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식단' 육류섭취보다 환경발자국 75% 줄인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7-21 10: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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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수질오염, 토지사용량 현저히 감소
야생동물 파괴 66%, 물사용량 54% 감소시켜

비건식단이 식품생산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육류섭취할 때보다 75%가량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학(Oxford University)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식품(Nature Food)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비건 식단은 하루 100g 이상의 육류를 섭취하는 것보다 온실가스 배출량, 수질오염, 토지 사용량을 75%나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비건식은 야생동물 파괴를 66%, 물 사용량을 54%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완전 채식이 아니더라도 하루 50g 미만의 저육식 식단은 온실가스 배출과 수질오염 및 토지 이용에 미치는 영향이 고육식 식단의 절반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이는 비건식은 소와 양 등 축산생산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가 낮기 때문"이라며 "비건 식단은 고육식 식단에 비해 메탄을 93% 덜 배출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육류와 유제품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며 "그러나 이전 연구에서는 각 식품유형의 영향에 대한 표준적 식단과 평균값을 사용해 실제 식생활을 정확하기 측정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연구진은 5만5000명의 실제 식단을 분석하고 119개국 3만8000개 농장의 데이터를 사용해 다양한 방식과 장소에서 생산되는 식품들이 어떻게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했다. 연구의 주 저자인 피터 스카버러(Peter Scarborough) 옥스퍼드대학 교수는 "이같은 작업을 통해 연구신뢰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들은 "조사결과 환경영향 측면에서 생산 장소와 방법보다 무엇을 먹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며 "단적으로 육류 중 가장 친환경적인 유기농 돼지고기조차도 작물 중 가장 덜 친환경적인 유지 종자보다 8배나 더 많은 기후 및 환경 피해를 유발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구진들은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람들이 먹는 육류의 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노르웨이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군 병영식에서 육류를 줄이고 채소와 대두단백을 더 급여하고 있다.

스카버러 교수는 "우리의 식단 선택은 지구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식단에서 육류와 유제품의 양을 줄이면 식단 발자국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국제 식량 생산망은 전체 온실가스의 3분의1을 차지하고 전세계 담수의 70%를 사용하며 강과 호수 오염의 80%를 유발한다.

학계에서도 해당 연구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닐 워드(Neil Ward) 이스트 앵글리아대학(University of East Anglia)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동물성 식품을 멀리하는 식단 전환이 환경발자국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레딩대학교(University of Reading)의 리처드 티핀(Richard Tiffin) 교수는 "이 연구는 식품소비 데이터를 식품 생산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데이터와 연결하려는 가장 포괄적인 시도"라며 "육류 소비를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육류 소비를 줄이도록 장려하고 채식주의자가 비건 채식을 하도록 장려하면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목축업자 및 육류 회사들의 저항으로 실제 정부 주도의 비건 정책을 펼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영국 농무부 대변인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먹는 음식에 대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며 "비건식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지만 잘 관리된 가축은 생물 다양성 지원, 시골의 특성 보호, 농촌 지역 사회에 중요한 소득 창출과 같은 환경적 이점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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