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 '싹쓸이 어업' 갈수록 태산...국제해양조약 시행은 '게걸음'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9-14 09:00:02
  • -
  • +
  • 인쇄
BBNJ 발효 '아직'...파괴적 어업은 '진행형'
매년 캐나다면적 지정 필요 "비준 속도내야"
▲새로운 글로벌 해양조약에 따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도록 제안된 우선순위 수역 (자료=그린피스)


글로벌 해양조약 합의 후에도 공해(公海)가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어 조약 이행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일 그린피스가 발간한 '글로벌 해양조약을 통한 해양보호'에 따르면 2018~2022년 공해상에서 산업어선의 어업활동 시간은 8.5% 증가했다. 조업시간은 2022년 한해에만 약 850만시간에 달했다. 어업활동의 4분의 3은 '연승어업'이었다. 연승어업은 100km가 넘는 낚싯줄에 수천개의 미끼바늘을 달아 지나가는 경로의 해양생물을 닥치는대로 낚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목표종 이외의 종을 잡는 혼획율이 매우 높은 파괴적 어업이다.

공해상에서 이같은 파괴적 어업을 통제하는 일은 중요하다. 바다는 이산화탄소의 3분의 1가량을 흡수하는 '탄소저장고'이기 때문이다. 해양생태계는 탄소를 흡수해 심해로 가라앉히는 역할을 한다. 이는 기후위기 완화를 돕는다. 특히 전세계 바다의 61%를 차지하는 공해는 육상·해양생물이 서식하는 면적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다양한 해양생물의 터전이다.

하지만 공해는 별다른 제약이 없는 탓에 전세계 각국은 공해에서 무분별한 어업과 해양개발을 하고 있다. 공해에서 제대로 보호되고 있는 구역은 1% 미만이다. 이에 국제사회는 지난 3월 2030년까지 공해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해양생물다양성보존협약'(BBNJ) 마련에 합의했지만, 아직까지 비준 절차가 완료되지 않는 등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조약 발효를 위해서는 최소 60개국의 비준과 해양보호구역 제안이 필요하다. 비준을 위해서는 각국에서 조약을 국내법으로 성문화하는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BBNJ는 오는 20일 유엔총회에서 서명을 위해 공개돼 이 시점부터 각국의 비준이 가능해진다. 60개국이 비준하고 120일이 지나면 정식으로 발효된다.

그린피스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입장이다. 2030년까지 공해의 30%를 보호하려면 매년 캐나다 국토면적보다 넓은 약 1100만㎢의 해양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린피스 크리스 토른 글로벌 해양 캠페이너는 "글로벌 해양조약 체결은 공해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인 토대를 마련해주지만 조약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절차가 남아있다"며 "각국 정부는 다음주 유엔총회에서 조약에 서명하고, 2025년 유엔해양회의(UN Ocean Conference) 이전까지는 비준에 조속히 참여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 김연하 해양 캠페이너는 "한국은 공해에서 어업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국가임에도 BBNJ를 적극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해 왔고, 2025년 유엔해양회의 개최지는 한국으로 예정돼 있다"며 "정부는 글로벌 해양조약 비준에 시급히 참여하고, 동아시아에서 공해 보호를 위한 리더십을 적극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