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서버·ESS 냉각유에 담그는 '액침냉각' 42조
내연기관 윤활유 1위 기업인 SK엔무브가 2040년에 글로벌 54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전자자동차 윤활유, 액침냉각 등 전력효율화를 위한 열관리 시장에 뛰어들어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은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지크(ZIC) 브랜드 데이'에서 "지크 브랜드로 엔진오일 시장뿐 아니라 전력효율화 시장도 새로 열겠다"며 "글로벌 윤활유 시장의 1위를 넘어 미래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미래비전을 밝혔다.
박 사장은 "전기차 시대를 맞아 윤활유 수요가 꺾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섣부른 판단"이라며 "전기차도 모터를 냉각하고 기어의 마찰저항을 줄여 전비(1kWh당 주행거리)를 향상시키는 전용 윤활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엔무브는 지난 1995년 국내 정유업계 최초의 윤활유 브랜드 '지크'를 내놓고 국내외 윤활유 시장을 선도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미래 에너지의 핵심인 전력효율과 관련된 모든 플루이드(Fluids, 액체와 기체를 아우르는 용어로 형상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흐르는 성질이 특징)를 제공하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판매대수가 늘어나면서 전기차용 윤활유 수요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 2022)에 따르면 2040년 전기차 비중은 전체 자동차 수의 48%를 차지한다. 따라서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도 2040년 12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엔무브는 바로 이 시장을 노리고 관련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전기차용 윤활유를 시판하고 있는 SK엔무브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전기차 배터리 등 전기에너지가 쓰이는 모든 곳에 전력효율을 높이는 'ZIC e-FLO' 제품을 공급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40년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의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한다는 것이 SK엔무브의 목표다.
SK엔무브는 또 현재 성장하고 있는 '열관리' 시장에도 뛰어든다. 전기사용량이 증가하고 장비 밀집도가 높아지면서 발열을 관리하는 것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발열을 제어하지 못하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SK엔무브는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용 배터리 등 열관리가 필수적인 곳에 '액침냉각' 제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액침냉각은 냉각유에 제품을 직접 침전시켜 냉각하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이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공기를 이용한 공랭식으로 냉각하는 것보다 액침냉각을 이용하면 전력효율을 약 30% 이상 개선할 수 있다. SK엔무브는 "우리 회사의 액침냉각 제품은 그룹III 윤활기유를 원료로 냉각효율과 안정성을 높인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1조원을 밑돌던 '액침냉각' 시장은 2040년에 이르면 42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엔무브는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전기차용 배터리, ESS 열관리를 위한 플루이드도 각각 특성에 맞게 개발하고 있다"면서 "나아가 전기차용 냉난방 성능개선에 도움이 되는 냉매 플루이드 개발도 시도중"이라고 밝혔다. SK엔무브는 지난해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GRC에 2500만달러의 지분투자를 단행한데 이어, 미국 PC 제조사인 델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와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박상규 사장은 "데이터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전력효율을 높이기 위한 열관리 사업이 미래 핵심비즈니스가 될 것"이라며 "이에 SK엔무브는 '액침냉각과 열관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사장은 "SK엔무브는 2009년 윤활유 사업분사 이후 14년간 흑자를 이어온 알짜기업으로 일상에서 더 오래, 더 안전하게 에너지가 쓰일 수 있도록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이 곧 에너지 효율화고, 향후 연료 효율뿐 아니라 전력효율을 높이는 에너지 효율화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겠다"고 다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