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EU 탄소세' 문제삼은 브라질..."WTO·파리협정 위반"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2-06 12:21:26
  • -
  • +
  • 인쇄
WTO-COP 공넘기기에 브라질 '발끈'
공정무역 어긋나...기후대응 저해 우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COP28 (사진=연합뉴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브라질과 중국 등이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일명 '탄소세'에 반발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COP28에서 논의된 내용을 담아 5일(현지시간) 공개된 COP28 협상문 초안에 따르면 브라질은 자국과 중국,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베이식'(BASIC) 국가를 대표해 '녹색장벽, 차별적 입법 등에 대한 심각한 우려'라는 내용을 COP28 최종 합의문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다.

이같은 요구는 EU의 탄소세를 겨냥한 것으로, 지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각국이 온실가스 저감활동에 대해 합의한 '공통적이지만 상이한 여건과 역량에 따른 형평 원칙'을 위배한다는 주장이다. 또 EU가 환경규제를 사실상 무역장벽으로 활용하면서 탄소집약도가 높은 국가의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세계무역기구(WTO) 규범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탄소배출권 가격은 국가간의 편차가 크다. EU는 1톤당 100유로(약 14만원) 안팎인 반면 중국은 50~60위안(약 1만원) 수준으로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또 누적배출량을 따지면 아프리카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에 불과해 WTO 회원국 내에서도 CBAM은 기후위기를 명분으로 내세운 보호무역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브라질은 COP28 개막 직전에도 '기후변화 관련 일방적 무역조처에 따른 형평성과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잠재적 악영향'을 정식 의제로 채택할 것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논의는 WTO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제이콥 웍스맨 EU집행위원회 환경정책 수석고문은 지난 4일(현지시간) COP28 기자회견에서 "특정 당사국간의 무역조처를 논하는 장이 아니다"며 "정치적 메시지로 COP28 의제가 본 궤도를 벗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자 브라질 수석협상가 안드레 코레아 도 라고는 "COP28에서 논의할 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국가들은 WTO에서도 이같은 논의가 WTO가 아닌 COP28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그래서 COP28에서 해당 논의를 제안한 것"이라고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같은 무역조처는 개발도상국의 기후대응 역량을 오히려 약화시킬 것"이라며 선진국들이 더 큰 책임을 질 것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 10월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탄소배출량에 따른 관세가 개발도상국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글로벌 탄소가격을 책정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