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77.57점...환경점수 크게 개선
올 상반기 국내주식형 ESG펀드의 점수가 전반적으로 상향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평가점수가 높은 펀드가 수익률도 좋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투자종목 구성에 따라 ESG펀드 단위의 ESG성과를 평가해 30일 발간한 '2023년 상반기 펀드 지속가능성 분석 보고서 파트A'에 따르면, 국내 69개 펀드의 ESG점수 평균이 2022년 하반기 75.70점에서 올 상반기 77.57점으로 상승했다.
ESG펀드는 투자설명서 상 투자전략에 ESG 및 지속가능경영 관점을 고려하는 펀드다. 이번 평가는 펀드의 △ESG점수 △수익률과의 관계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 ESG 측면에서 저조한 성과를 보이는 기업을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는 전략) 종목 노출도 등에 대해 분석한 것이다.
서스틴베스트 분석결과, 69개 펀드 가운데 51개 펀드의 ESG점수가 2022년 하반기보다 올라갔다. 환경 영역의 점수가 8.26점으로 크게 개선된 점이 가장 두드러졌다. 환경관련 데이터를 공시하기 시작한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ESG펀드의 환경 성과가 급격히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ESG펀드와 수익률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국내주식형 ESG펀드의 ESG 점수와 올 상반기 6개월 초과수익률 사이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결과가 ESG성과와 수익률간의 일관적으로 관측되는 것인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서스틴베스트의 분석이다. 향후 ESG펀드의 운용기간이 길어지고 펀드의 장기수익률에 대한 분석이 가능해지면 ESG점수와 수익률간의 분석결과가 더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올 상반기에도 패시브 유형의 ESG펀드가 액티브 유형의 ESG펀드보다 평균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환경테마 펀드들의 투자비중이 높은 포스코퓨처엠, SK이노베이션, LNF, 코스모신소재 등이 높은 ESG성과를 보인 덕분이다. 아울러 MSCI 및 KRX의 ESG 리더스, 사회적책임경영 지수 등 ESG평가결과가 우수한 종목들로 구성되는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이 포함돼 패시브 유형 펀드의 성과를 견인했다.
이번 평가에서 1위를 한 펀드는 '미래에셋 타이거(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 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가 차지했다. 다른 ESG펀드에 비해 자산규모가 작은 기업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ESG 성과가 뛰어난 종목에 투자한 때문이다. 출시된지 3년이 경과한 3개 펀드도 상위 10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출시된지 오래된 ESG 펀드가 ESG 점수 상위에 위치한다는 것은 이들 펀드가 장기간에 걸쳐 꾸준하게 우수한 ESG성과를 보이는 종목들에 투자를 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서스틴베스트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처음으로 ESG펀드의 ESG 성과분석에 '네거티브 스크리닝 종목 노출도' 분석을 추가했다. 유엔 글로벌콤팩트(UNGC) 10대 원칙,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집속탄 및 대인지뢰 금지조약 등 각종 국제 규범에 어긋나는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투자에서 제외하는 전략이다. 서스틴베스트는 책임투자 측면에서의 의사결정을 돕고자 매 평가시기마다 무기·주류·도박·담배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목록을 제시하고 있다.
2023년 상반기 기준 총 12개 기업이 네거티브 스크리닝 종목에 해당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주식형 ESG펀드 69개 가운데 24개 펀드가 네거티브 스크리닝 종목 중 하나 또는 그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종목 노출도는 최소 0.1%에서 최대 2.35%로 그리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국제적인 규범 및 기준을 따르는 기업에 투자를 실시하는 차원에서 투자배제가 권고되기 때문에 투자비중이 적다고 해서 ESG 리스크가 감소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는 "ESG 투자가 성장기를 거쳐 안정기에 접어들고 전세계적으로 그린워싱에 대한 감독이 강화되면서 국내에서도 금융감독원이 ESG펀드 공시 기준이 발표되었다"며 "ESG 펀드 성과 분석이 ESG 펀드 시장 확대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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