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로 생활비 급증...美신생아 '빚 50만弗' 떠안고 태어난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4-17 15:23:47
  • -
  • +
  • 인쇄


기후위기가 주거, 보건, 식량, 교통, 소득 등 생활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올해 미국에서 태어나는 신생아들은 50만달러(약 7억원)의 빚을 떠안고 살아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소비자협회가 발간하는 컨슈머리포트는 16일(현지시간) 글로벌 컨설팅업체 ICF에 의뢰해 2024년 미국에서 태어나는 신생아들이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기후위기로 인해 증가되는 생활비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그동안 기후위기가 국가 단위로 발생시키는 천문학적 피해액이 수차례 발표됐지만,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잘 와닿지 않기 때문에 개개인의 실생활에 미치는 피해를 조명한다는 취지다.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행 수준을 유지할 경우 올해 미국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이 80살이 되는 금세기말 무렵에 지구 평균기온이 4℃가량 상승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생활비 증가와 소득감소의 이중고를 겪으면서 2024년 미국에서 태어난 신생아가 80세까지 일평생 부담해야 하는 기후위기 비용은 50만달러에 달하게 된다.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 50만달러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세금이다. 기후위기로 기반시설 전환 비용, 재해복구 기금, 보험료 인상 등 정부 지출이 전반적으로 늘어나면서 일반 소비자가 현재 수준에 비해 일평생 추가로 부담할 세금이 20만달러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두번째로 크게 늘어나는 요소는 주거비용이다. 폭풍, 홍수, 산불이 심화되면서 집을 수리하고 유지하는 게 더 비싸지고,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는 지역이 줄어들수록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다. 이에 따라 추가되는 주택 비용이 12만5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밖에도 극단기후로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고, 자연재해가 빈번해지면서 전력망 유지비용이 증가해 일반 소비자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에너지 비용은 9만2000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또 기후위기로 식량생산이 감소하면서 식료품 가격상승으로 추가 비용이 3만3000달러, 야외 노동시간 감소로 감소하는 소득이 2만5000달러, 열 스트레스 관련 질병이나 호흡기 질환으로 의료비용 5000달러, 극한호우 증가로 대중교통 및 도로상황에서 발생하는 이변이나 차량 유지비 등 교통 부문에서 4000달러 등 추가 비용은 총 50만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50만달러가 수많은 변수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잡은 집계치이고, 연금이나 자연재해의 강도와 빈도를 최대치로 잡았을 때 개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100만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207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는 저탄소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 비용은 20만달러로 급감한다.

컨슈머리포트의 수석정책고문 알렉산드라 그로스는 "최근 엄마가 됐는데 아들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계속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이번 연구는 주택보험에서 아이들에게 먹일 음식까지, 우리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내리는 수많은 선택에 기후위기가 실제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환경·사회' 지표 투자전략 반영했더니 지수 수익률 상회"

투자전략에 ESG 세부지표를 반영하면 시장대비 높은 장기수익률과 안정적인 위험관리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

'몸짱 소방관' 2026년 달력 만든다...'우리동네GS'에서 사전예약

오는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2026년도 '몸짱 소방관 달력'이 나온다.몸짱 소방관 달력의 정식명칭은 '소방관 희망나눔달력'으로, 서울시 소방재난본

SK이노, 에이트린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전과정평가(LCA) 무상 지원

SK이노베이션이 소셜벤처 '에이트린'의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대한 전과정평가(LCA)를 무상 지원한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기후/환경

+

아마존 '지구허파' 옛말?...14만건 산불로 '탄소배출원'으로 전락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난해 산림벌채보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유럽연합(EU) 공동연구

韓선박 무더기 운항제한 직면하나?..."탄소감축 못하면 국제규제"

한국 해운업계가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해 일부 선박이 운항제한이나 벌금을 맞을 위기에 직면했다.기후솔루션은 5일 전세계 100대 해운사의 온실가스

화석연료 못버리는 국가들..."파리협약 1.5℃ 목표달성 불가능"

전세계가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5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뷰펠] 에너지 저장하는 '모래 배터리' 개발...베트남 스타트업의 도전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