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은 '기후재앙'...온실가스 1.2억톤 발생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6-08 12:38:46
  • -
  • +
  • 인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기후피해' 보고서 표지 (출처=에코디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1억2000만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됐다.

우크라이나 환경부와 현지 기후단체 에코디아(Ecoaction.org.UA)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기후피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22년 11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발표된 1차 중간평가에 이은 후속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2월부터 1년간 약 1억2000만톤의 온실가스가 발생했다. 이는 벨기에의 연간 배출량 또는 약 2700만대의 자동차가 1년동안 도로에서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

보고서의 주저자이자 전쟁관련 배출량 전문가인 레나르 드 클레르크(Lennard de Klerk) 연구원은 "전쟁으로 인한 배출량이 이렇게 포괄적인 규모로 측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데이터는 위성, 과학 논문, 전문가 인터뷰, 업계 보고서, 오픈소스 정보 등 다양한 출처에서 수집됐다"고 밝혔다.

직접적인 전투로 발생한 온실가스는 약 2200만톤에 이른다. 이는 1억2000만톤의 20%에 달하는 배출량이다. 또 포격과 폭격, 폭발로 인한 화재로 발생한 온실가스는 약 1800만톤으로, 이는 전체 배출량의 15%를 차지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1헥타르(2.5에이커) 이상의 면적을 태운 화재 건수는 전쟁이 시작되기전 12개월에 비해 전쟁 첫 해에 36배 증가했다.

▲우르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온실가스 총배출량 (출처=에코디아)

보고서는 "전쟁으로 인한 가장 큰 기후 영향은 전쟁 후 손상되고 파괴된 건물과 인프라를 재건하는데서 비롯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건하려면 시멘트와 콘크리트 등 막대한 양의 자재와 중장비들이 동원되기 때문이다. 또한 보고서는 "전쟁 중 러시아가 에너지 인프라를 중심적으로 타격했기 때문에 이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를 더 심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진은 "탱크, 비행기 및 기타 장비의 연료 사용, 요새 건설, 무기 생산 등 전쟁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지구온난화 오염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화재, 사회간접자본 파괴 및 재건 비용, 유럽 에너지 소모 구성의 변화와 같은 간접적인 영향도 모두 포괄했다"고 밝혔다. 특히 보고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영공을 피하기 위해 항공사가 비행 경로를 변경하면서 발생한 탄소배출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전쟁 이전과 이후 도쿄-런던 항로 비교 (출처=에코디아)

클레르크는 "이는 보수적인 추정치이기 때문에 전쟁이 끝나고 나서야 더 정확한 근사값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와 연락해 탱크와 비행기에 얼마나 많은 연료를 사용하고 있는지 물어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지난해 9월 러시아 가스관 노드 스트림 1과 2가 파괴된 후 방출된 메탄오염에 관한 조사도 포함돼 있다. 클레르크는 "엄청난 양의 메탄 배출이 있었는데 정말 놀라웠다"고 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시켰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 이후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석유 가격이 급등하자 유럽은 석탄을 더 많이 태웠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유럽 각국은 러시아 석유와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이기 위해 일제히 재생에너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 관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제임스 아파투라이(James Appathurai) 신흥 안보 문제 담당 부사무차장은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의 환경적 비용을 살펴보면, 전쟁은 탄소배출 측면에서 재앙이다"고 말했다.

미국 터프츠대학교(Tufts University) 국제·외교대학원 레이첼 키테(Rachel Kyte) 학장은 "이 보고서는 국가의 기후보고에 전쟁을 포함하고 순제로 및 더 큰 회복력으로의 전환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며 "유럽 전체와 전세계를 위해 우크라이나 재건은 정의로운 평화에 따른 친환경적인 재건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드 클레르크는 "사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당장의 생존이 갈급해 기후위기에는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다"면서도 "장기적인 기후 영향을 분석하고 문서화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코디아는 "우리는 러시아의 이러한 침략 행위로 인한 피해가 우크라이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온실가스 추가 배출을 통해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는 모두의 문제라는 것을 전세계에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