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女 가장 취약한데...대부분 국가들 NDC에 고려 안해"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0-19 14:44:28
  • -
  • +
  • 인쇄
유엔인구기금 최근 보고서 통해 지적
성적 기반 폭력 무방비, 건강권도 침해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발표한 상당수 국가들이 자국 NDC에 기후위기로 인한 여성건강권 및 성평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발간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NDC를 발표한 119개 국가 중 38개국이 피임과 산모 및 신생아 건강을 고려했으며, 성적 기반 폭력을 언급한 국가는 15개국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 기반 폭력은 성폭력 또는 데이트·가정폭력 등 대부분의 피해자가 여성인 범죄를 일컫는다. 

UNFPA는 "많은 연구와 보고서에서 여성과 소녀들이 기후 비상사태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지목했다"면서 "가령 폭염은 산모 건강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조기 분만 및 유·사산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극한기후로 인해 성적 기반 폭력이 증가하는 것도 문제다. 기상이변은 조혼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가정 내 여아 학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UNFPA는 "가령 방글라데시에서 폭염이 한달 이상 지속된 연도에는 11~14세 여아의 조혼률이 평년대비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UNFPA는 "동아프리카와 같은 지역에서 열대성 저기압 등으로 인해 여성 보건시설이 피해를 입었다"며 "기후위기로 인한 식량불안과 영양실조로 인해 여성과 소녀들의 건강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가부장적 문화로 인해 여성과 청소년의 경제참여가 제한되는데, 기후위기가 닥쳤을 때 여성이 성인 남성보다 영양실조에 걸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나탈리아 카넴(Natalia Kanem) UNFPA 이사는 "기후위기는 성중립적이지 않다"며 "취약국가에서는 여성과 소녀들이 기후위기에 가장 적은 영향을 끼쳤지만 기후위기의 영향은 가장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위기로 인한 빈곤과 식량 불안정이 증가하면 산모 건강악화, 성적 기반 폭력 및 성차별적 관습 증가라는 삼중고가 여성에게 닥친다"며 "따라서 각국은 기후위기가 여성과 소녀의 건강과 복지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조사하고 NDC에서 여성인권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카넴 이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 속 여성인권 보장 부분에서 상당한 진정을 이룬 국가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UNFPA에 따르면 파라과이는 기상이변에 대응 가능한 탄력적인 보건망 구축을 추진중이며, 세이셸과 베냉은 산모와 신생아 건강 결과를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기니, 튀니지 등 9개국은 기후변화로 인한 여성 폭력 증가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최근 실시했다. 

더불어 UNFPA는 보고서를 통해 각국에 기후변화가 성 및 생식 건강과 성별 기반 폭력에 미치는 영향 조사, 관련 정책의 효율적 통합, 기후 정책에서 여성 및 소수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 기후 탄력적 보건망 구축을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ESG커넥트포럼] 전세계 재생에너지 본궤도..."트럼프도 못막아"(종합)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재집권하더라도 재생에너지 전환이 이미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 기조가 후

[ESG커넥트포럼] 김익 회장 "탄소중립 실현하려면 전과정평가 필수"

김익 한국전과정평가학회 학회장 겸 스마트에코 대표는 "공급망 관리없이는 탄소중립을 이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김익 학회장은 25일 뉴스트리와

[ESG커넥트포럼] 이한경 대표 "中企 ESG대응, 규제상황부터 파악해야"

이한경 에코앤파트너스 대표는 "중소·중견기업들은 ESG 통상규제에 대응할 때 어떤 규제상황에 처해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ESG커넥트포럼] 이유수 연구위원 "분산에너지는 에너지 불균형의 대안"

이유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력망 건설의 난항에 따른 전력 수급불균형을 해소하려면 분산에너지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ESG커넥트포럼] 석광훈 위원 "트럼프 2기도 재생에너지 혁명 계속될 것"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트럼프의 선언들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혁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석광훈 전문위원은 25일 뉴스트리와

[ESG커넥트포럼] 이유진 소장 "탄소중립 2.0 시대...한국은?"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탄소중립 2.0 체제는 이미 시작됐고 우리가 피할 수 없는, 도달해야 할 미래"라며 "탄소중립 목표와 이행에 있어 에너지

기후/환경

+

[ESG커넥트포럼] 전세계 재생에너지 본궤도..."트럼프도 못막아"(종합)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재집권하더라도 재생에너지 전환이 이미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 기조가 후

[ESG커넥트포럼] 이한경 대표 "中企 ESG대응, 규제상황부터 파악해야"

이한경 에코앤파트너스 대표는 "중소·중견기업들은 ESG 통상규제에 대응할 때 어떤 규제상황에 처해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ESG커넥트포럼] 석광훈 위원 "트럼프 2기도 재생에너지 혁명 계속될 것"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트럼프의 선언들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혁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석광훈 전문위원은 25일 뉴스트리와

[ESG커넥트포럼] 이유진 소장 "탄소중립 2.0 시대...한국은?"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탄소중립 2.0 체제는 이미 시작됐고 우리가 피할 수 없는, 도달해야 할 미래"라며 "탄소중립 목표와 이행에 있어 에너지

[COP29] '1.3조달러' 진통끝 합의...구속력없어 이행여부는 '물음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2035년까지 신규 기후재원을 연간 1조3000억달러(약 1827조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가까스로 합의했다. 1조3000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