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화석연료투자 멈춰라"...30개 기후단체들 'G7재무장관'에게 압박서한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5-20 10:55:33
  • -
  • +
  • 인쇄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에게 공개서한을 발송한 30개 기후환경단체 (사진=기후솔루션)


전세계 30개 환경단체들이 이달말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을 이용해 한국의 화석연료 확대정책을 압박하고 나섰다. 한국은 화석연료 투자에 공적금융을 많이 투입하는 국가로, 오는 24일 이탈리아 스트레사에서 열리는 G7재무장관회의에 초청받았다.

이에 그린피스 이탈리아사무소, 지구의벗 일본사무소,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사단법인 기후솔루션 등 30개 국내외 기후환경단체들은 G7재무장관들에게 한국의 화석연료 확대 정책에 대해 압박해줄 것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지난 17일 발송했다고 기후솔루션이 20일 밝혔다.

기후환경단체들은 한국이 글로벌 기후대응을 늦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캐나다에 이어 '공적금융 화석연료 투자규모' 2위 국가다. 캐나다는 지난 2023년 신규 화석연료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머지않아 한국이 캐나다를 제치고 1위를 하는 불명예를 떠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기후연구단체 오일체인지인터내셔널(Oil Change International)의 2020~2022년 통계를 보면, 한국은 연평균 100억달러(약 13조원)가 넘는 공적금융을 화석연료에 투자했다. 2019년~2021년 통계에서는 한국의 '공적금융 화석연료 투자규모'가 캐나다와 일본에 이어 3위였는데, 이후 통계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한국이 화석연료 투자규모 순위가 상승하는 까닭은 다른 나라들은 재생에너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매우 더디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규모 1위인 캐나다는 2019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16.2%에서 2022년 16.9%로 늘었고, 일본 역시 2019년 18%에서 2022년 22.7%로 증가했다. 하지만 한국은 2019년 5.13%에서 2022년 8.1%로 아직 10%도 넘지 못했다.

특히 캐나다는 '청정에너지전환 파트너십'(CETP) 출범 이행과정에서 '신규 화석연료 투자중단' 정책을 발표했다. CETP는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26차 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 26)에서 화석연료 금융중단 및 청정에너지 전환을 뼈대로 출범했으며, 미국·유럽연합(EU)·영국·호주 등 41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후 G7도 2022년 정상회담에서 유사한 수준의 화석연료 투자중단을 약속한 바 있다.

일본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발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일본이 2020~2022년에 청정에너지에 쏟아부은 자금은 연평균 23억달러(약 3조1000억원)에 이른다. 같은기간 한국은 8억5000만달러(약 1조1500억원) 투자하는데 그쳐, 일본과의 격차가 3배에 이르고 있다.

특히 석탄화력발전소를 암모니아 혼소발전으로 전환해 화석연료발전의 폐쇄시점을 늦추고 있는 한국과 달리, G7은 지난 4월 30일 열린 기후·에너지·환경장관 회의에서 '2035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를 결의했다. 이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암모니아 혼소발전으로 전환하겠다는 한국의 전환정책과 결을 달리하는 부분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패널(IPCC)은 지구의 평균 기온상승 1.5℃ 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절반으로 감축하고, 2050년에는 '넷제로'를 달성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수소, 암모니아, 탄소포집·저장(CCS) 등의 기술활용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공개서한을 통해 "2023년에 전세계 평균기온이 일시적으로 1.5℃를 넘은 바 있고,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유럽의 치명적인 폭염과 산불, 아시아의 전례없는 홍수 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온실가스를 내뿜는 화석연료 투자중단이 더는 늦출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의장국인 이탈리아 정부를 비롯한 G7이 한국의 화석연료 투자중단과 CETP 가입을 요구해주기를 촉구했다.

기후솔루션 오동재 석유가스 팀장은 "한국이 지금의 투자기조를 유지하는 한, 앞으로의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설자리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며 "화석연료 투자를 제한하는 정책을 조속히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기후/환경

+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시간당 200㎜ 폭우...'물바다'로 변한 美 뉴욕·뉴저지

미국 뉴욕·뉴저지주에 시간당 최대 2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3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미 동부 해안지역에

[주말날씨] 뙤약볕 속 '찔끔' 소나기...다음주 남쪽부터 '비'

8월 첫 주말도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하겠다. 소나기 예보가 있지만 폭염을 가시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습한 공기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수 있

[알림]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참가기업 모집

뉴스트리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2030 재생에너지 3배 늘리기로 해놓고...96개국 국제합의 '헌신짝'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늘리자는 전세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국가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심해 9533m서 생물군락 첫 관측…"거대한 탄소 순환생태계 발견"

북서태평양 수심 9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생물군락을 발견하고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탑승한 잠수정으로 극한의 수압과 어둠을 뚫고 내려가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