔다...엉터리 통계로 NDC 수립한 尹정부

윤석열 정부 시절에 산업 부문 탄소배출량 감축목표를 기존 14.5%에서 11.4%로 낮추는 근거로 삼았던 당시 산업연구원의 2024년 배출 전망이 완전히 빗나

캄차카반도에 '8.7 초강진'...일본·러시아 쓰나미 경보

30일(현지시간) 러시아 동부 오호츠크해에 접한 캄차카반도에 대규모 강진이 잇따라 발생해 근처 지역에 재난 가능성이 우려된다.러시아와 일본에는 '

[날씨] 38℃ 펄펄 끓는 '중복'...내륙은 '열저기압' 발생

중복인 30일에도 한낮 최고기온은 32∼38℃에 달하는 폭염이 이어지겠다.대전은 38℃, 서울과 대구는 36℃, 광주는 35℃, 인천·울산·부산은 33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