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캐나다면적 지정 필요 "비준 속도내야"
글로벌 해양조약 합의 후에도 공해(公海)가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어 조약 이행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일 그린피스가 발간한 '글로벌 해양조약을 통한 해양보호'에 따르면 2018~2022년 공해상에서 산업어선의 어업활동 시간은 8.5% 증가했다. 조업시간은 2022년 한해에만 약 850만시간에 달했다. 어업활동의 4분의 3은 '연승어업'이었다. 연승어업은 100km가 넘는 낚싯줄에 수천개의 미끼바늘을 달아 지나가는 경로의 해양생물을 닥치는대로 낚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목표종 이외의 종을 잡는 혼획율이 매우 높은 파괴적 어업이다.
공해상에서 이같은 파괴적 어업을 통제하는 일은 중요하다. 바다는 이산화탄소의 3분의 1가량을 흡수하는 '탄소저장고'이기 때문이다. 해양생태계는 탄소를 흡수해 심해로 가라앉히는 역할을 한다. 이는 기후위기 완화를 돕는다. 특히 전세계 바다의 61%를 차지하는 공해는 육상·해양생물이 서식하는 면적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다양한 해양생물의 터전이다.
하지만 공해는 별다른 제약이 없는 탓에 전세계 각국은 공해에서 무분별한 어업과 해양개발을 하고 있다. 공해에서 제대로 보호되고 있는 구역은 1% 미만이다. 이에 국제사회는 지난 3월 2030년까지 공해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해양생물다양성보존협약'(BBNJ) 마련에 합의했지만, 아직까지 비준 절차가 완료되지 않는 등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조약 발효를 위해서는 최소 60개국의 비준과 해양보호구역 제안이 필요하다. 비준을 위해서는 각국에서 조약을 국내법으로 성문화하는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BBNJ는 오는 20일 유엔총회에서 서명을 위해 공개돼 이 시점부터 각국의 비준이 가능해진다. 60개국이 비준하고 120일이 지나면 정식으로 발효된다.
그린피스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입장이다. 2030년까지 공해의 30%를 보호하려면 매년 캐나다 국토면적보다 넓은 약 1100만㎢의 해양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린피스 크리스 토른 글로벌 해양 캠페이너는 "글로벌 해양조약 체결은 공해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인 토대를 마련해주지만 조약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절차가 남아있다"며 "각국 정부는 다음주 유엔총회에서 조약에 서명하고, 2025년 유엔해양회의(UN Ocean Conference) 이전까지는 비준에 조속히 참여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 김연하 해양 캠페이너는 "한국은 공해에서 어업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국가임에도 BBNJ를 적극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해 왔고, 2025년 유엔해양회의 개최지는 한국으로 예정돼 있다"며 "정부는 글로벌 해양조약 비준에 시급히 참여하고, 동아시아에서 공해 보호를 위한 리더십을 적극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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