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닥치지 않아서?...美 CEO 절반 "기후위기 대응 안해"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8-24 15:21:46
  • -
  • +
  • 인쇄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그다지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단기실적 압박에 장기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기후위기 관련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글로벌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Coopers, PwC)가 미국 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만 기후변화를 사업 위험요소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를 기업의 심각한 리스크로 생각하는 CEO는 겨우 19%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인 23%보다 4%포인트(P) 줄어든 수치다. 

향후 12~18개월 내에 발생할 수 있는 기후 관련 혼란에 대비하고 있는 기업은 응답자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후위기는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정책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의 산제이 팻나익(Sanjay Patnaik) 연구원은 "공급망부터 공장의 위치, '향후 몇 년동안 제조에 필요한 충분한 물을 확보할 수 있는가'와 같은 문제까지 기후변화는 사업에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설문조사뿐 아니라 많은 연구와 조사에서, 대부분의 기업이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 완화를 줄이는데 크게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당장 리스크가 눈앞에 닥치지 않아서 그런 것같다"고 분석했다.

팻나익 연구원은 또 "가령 식품산업을 예로들면 초콜릿과 커피 사업을 하는 기업이라면 이미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고 이에 대응해서 공급망 확충 등의 준비를 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사업유형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CEO들이 개인적으로 기후변화에 경각심을 가지는 경우는 많지만 이것이 해당 기업의 의미있는 변화로 이어지지는 못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PwC 미국지사 컨설팅 책임자인 닐 다르(Neil Dhar) 부사장은 "사실 대부분의 경영진은 기후변화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며 "CEO들은 투자자, 이사회, 직원, 고객이 기후위기에 대해 질문할 때, 그 주제를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 조치를 취하는 것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우려를 갖는 것과 실제로 투자 및 지출을 수반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CEO들은 투자자와 주주로부터 단기적인 수익창출 압박을 받아 장기적인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터프츠대학교(Tufts University)에서 경영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바스카 차크라보티(Bhaskar Chakravorti) 교수는 "대부분의 CEO는 애널리스트와 시장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더욱이 CEO들의 재직기간은 평균 5년인 것에 반해 기후위기에 대한 장기적 투자는 더 오랜기간이 지나서야 성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CEO뿐 아니라 사실 대부분의 인간은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위협에 대비해 미래를 계획하는 데 능숙하지 않다"며 "과연 우리는 에어컨을 끄고 육류 섭취를 줄이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소비자인 우리 대부분이 일상생활에서 기후위기 방지를 위해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는 것처럼 기업도 마찬가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차크라보티 교수는 "이를 위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정부가 나서서 인센티브나 규제를 통해 기업의 행동을 유도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기업은 기후변화를 위해 의미있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6년만에 흡수합병한다

빙그레가 13일 이사회를 열고 해태아이스크림과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빙그레는 오는 2월 12일 합병 승인 이사회를 개최하고 4월 1일 합병을 완료

SPC그룹,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지주사 '상미당홀딩스' 출범

SPC그룹이 13일 지주회사 '상미당홀딩스(SMDH)'를 출범시키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파리크라상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

[ESG;NOW] 배출량 증가한 오리온...5년내 30% 감축 가능?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기후리스크가 경영리스크 될라…기업들 '자발적 탄소시장' 구매확대

기후리스크 관리차원에서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에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7일(현지시간) 글로벌 환경전문매체 ESG뉴스에 따르면

ESG 점수 높을수록 수익성·주가 우수…"지배구조가 핵심변수"

ESG 평가점수가 높은 기업일수록 중장기 수익성과 주가 성과가 경쟁사보다 우수하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서스틴베스트는 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손

경기도, 주택 단열공사비 지원 시행..."온실가스 감축 효과"

경기도가 주택에 단열보강, 고성능 창호 설치 등의 공사비를 지원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주택 패시브 리모델링 지원사업'을 지난해에 이어

기후/환경

+

한겨울 눈이 사라지는 히말라야..."1월인데 눈이 안내려"

한겨울인데도 히말라야 고지대에 눈이 쌓이지 않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12일(현지시간) 인도매체 이코노

20층 높이 쓰레기산 '와르르'...50명 매몰된 쓰레기 매립지

필리핀 세부에서 20층 높이의 거대한 쓰레기산이 무너져 50명이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12명은 구조됐지만 8명이 사망한 채 발견됐고 나머

한국, 국제재생에너지기구 내년 총회 의장국 됐다

우리나라가 차기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총회 의장국을 맡는다.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11∼12일(현지시간) 열린 제16차 국제재생에

중국·인도 석탄배출량 첫 감소...전세계 탄소감축 '청신호'

세계 최대 탄소배출 국가인 중국과 인도가 1973년 이후 처음으로 석탄발전을 통한 탄소배출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전세계 탄소배출량이

'유엔기후협약' 탈퇴 트럼프 맘대로?…"대통령 단독결정은 위헌 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탈퇴하자, 대통령 권한으로 탈퇴가 가능한지를 놓고 법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미국 내 다

베네수엘라 석유생산량 늘리면..."탄소예산 13%씩 소진"

니콜라스 마두르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대 석유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의 석유개발을 본격화할 경우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