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프3' 탄소배출량 폭증...EU 탄소상쇄권 도입 '만지작'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4-18 11:46:55
  • -
  • +
  • 인쇄
2020년 탄소상쇄권 퇴출한 EU
"난감축분야 기업 참여도 제고"


유럽연합(EU)이 역내 탄소상쇄권 시장 도입 여부를 검토중이다.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국제배출권거래협회(IETA) 컨퍼런스에서 EU집행위원회 탄소시장담당국 부국장 루벤 베르미렌은 "최근 EU 역내 탄소상쇄권 시장 도입 여부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며 "현행 배출권거래제(ETS) 시장에 탄소상쇄권 시장을 들일지, 별도로 새로운 시장을 열지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탄소시장은 규제에 의한 '할당'과 탄소저감 사업을 통한 '상쇄'로 나뉜다. EU의 ETS에서 탄소상쇄권은 지난 2020년 퇴출됐다. 탄소상쇄권은 탄소배출권과 달리 정부에 의한 할당이 아닌, 기업간 자발적 거래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탄소저감량에 대한 검증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기업들이 실제 배출량을 줄이기는커녕 지나치게 탄소상쇄권을 사들이는 데에만 의존할 수 있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오는 2026년부터 공급망내 1차협력사의 탄소배출량까지 공개하도록 하는 스코프3 기후공시가 의무화되면서 기업에 따라 탄소배출량이 수십배까지도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 탄소발자국의 80%를 스코프3가 차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 철강·시멘트·석유화학과 같이 기술적 한계로 당장 획기적인 저감이 어려운 업종들의 경우 탄소상쇄사업을 통해서라도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EU는 탄소상쇄권 감축실적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기업들의 기후위기 완화 노력이 배출량 자체를 줄이기보다 상쇄에만 치중되지 않도록 꼭 필요한 난감축분야 위주로 유도하기 위해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스코프3 공시로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의 고충도 어느 정도 해소해 배출량을 더 투명하게 밝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는 탄소상쇄권이 거래되고 있는 민간 주도 '자발적 탄소시장'(VCM)의 장점을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가 사전에 정한 할당배출권 외에는 공급이 제한적인 '규제적 탄소시장'(CCM)에 종속되면 경직된 시장구조가 형성되고, 가격 등락폭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참여 유인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EU집행위는 관련 쟁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탄소상쇄권 시장 도입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2026년까지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하려면 '농민·농업' 중심 정책 일관돼야"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려면 농민과 농업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단계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최근 정부는 농촌 인구소멸과 에너지

포스코이앤씨 감전사고 外근로자 8일만에 깨어나..."음식물도 섭취"

포스코이앤씨 고속도로 연장 공사현장에서 감전을 당해 의식불명에 빠졌던 30대 미얀마인 근로자가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식이다.21일 연합뉴스에 따르

쿠팡 물류센터 50대 근로자 사망...쿠팡 산재로 번질까 '화들짝'

연일 35℃에 달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1일 연합

하이브 레이블 어도어, 이도경 신임 대표이사 선임

하이브 뮤직그룹의 레이블 어도어(ADOR)는 20일 이도경 부대표(VP)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어도어는 이 신임 대표의 선임 배경에 대해 음

남양유업, 종이팩·멸균팩 재활용한 백판지 '포장지로 사용'

남양유업이 멸균팩을 재활용해서 만든 포장지를 사용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를 위해 남앙유업은 지난 5월 천안시, 제지업체 등 8개 기관∙업체와 '종이

빵부터 트럭 20대까지...SPC, 푸드뱅크에 3200억 기부

푸드뱅크에 빵과 아이스크림 등을 기부해온 SPC그룹이 기부식품 배송용 차량도 앞으로 5년간 계속 기부하기로 했다.SPC그룹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전국

기후/환경

+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하려면 '농민·농업' 중심 정책 일관돼야"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려면 농민과 농업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단계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최근 정부는 농촌 인구소멸과 에너지

씻을 물은커녕 마실 물도 부족...가뭄에 메말라가는 강릉

수도권과 남부지역은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은 것과 달리, 강원도 강릉은 심각한 가뭄으로 현재 물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21일 농촌영수종합정보시

열대 조류, 70년간 폭염으로 38% 줄었다

전세계적으로 평균 기온이 오르고 폭염이 심각해지면서 사람뿐 아니라 동물들도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동물은 사람과 달리 더위를 식힐 방법

[날씨] '처서 매직' 실종…주말까지 36℃ '찜통더위'

더위가 가시고 선선한 가을이 다가오는 것을 알리는 '처서'인 23일까지 전국이 36℃에 달하는 '찜통더위'에 시달릴 전망이다.21일 기상청에 따르면 북태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분해하는 새 촉매 개발

국내 연구진이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쉽게 분해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CCS연구단 이신근 박사 연구

내연기관차 '전기차'로 전환하면 보조금...내년 400만원까지 확대

내년부터 내연기관 차를 전기자동차로 전환할 때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전기차보조금은 1대당 평균 400만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김성환 환경부 장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