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년 갇혀있던 美범고래 '토키'...방류 앞두고 돌연 사망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8-22 16:46:45
  • -
  • +
  • 인쇄
▲공연명 '롤리타'로 유명한 범고래 '토키'. 53년만의 자유를 앞두고 마이애미 해양수족관에서 숨을 거뒀다. (사진=마이애미 해양수족관 SNS 계정)

미국 마이애미 해양수족관에 갇혀 살던 범고래가 53년만의 자유를 앞두고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이에 전미에서 범고래를 추모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마이애미 해양수족관(Miami Seaquarium)은 소셜서비스(SNS)를 통해 범고래 '토키'(Toki)의 이같은 비보를 전했다. 사인은 신장질환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수족관 측은 지난 며칠동안 토키의 건강이 악화됐으며 의료진이 적극 치료했지만 결국 숨졌다고 설명했다.

범고래 '토키' 혹은 '토키테'(Tokitae)는 공연명 '롤리타'로 더 잘 알려진 범고래다. 또다른 이름은 아메리칸 원주민 부족인 루미족이 지어준 '스칼리첼테너트'(Sk'aliCh'elh-tenaut)로 불리기도 했다.

태평양 북서부에서 태어난 토키는 4살 때 포획돼 마이애미의 수족관에 갇혀 지냈다. 수족관의 범고래 중 가장 나이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토키는 53년만에 바다에 방류될 예정이었으며, 이번주부터 운반용 슬링 착용 훈련을 시작한 참이었다. 토키가 죽자 그 슬링은 사체를 치우는 데 사용됐다. 사망 당시 나이는 57세였다.

범고래 토키의 죽음은 미국 전역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19일 저녁 워싱턴주 휘드비섬과 마이애미 해양수족관 밖에서 촛불집회가 열렸으며 동물보호단체 페타도 18~19일 두 차례에 걸쳐 토키를 기리기 위한 집회를 열었다.

잉그리드 뉴커크(Ingrid Newkirk) 페타 회장은 성명서에서 "많은 사람들이 토키의 지옥같은 삶을 끝내고 해양보호구역에 풀어줄 것을 간청했지만 그 계획은 너무 늦었고 토키는 53년동안 갇혀지내며 단 1분의 자유조차 박탈당했다"고 비판했다.

페타는 대중으로 하여금 해양수족관을 방문하지 않음으로써 토키를 기릴 것을 촉구했다. 또 수족관이 보유 중인 다른 모든 고래들도 해양보호구역에 방생할 것을 수족관 측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활동가들은 토키가 지내온 수족관의 열악한 환경 문제를 비판했다. 2021년 9월 미 농무부(USDA) 동식물검역국은 마이애미 해양수족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연으로 인한 토키의 턱 부상, 열악한 수질 등 심각한 문제들이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직원들을 상대로 진행한 인터뷰에서는 2021년말 토키를 비롯한 수족관 동물들에게 썩은 생선을 먹이다 3주만에 돌고래, 점박이물범, 매너티가 폐사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키의 소유주는 범고래를 야생에 풀어주면 전문적인 보호와 먹이를 빼앗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오랫동안 방생 요구를 거절해온 바 있다.

미 해양대기청 고래연구센터는 토키의 죽음에 대해 "그는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라며 비통함을 전했다.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토키가 속한 미 남부 야생 범고래의 최근 개체수는 73마리다.

범고래를 한 공동체로 여기며 토키의 자유를 위해 오랫동안 싸워온 루미족도 애도를 표하며 "우리의 마음은 이번 소식에 영향을 받은 모든 이들과 함께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올해만 5번째 사망자...李대통령, 포스코이앤씨 강하게 질타

올들어서만 4번의 사고로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가 이재명 대통령의 질타를 받았다. 고용노동부는 포스코이앤씨 본사와 전국 65개 공사

폭염에 맨홀 사망자 또 발생...서울 상수도 작업자들 질식사고

한낮 최고기온이 38℃까지 치솟는 폭염 속에서 맨홀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이 작업자들은 맨홀로 진입하기전에 안전여부

LG전자 "자원순환 캠페인으로 폐배터리 100톤 수거"

LG전자가 고객 참여형 자원순환 캠페인 '배터리턴'으로 폐배터리를 100톤 이상 수거했다고 29일 밝혔다.배터리턴 캠페인은 LG전자 청소기의 폐배터리 등

아름다운가게, 수익나눔 '2026 희망나누기' 파트너 공모

비영리 공익법인 아름다운가게가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위한 파트너 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26 아름다운 희망나누기' 사

"굳이 2교대를?" 李대통령 지적에...SPC '8시간 초과 야근' 없앤다

SPC그룹이 생산직 야근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해 장시간 야간근로를 없앤다.SPC그룹은 지난 25일 경기도 시흥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한국노총·민주당·쿠팡 '한자리'..."택배산업 발전 위해 소통" 다짐

택배산업 발전을 통해 노사가 윈윈하기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댔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김사성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 위원장,

기후/환경

+

[영상] 에베레스트 맞아?...쓰레기와 인분으로 뒤덮인 산

수십년간 쓰레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가 쓰레기와 인분으로 뒤덮인 최근 상황이 영상으로 공개돼 화제다.지난 26일 소

이틀간 543㎜ 폭우...中 베이징 일대 '물바다' 8만명 대피

중국 수도권과 동북·동남부 일대가 집중호우로 물바다가 됐다. 베이징에서만 30명이 숨지고, 다른 지역에서도 산사태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

美 트럼프 취임 6개월...30조원 청정투자 프로젝트 '물거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6개월동안 미국에서 221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청정에너지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축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올 1

[날씨] 서울·대전 37℃...'한증막 더위'에 오존 농도 '나쁨'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가 29일과 중복인 30일에도 이어진다. 이 더위는 8월초까지 계속된다는 예보다.29일 낮 최고기온은 32∼37℃에 이르겠다. 서울

미국과 멕시코 ‘물 전쟁’ 종료…티후아나강 하수차단 합의

20년 넘게 국경을 오염시켜온 티후아나강 하수 문제가 마침내 해결 수순에 들어갔다. 미국과 멕시코는 2027년까지 원시 하수 유입을 전면 차단하기로 합

기후·환경정보 한눈에...'경기기후플랫폼' 서비스 시작

경기도에서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려면 어디가 가장 좋을까? 전기요금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내 주변 가장 가까운 폭염대피소는 어디지? 이런 질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