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우림 파괴는 탄소 흡수원과 생물다양성 파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당시 세계 정상들의 '벌목 금지' 합의가 무색하게 지난해 스위스 면적만한 열대우림이 사라졌다.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 WRI)와 메릴랜드대학교가 공동으로 집계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분마다 축구장 11개 면적에 맞먹는 열대우림이 파괴됐다. 보고서는 "2022년에 4.1헥타르의 원시 열대우림을 잃었으며, 이는 2021년에 비해 약 10%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볼리비아 아마존에서 가나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에서 가장 탄소 흡수도가 높고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생태계가 목축업, 농업, 광업을 위해 개간됐다"며 "일부 국가에서는 원주민들이 개간으로 쫓겨나기도 했다"고 했다.
WRI는 "인간이 지구온난화를 완화하고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를 파괴하고 있다"며 "열대우림 개간은 화석연료 연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온실가스 배출원이며, 생물다양성 손실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열대우림의 파괴를 막지 않고서는 지구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로 제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2021년 당시 열린 COP26에서 미국, 중국, 러시아 등 100여개국의 정상들은 오는 2030년까지 산림 벌채를 중단하기로 약속했지만 이번 연구에서 각국이 이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것이 드러났다.
브라질, 콩고민주공화국, 볼리비아는 2022년 열대 원시림 손실률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가나의 경우 절대적인 수치는 적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산림 손실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러시아의 경우 아한대 산림 손실이 2021년 정점을 찍고 둔화됐지만, 연구자들은 "이것이 긍정적인 추세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보고서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최근 몇 년간 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산림 손실률을 사상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에 잉거 안데르센(Inger Andersen) 유엔환경수석은 열대우림 개간을 위한 단기적인 경제적 이득을 없애기 위해 산림 벌목으로 인한 탄소세를 높게 책정할 것을 촉구했다. 실제 에너지전환위원회(Energy Transition Commission)의 연구에 따르면 가장 위험에 처한 산림 지역을 보호하려면 연간 최소 1300억달러가 필요하다.
안데르센 수석은 "산림 벌채를 종식하고 산림 면적 손실을 막는 것은 기후행동을 빠르게 추적하고 복원력을 구축하며 손실과 피해를 줄이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며 "우리는 산림의 진정한 가치와 실제 배출 비용을 반영하며 판매자가 산림을 보호하도록 장려하기에 충분한 산림 탄소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림보호와 산림복원은 탄소 가격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 원주민과 지역사회의 생계를 보호하며, 기상 패턴을 안정시키고 산사태, 토양 침식 및 홍수로부터 우리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보고서는 "긍정적인 결과도 있다"고 했다. 브라질의 경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ácio Lula da Silva) 대통령이 산림 벌채 중단을 약속했다. 브라질은 올해말 이 문제를 논의할 범아마존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보고서는 "브라질, 인도네시아, 콩고민주공화국은 유엔환경회담에서 '열대우림의 오펙(Opec of rainforests)'으로 불리는 연합을 통해 산림보호를 위한 자금 지원을 요구하며 점점 더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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