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말 지구온도 3℃ 이상 오른다"...UNEP의 경고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1-21 11:59:57
  • -
  • +
  • 인쇄
지구온도 이미 1.4℃까지 상승
NDC 이행해도 2.9℃까지 올라
▲보고서 표지(출처=유엔환경계획)

지금처럼 미온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게 되면 금세기말 지구 평균온도는 3℃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앞두고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2023년 배출격차보고서'(Emissions Gap Report, 2023)에 따르면, 전세계 주요국들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이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금세기말에는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3℃ 상승에 도달할 전망이다.

지구 온도는 이미 산업화 이전 대비 1.4℃까지 치솟은 상태다. 이것만로도 전세계 사람들은 폭염과 홍수, 폭풍우 등 극한기후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과학자들은 "기온이 계속 상승한다면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 닥칠 것"이라고 꾸준히 경고해왔다.

보고서는 "주요 국가들이 지금이라도 NDC를 제대로 시행한다면 금세기말 지구 온도를 2.9℃ 이내로 억제할 수 있다"면서 "개발도상국이 재정 및 기술 지원을 받아 배출량 감축을 시행한다면 2.5℃ 이내로 낮출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재앙적 시나리오임에는 틀림없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이전에 예측했던 16% 증가보다 진일보된 것이다. 2015년 전세계 정상들이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하면서 다소나마 진전된 결과다. 그러나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보다 2°C 또는 1.5°C 이내로 억제하려면 온실가스를 2030년까지 각각 28%, 42% 감축해야 하는데 현재 이 수준에 도달하기 턱없이 모자란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목표로 삼았던 '1.5°C' 이내로 온도 상승을 제한하려면 2030년 현재 예상되는 총 배출량에서 220억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이는 중국과 미국, 인도, 러시아, 일본의 배출량을 모두 합한 수치로, 전세계 배출량의 42%에 해당한다. 보고서는 "G20 국가들은 온실가스 배출의 80%를 차지하는데, 이들 중 탄소중립 목표에 부합하는 속도로 배출량을 감축하고 있는 국가는 없다"고 단언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발표된 유엔기후변화(UN Climate Change)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NDC 수준으로는 2030년 기준 배출량을 2019년보다 2% 낮추는 것에 불과하다. NDC를 계획대로 이행한다고 해도 탄소배출량을 목표대로 줄이는 것이 힘든 지경인 것이다.

이에 잉거 안데르센(Inger Andersen) UNEP 사무총장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이나 경제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제는 구태의연한 행동에서 벗어나 배출량 감축, 기후금융 지원 등의 영역에서 신기록을 세워야 할때"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각국은 NDC를 이행하기는커녕 대규모 화석연료 탐사를 실시하는 등 기후변화를 되레 부추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COP28 개최국인 아랍에미리트의 국영석유회사 아드녹(Adnoc)은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탄소를 배출하는 시추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현재 추세는 지구를 3℃ 상승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이는 리더십의 실패이자 취약계층에 대한 배신이며 엄청난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1.5°C 목표를 현실로 만들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선  화석연료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어 "각국 정상들과 글로벌 리더들은 당장 행동으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며 "더이상 발만 동동 구르거나 그린워싱으로 어물쩡 넘어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일갈했다. 그는 또 "각국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로 늘리고 명확한 기간 내에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퇴출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톰 미첼(Tom Mitchell) 국제환경개발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Environment and Development, IIED) 이사는 "화석연료 기업들에게 이득을 주는 경제, 법,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며 "화석연료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조약과 법률이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우리가 배출량을 줄이고 후손들이 살 수 있도록 지구를 유지하려면 이같은 제도들을 개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아름다운가게, 수익나눔 '2026 희망나누기' 파트너 공모

비영리 공익법인 아름다운가게가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위한 파트너 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26 아름다운 희망나누기' 사

"굳이 2교대를?" 李대통령 지적에...SPC '8시간 초과 야근' 없앤다

SPC그룹이 생산직 야근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해 장시간 야간근로를 없앤다.SPC그룹은 지난 25일 경기도 시흥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한국노총·민주당·쿠팡 '한자리'..."택배산업 발전 위해 소통" 다짐

택배산업 발전을 통해 노사가 윈윈하기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댔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김사성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 위원장,

'참붕어빵' 제품에서 곰팡이...오리온 "전량 회수조치"

오리온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가 검출돼 전량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오리온은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 발생 사례가 확인돼 시중에

F1 '넷제로' 향한 질주 5년만에 탄소배출량 26% 줄였다

영화 'F1 더 무비' 개봉과 함께 서킷 위 스피드에 열광하는 팬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포뮬러1(F1)은 탄소중립을 향한 질주도 이어가고 있다. F1은 2019년 '20

수자원공사, 재난구호용 식수페트병 '100% 재생원료'로 전환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재난구호용으로 지급하는 식수페트병을 100% 재생원료로 만든 소재를 사용한다고 23일 밝혔다. 수자원공사가 제공하는 이 생

기후/환경

+

미국과 멕시코 ‘물 전쟁’ 종료…티후아나강 하수차단 합의

20년 넘게 국경을 오염시켜온 티후아나강 하수 문제가 마침내 해결 수순에 들어갔다. 미국과 멕시코는 2027년까지 원시 하수 유입을 전면 차단하기로 합

기후·환경정보 한눈에...'경기기후플랫폼' 서비스 시작

경기도에서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려면 어디가 가장 좋을까? 전기요금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내 주변 가장 가까운 폭염대피소는 어디지? 이런 질

기록적 폭염이 키운 산불...그리스·튀르키예 동시다발 산불에 '아비규환'

그리스와 튀르키예 전역에서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 발생해 수십명이 대피하고,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그리스는 전국에서 화재 진압이 이어지

동부 40℃ 폭염, 서부 알래스카급 냉기…'이상기후'에 갇힌 美

미국 전역이 극단적인 이상기후에 휩싸였다. 동부와 중서부는 6월에 이어 또다시 열돔에 갇혀 체감온도가 40℃를 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반면, 서

[날씨] "이러다 40℃ 넘겠다"...폭염 기세 더 맹렬해진다

지난 주말 일부 지역에서 한낮 최고기온이 40℃에 육박하는 맹렬한 폭염이 이번주 내내 이어진다. 한낮기온이 매일 정점을 찍으며 올라가는 '극한폭염'

녹색철강, 수요 있어야 전환도 있다..."정부가 공공조달 물꼬 틔워야"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철강 산업의 구조 전환이 요구되는 가운데 정부의 녹색철강 수요 창출이 전환을 이끄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