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지구...5월인데 30~40℃ '불볕더위'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5-15 18:4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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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지역 연일 40℃ 넘는 폭염 이어져
한국, 유럽, 북미지역도 때이른 이상고온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5월 9일(현지시간) 쿠알라룸푸르 시내에서 한 여성이 물을 마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5월이 시작되면서 지구 곳곳이 펄펄 끓고 있다.

방글라데시를 비롯해 태국, 인도 등 동남아시아 전역의 낮기온이 연일 40℃가 넘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과 미국의 낮 기온도 예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최고기온을 경신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5월 중순인데도 불구하고 한낮 기온이 30℃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이상고온 현상으로 세계 곳곳에서 때이른 폭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지구의 평균온도를 높여주는 '엘니뇨' 현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이다.

동태평양 적도지역 바닷물이 평상시보다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이 발생하는 시기에는 지구온도가 낮아지지만, 그 반대 현상인 엘리뇨가 나타나는 시기에 지구온도는 올라간다. 지난 3년간 지속됐던 라니냐 시기에도 지구의 온도는 계속 오르기만 했다. 또 엘니뇨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폭염은 이미 시작됐다.

우리나라도 이번주 내내 30℃를 오르내리는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동남아시아와 비교하면 서늘한 편이다. 싱가포르는 지난 13일 낮 최고기온이 37℃까지 치솟았다. 역대 5월 가운데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태국과 베트남, 미얀마 등지는 연일 40℃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체감온도는 50℃를 훌쩍 넘는다.

태평양 연안인 미국 서북부 지역도 폭염이 덮쳤다. 워싱턴주 시애틀 퀼라유트 지역은 지난 14일(현지시간) 32℃를 기록해, 기존 최고치였던 1975년 26.7℃를 크게 뛰어넘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시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낮 최고기온이 33.9℃까지 올라 5월 13일 가운데 역대 최고기온이었던 1973년의 33.3℃를 넘어섰다. 이 지역의 폭염은 16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 기상청(NWS)은 워싱턴주와 오리건주 서부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캐나다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앨버타주에서는 이상고온과 건조한 날씨가 겹치면서 90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비상사태가 선포돼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1만6000명이 긴급 대피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밴쿠버도 올해 역대 가장 이른 시기에 낮 최고기온이 26.7℃를 넘었다.

이처럼 폭염이 빨라지고 광범위해지는 현상에 대해 기후학자들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고온'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국적 기후연구단체인 세계기상특성(WWA)의 최근 연구에 의하면, 지구온난화가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알제리 등 4개국의 폭염 발생 가능성이 산업화 이전보다 최소 100배 높아졌다. 실제로 지난 4월 26∼28일 이 국가들은 36.9∼41℃에 이르는 이상고온이 나타났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이상고온이 이어지는 가운데 엘리뇨까지 겹치게 되면 올해 폭염의 수준은 역대급이 될 것이라는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엘니뇨가 시작될 시점은 올 5∼7월이 60%이고, 6∼8월이 80%로 예상했다. 엘리뇨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폭염과 가뭄, 홍수는 더 촉진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구의 기온은 역대급으로 치솟는다는 것이다. 

이에 많은 기후학자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멈추기전까지 이상고온 현상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후과학자 제크 하우스파더는 "엘니뇨로 인해 2024년은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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