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개월동안 유럽 국가들의 화석연료 발전량이 17% 감소했다.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EU) 27개국은 올 1월~6월까지 전년 동기간에 비해 화석연료 발전량이 17% 줄었다. 이 기간동안 유럽연합이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기는 410테라와트시(TWh)였다. 보고서는 "이는 월별 전력 생산량을 집계한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2000년 이후 가장 적은 양일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유럽국가들의 화석연료 발전량이 감소한 원인으로 전력수요 감소와 청정에너지 발전의 증가를 꼽았다. 보고서 저자 중 한 명인 매트 이웬(Matt Ewen) 엠버 데이터 분석가는 "화석연료가 줄어든 것은 다행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수요 감소에 의존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에너지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화석연료 발전량은 11개 EU 국가에서 20% 이상, 5개 국가에서 30% 이상 감소했다. 또 14개 국가에서는 이 기간동안 화석연료 발전량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오스트리아, 체코, 덴마크, 핀란드, 이탈리아, 폴란드, 슬로베니아 등 7개국에서는 화석연료 소모가 금세기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또 올 상반기에 태양광을 이용한 전기 발전량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3% 늘었다. 수력발전과 풍력발전도 각각 5%, 11% 증가했다. 원자력의 경우 지난해 동기보다 4% 감소했지만 올해 전체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그리스와 루마니아는 처음으로 재생에너지가 전체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섰고 덴마크와 포르투갈은 75%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다만 보고서는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가스 가격이 급등해 유럽연합은 가스 수요를 줄이기 위한 긴급 조치를 도입했다"며 "올겨울도 예상외로 온화해 2023년 상반기 전력 수요는 2022년보다 5% 감소했다"고 했다. 즉 전력 수요감소로 인해 화석연료 발전량이 줄어든 것은 지속가능 관점이나 에너지 전환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보고서는 각국 정부를 향해 풍력터빈과 태양광 패널을 더 빨리 건설할 것을 촉구했다. 또 전력망 확장, 전기 저장고 신축 청정 에너지 인프라에 건설 절차 간소화도 요구했다. 매트 이웬은 "우리는 다가오는 겨울을 맞기 위해 안주해서는 안된다"며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수준에서 65% 감축하고,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되레 전력을 더 생산해야 한다"며 "따라서 빠르게 청정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기존에 화석연료에 의존하던 난방이나 자동차 등을 전기로 구동해야 하는데, 따라서 전력 수요가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또 에너지 안보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내부에서 에너지를 자급자족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비영리 기후연구기구 에너지 및 청정대기 연구센터(CREA)의 에너지 분석가 페트라스 카티나스(Petras Katinas)는 "화석연료에 대한 유럽연합의 의존도는 지속되고 있다"며 "이런 의존도는 외부 공급원에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은 화석연료의 대부분을 수입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급망에 사소한 차질만 발생해도 가격 인상과 잠재적인 에너지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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