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관리 능력 시장신뢰 방증"
기업의 ESG 평판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한 국내 분석결과가 나왔다.
ESG 전문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가 6일 발간한 'ESG 평판 이벤트가 초과수익률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ESG 사건·사고 발생시 수익률이 평균 1.33% 하락한다. 또 ESG 사건·사고가 발생하더라도 ESG 성과가 누적된 경우 손실은 더 적고, 회복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스틴베스트는 2020년 하반기부터 2023년 5월 사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50개 기업의 부정적 ESG 평판 이벤트 발생 여부를 파악하고, 발생 이후 시장 반응을 분석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이번 분석에 자체개발한 AI 기반 ESG평판 측정모형 '서스틴 레피'(SUSTIN REPi)를 활용했다.
AI 언어모델 버트(BERT)를 탑재한 '서스틴 레피'는 매일 수천건의 텍스트를 분석해 기업의 ESG 평판 이벤트 발생 여부를 판단한다. '서스틴 레피'는 이벤트의 심각성, 평판에 미치는 영향,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에 따라 ESG평판 이벤트를 5종류(Bad/Poor/Neutral/Good/Excellent)로 구분한다.
일례로 'Bad'로 분류된 이벤트가 가장 심각하고 부정적이다. 대규모 횡령, 부당내부거래, 소비자 피해 사건 등 기업가치와 연관성이 크고 손해규모가 큰 사건이 'Bad'로 분류된다.
분석 결과, 가장 심각성이 큰 'Bad' 이벤트가 발생한 경우 사건발생 1일전과 비교했을 때 5일 후까지 누적 평균 초과수익률(CAAR)이 -1.33% 발생했다. CAAR은 정상적인 기대수익률을 벗어난 누적수익률이다. 'Bad' 이벤트가 발생하면 해당 기업의 수익률은 정상적인 수익률에 비해 약 1.33% 더 낮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심각성이 낮은 'Poor' 이벤트 발생시에는 약 -0.41%의 누적 평균 초과수익률이 발생했다.
일별 누적 평균 초과수익률을 살펴보면, 부정적인 ESG 평판 이벤트 발생 이후 5~6일경 가장 낮은 누적수익률을 보이고 그 이후에는 정상수익률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즉 단일 ESG 사건·사고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대략 일주일(5거래일) 정도인 셈이다.
다만 기업의 ESG 평판은 장기적으로 여러 사건이 누적됨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개별 ESG 이벤트의 평판이 아닌 기업 자체의 ESG 평판과 수익률 사이의 관계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서스틴베스트의 설명이다.
실제로 추가 연구에 앞서 ESG 성과에 따라 기업을 High/Mid/Low 그룹으로 나눠 단순 비교했을 때 수익률 하락폭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Bad' 또는 'Poor'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5거래일간 High그룹의 초과손실은 0.32%에 그쳤던 반면, Low그룹은 0.99%까지 손실이 확대됐다.
정다솜 선임연구원은 "ESG 성과 그룹에 따라 이벤트 발생에 대한 시장 반응 정도가 다른 것은 시장이 ESG 등급이 높은 기업의 ESG 리스크 관리 능력을 신뢰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ESG 등급이 높은 기업은 ESG 사고를 잘 수습해 ESG 사고가 장기적인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작을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이 연구는 ESG 요소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진 최근의 국내시장을 중심으로 ESG 평판 이벤트와 수익률 간의 관계를 실증한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서스틴베스트는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ESG 평판과 이를 활용한 투자전략 개발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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