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년이나 버텼는데...기후변화에 히말라야 이끼 '멸종위기'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8-10 12:49:59
  • -
  • +
  • 인쇄

지구에서 3억9000만년동안 이어오던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이끼가 기후변화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9일(현지시간)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University of Freiburg)과 중국 북경사범대학 등 국제연구진은 "히말라야에서 발견된 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끼가 기후변화에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며 "3억9000만년동안 자라온 타카키아 이끼는 지금까지 발견된 이끼 중 가장 빠르게 진화하는 종 중 하나지만 기후변화에 적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고 밝혔다.

연구진들은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타카키아 이끼가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자외선에 노출되고 있다"며 "연구하는 기간동안 티베트의 타카키아 개체수는 매년 약 1.6%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연구진들은 "21세기 말에는 타카키아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전세계적으로 1000~1500평방킬로미터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타카키아 이끼는 작고 느리게 자라는 이끼다. 미국, 일본, 티베트 외딴 지역에서 소량 발견된다. 연구진들은 "10년에 걸친 탐사연구 끝에 기후변화가 이 이끼의 종과 서식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최초로 이끼의 DNA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루오양 후 북경사범대학 생명과학연구원은 "히말라야의 높은 고도와 변덕스러운 날씨로 인해 하루 만에 사계절을 겪을 수 있는 채취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연구진들은 "히말라야의 극한 자연환경 때문에 타카키아는 여러 세대에 걸쳐 손상된 DNA를 고치고 자외선 손상에서 회복하는 데 능숙하게 진화했다"며 "식물이 자연에 잘 적응하는 이유는 이러한 능력이 유전됐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진화 과정을 통해 타카키아 이끼는 히말라야 산맥이 생기기 이전인 1억년 전부터 이 지역에서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랄프 레스키(Ralf Reski) 프라이부르크대학 생명공학 박사는 "우리는 살아있는 화석을 묘사하고 분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각국의 식물학자들과 협력해 실험실에서 일부 표본을 증식해 티베트의 실험 현장에 이식함으로서 이 종의 생존을 보존하고 연장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셀(Cell)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농심 조용철 부사장,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

농심은 조용철(63) 영업부문장 부사장을 12월 1일부로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21일 밝혔다.신임 조용철 사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

KT, 악성코드 감염 알고도 '미보고'…"심각성 인지 못했다"

KT가 지난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악성코드 'BPF도어'에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당국은 물론 대표이사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채 내부에서 은폐한 사실

삼성전자, 전영현·노태문 '투톱' 체제…쇄신보다 '안정'에 방점

삼성전자 조직이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 '두톱' 체제로 강화된다.21일 삼성전자는 반도체(DS) 사업의 전영현 부회장을 유임하고, 모바일(MX)·

대한항공, 삼성E&A와 손잡고 美SAF 시장에 진출한다

대한항공이 삼성E&A와 손잡고 미국발(發)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시장에 진출한다.대한항공과 삼성E&A는 이를 위해 지난 20일 오후

[ESG;스코어] 스코프2에서 멈춘 금융사들…공시품질 '신한 1위·KB 2위'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사 기후공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한국투자공사(KIC)는 최하위로 나타났다.20일 뉴스트리는 신한·KB·하나·우리

수퍼빈·아로마티카·커뮤니코, 순환경제 모델 구축 '맞손'

AI 기후테크 기업 수퍼빈과 아로마테라피 기반 스칼프&스킨케어 브랜드 아로마티카, 교육혁신 비영리단체 커뮤니코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체계 구

기후/환경

+

전쟁 복구에 탄소시장 도입?…우크라 재건에 기후금융 활용 논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건 과정에 탄소시장과 기후금융을 결합하는 새로운 모델이 논의되고 있다.20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Atlant

인제군 산불 17시간만에 꺼졌다...산림 36ha '잿더미'

강원 인제군 기린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17시간만에 진화됐다.21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동이 트자마자 소방헬기 29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한 결과

亞 탄소시장, 글로벌 자본이 주목하는 새 투자 무대로 급부상

아시아 탄소시장이 국가별 규칙이 제각각인 초기단계에서 벗어나 국제자본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20일(현지시간) 기후

"해양 CCUS는 검증안된 기술...성능·영향 모니터링해야"

해양 탄소포집·저장(CCUS) 기술은 적절한 모니터링과 검증없이 성급히 도입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경고가 나왔다.20일(현지시간) 유럽 해양위원

2100년 美 5500개 유독시설 해안 침수로 위기 직면

2100년에 이르면 미국의 5500개 유독시설들이 해안 침수로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유독성 폐기물 저장소나 석유·가스 저장시설, 오

먹이로 착각하고 '꿀꺽'...바닷새·거북, 소량의 플라스틱에도 폐사

생각보다 적은 양의 플라스틱만으로도 다양한 해양생물이 죽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미국 해양보호단체 '오션 컨저번시'(Ocean Conservancy) 연구팀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