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가뭄에 숲은 불쏘시개...캐나다 산불원인은 "기후위기"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8-23 12:30:44
  • -
  • +
  • 인쇄

현재 미국과 캐나다를 덮친 산불의 원인으로 '기후위기'가 지목됐다. 극한가뭄으로 나뭇가지와 풀이 바싹 메말라 불쏘시개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적설량 감소와 낮은 습도가 화재가 번지기 쉬운 대기환경을 조성했다는 분석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런던(Imperial College London)과 캐나다 산림청(Canadian forest service), 캐나다 천연자원부(Natural Resources Canada) 등으로 구성된 국제연구진이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기후위기로 캐나다 산불의 강도가 20%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산불의 발생 빈도도 최소 2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캐나다는 올해 발생한 산불로 그리스 면적보다 넓은 14만헥타르에 달하는 산림이 소실됐다. 지난 6월에 발생했던 산불로 인해 캐나다 대도시뿐만 아니라 미국까지 산불 연기가 번지면서 당시 뉴욕의 대기오염은 앞이 안보일 정도로 최악의 상태였다. 이 연기는 남미의 대기까지 오염시켰다. 그런데 7월에 캐나다에서 또다시 산불이 발생했고 아직도 완전히 진화되지 못한 상태다.

연구진들은 "전례없는 산불은 기후위기 시대에 들어서면서 점점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이같은 일은 일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나다 천연자원부의 얀 불랑저(Yan Boulanger) 박사는 "올해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의 심각성을 설명하기에는 '전례없는'이라는 단어도 부족하다"며 "기후변화로 인해 나뭇가지나 건초 등이 훨씬 쉽게 불타오르게 됐는데 이는 한번의 작은 불꽃도 바로 화마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이번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온도와 풍속, 습도 및 강우량을 조합해 화재 기상지수를 측정했다. 화재 기상지수는 산불 등 대형 화재를 예측하는 데 사용된다. 그 결과, 캐나다 산불이 일어난 5월~7월 사이에 기후위기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2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시기에 발생한 화재는 기후위기로 인해 20% 더 강력했다.

물론 기후위기 자체가 산불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후위기로 인한 폭염은 산의 나뭇가지나 풀을 더욱 건조하게 만들어 한번 불이 붙으면 더욱 빠르고 강력하게 번지게끔 만든다. 실제 캐나다의 경우 5월과 6월 사이 전국의 평균기온이 0.8℃ 상승했다. 더욱이 봄철 내내 이어진 낮은 습도와 적설량 감소는 산불이 번지기 좋은 건조한 환경을 만들었다. 

몬트리올 퀘벡대학교(Université du Québec à Montréal)의 필립 가숑(Philippe Gachon) 박사는 "전통적으로 많은 적설량이 캐나다의 산불을 예방했지만 이제는 그러지 못한다"며 "올해는 특히 퀘벡 동부에서 5월 내내 높은 기온이 이어졌고 이로 인해 눈이 빠르게 녹아 증발됐다"고 말했다. 그는 "온난화 기후에서 눈이 계속 녹아 없어진다는 것은 캐나다에서 매년 더 많은 산불이 타오를 것임을 의미한다"고 했다.

연구진들은 "사실 이전에는 개별 사건을 기후위기와 연관짓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과학계에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원인 규명을 통해 지구온난화가 극한 날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강력하고 신속한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가령 최근 연구에 따르면 올해 미국, 유럽, 중국을 강타한 폭염이 기후위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임페리얼 칼리지런던의 기후과학자 프리데리케 오토(Friederike Otto) 박사는 "기온 상승으로 캐나다뿐만 아니라 전세계 숲에 부싯돌이 나뒹굴고 있다"며 "화석연료 연소를 중단하지 않는 한 산불 발생 건수는 계속 증가해 더 넓은 지역을 더 오랜시간 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최남수의 ESG풍향계] ESG와 AI의 충돌

인공지능(AI) 시대가 개막했다. 이제 인류의 시간은 인공지능 이전(Before AI)과 이후(After AI)로 구분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AI 기술의 발

전세계 18개 철강사 탈탄소 평가...포스코·현대제철 '최하위'

포스코·현대제철의 탈탄소 전환도가 전세계 주요 철강사 가운데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지난달 31일(현지시간) 국제환경단체 스틸워치는 전세계

올해부터 5월 1일 쉰다…'노동절 공휴일법' 본회의 통과

올해부터 5월 1일 노동절이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다.국회는 31일 오후 본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공휴일에 관한 법률(공휴일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KT '박윤영號' 출범...취임하자 곧바로 대규모 조직개편

KT의 새로운 수장으로 박윤영 대표이사가 31일 취임하면서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단행됐다. 박윤영 대표이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

6개월 월급, 6개월 실업급여..."이마트 직원급여, 사회에 떠넘겨"

이마트가 상시업무에 6개월 단기 계약을 대거 채용하고 6개월을 쉬게 한 다음에 다시 고용하는 행위를 반복적으로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이 쉬는

KGC인삼공사 회사명 'KGC'로 변경..."종합건강식품회사로 도약"

KGC인삼공사가 오는 4월 1일부터 'KGC'로 회사명을 변경한다고 31일 밝혔다.창립 127주년을 맞아 인삼과 홍삼을 넘어 글로벌 종합건강식품기업으로 도약하

기후/환경

+

북극 빙하 사라지면...유럽·동아시아 '동시 폭염'

북극 빙하가 녹으면 유럽과 아시아의 폭염으로 이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3일 지란 장 박사가 이끈 중국 기상과학원 연구팀은 노르웨이와 러시아

美 오염부지 157곳 기후변화 취약지...독성물질 유출 위험

기후변화로 홍수와 산불이 늘면서, 미국 유해 폐기물 부지에서 독성물질 유출 위험이 커지고 있다.최근 미국 환경보호청(EPA) 감사 결과에 따르면 미 전

AI 전력수요 폭증...구글, 탄소중립 대신 가스발전 택했다

구글이 미국 텍사스의 데이터센터 중 한 곳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천연가스 발전소와 파트너십을 추진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사 구글의 '2030

변덕이 심했던 올 3월 날씨...기온과 강수 '편차 심했다'

올 3월은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기록하며 9년 연속 '따뜻한 3월'이 이어졌다. 전반적으로 건조한 날이 많았음에도, 두 차례 많은 비로 인해 전체 강수량

[주말날씨] 벚꽃 다 떨어질라...전국 비오고 남해안 '강풍'

이번 주말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겠다. 특히 제주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예보돼 있다.비는 남해상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

美서부 3월 폭염에 적설량 사상 최저...'수자원' 고갈 일보직전

미국 서부에 기록적인 폭염으로 눈이 급속히 녹으면서 주요 수자원 지표인 적설량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황이 기존 관측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