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격차로 미래소득 영향...불평등 커질 것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이 아이들의 학업성취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기후위기가 어린이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어린시절 겪은 기후변화 경험이 학습, 건강, 거주지 안전 등 향후 일생을 결정짓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지구온난화가 계속 진행돼 지구평균 기온이 2℃~4℃ 올랐을 경우를 가정하고 진행됐다.
소아천식 환자가 늘어난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공기질이 바뀌면서 소아천식이 4%~1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참나무, 자작나무, 잔디 등 주변 식생 변화로 꽃가루가 늘어나 소아천식으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어린이들의 방문 횟수가 매년 17%~30%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곤충의 번식도 늘어나면서 진드기 질환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열, 두통, 피로감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진드기 질환인 '라임병'은 79~241% 증가하면서 연간 최대 2만3400명의 환자가 발생한다는 전망이다. 라임병은 수일내 치료하지 않으면 뇌염, 말초신경염, 심근염, 부정맥과 근골격계 통증 등을 야기한다.
이같은 종합적인 영향에 더해 기후위기로 강도와 빈도가 늘어난 폭염으로 어린이들의 학업성취도마저 4~7% 감소시킨다는 분석이다. EPA는 학업성취도 저하가 아이들의 미래 소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경제적으로 이를 환산하면 학생 개인은 수천달러, 국가 전체적으로는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추산했다.
게다가 EPA는 기후위기가 계속된다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100만~200만명의 어린이들이 집을 잃고 '기후난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이처럼 낙후된 주거기반 인프라는 유색인종, 저소득층, 건강보험 미가입자 가정의 어린이 등의 기존 불평등 요소에 더해져 교육 격차를 더 크게 벌릴 전망이다.
EPA 고위 관계자 마이클 리건은 "어린이에 대한 건강 위험을 이해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 세대를 보호할 효과적이고 공평한 전략을 개발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보고서는 기후 위기를 해결하고 환경 정의를 발전시키기 위한 바이든 정부의 노력 중 하나다"고 말했다.
기후 및 아동 건강 시민단체들은 하나같이 "기후변화는 어린이들에게 취약하며, 이번 보고서를 계기로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맘스클린에어포스(Moms Clean Air Force)의 수석 정책 분석가 엘리자베스 베처드는 "새로운 보고서는 기후 변화가 우리 아이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정보를 준다"며 "기후 정책에서 어린이의 복지를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베처드는 "아이들이 극심한 더위와 악화된 공기질부터 해안 범람과 곤충 매개 질병의 확산 증가에 이르기까지 기후 변화의 거의 모든 건강 영향에 특히 취약하다"며 "우리는 어린이를 위해 응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EPA는 오는 5월 22일 보고서 내용을 기반으로 공개 토론회를 계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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