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인데 40년 아름드리 가로수 '싹둑'...휑해진 영동대로 무슨 일이?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6-14 15:07:53
  • -
  • +
  • 인쇄
▲얼마전까지 양버즘나무가 줄지어 늘어서 있던(왼쪽) 서울 삼성동 휘문고교 사거리 일대 가로수들이 모조리 베어져 있는 모습 ⓒnewstree


뙤약볕이 내리쬐는 폭염에 시원한 그늘 역할을 해주던 서울 영동대로 일대의 아름드리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들이 하루아침에 싹둑 잘려나갔다.

14일 서울 강남구 휘문고교사거리 일대 건물 3~4층 높이로 쭉쭉 뻗어있던 가로수들이 어느 날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밑둥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얼마전까지 30~40년 수령의 양버즘나무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던 곳이다.

영동대교 하단에서 일원터널까지 뻗어있는 영동대로 가운데 삼성역에서 대치우성아파트사거리는 왕복 10차선 도로 양옆으로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가로수 덕분에 도심 한복판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숲길을 걷는 듯 운치를 더했다. 

특히 삼성역과 대치동을 오가는 언덕길에 심어져 있던 이 가로수들은 요즘처럼 땡볕이 내리쬐는 날씨에 오가는 사람들의 땀을 식혀주는 그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런데 이 언덕길 양옆으로 심어져 있던 가로수들이 모조리 베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동부간선도로 대심도 지하화사업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월릉교~대치동 12.2㎞ 구간에 왕복 4차선 지하도로를 건설하기 위한 사전조치로 가로수를 정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지하도로는 오는 7월 첫 삽을 뜬다.

휘문고교사거리에서 대치우성아파트사거리 일대는 지하도로 진출입 구간으로 조성된다. 이에 따라 각종 케이블을 설치하고 지반을 안정화하기 위해 이 일대 도로의 가로수 389그루를 정비한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봄철 알레르기와 겨울철 낙엽을 유발하는 양버즘나무 대신 느티나무 409그루를 심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느티나무가 식재될 때까지 이 일대는 가로수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서울시 강남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2028년 지하도로가 완공된 이후 지반이 완전히 다져지면 이후에나 가로수를 심을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앞으로 4년동안 이 일대를 지나는 사람들은 한여름 뙤약볕을 견뎌야 하는 상황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10년 넘게 거주했다는 한 주민은 "삼성역에서 아파트까지 운동삼아 걸어다니던 길인데 가로수가 사라지고 나니 너무 더워서 걸을 수가 없다"면서 "이제 날씨가 점점 더워질텐데 앞으로 이 길을 걷는 대신 마을버스를 이용해야 할 것같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수자원공사, SK하이닉스와 PPA 체결...6월부터 수력에너지 공급

한국수자원공사가 SK하이닉스에 수력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직접전력거래(PPA) 방식으로 공급한다. 이를 위해 한국수자원공사는 30일 SK하이닉스 이천

"현대차, 배출량 전과정평가(LCA) 시스템으로 95%까지 추적 가능"

"현대차는 전과정평가(LCA) 시스템을 통해 자동차 생산에서 폐기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95%까지 추적할 수 있다."홍성준 현대자동차

이니스프리, 수거 공병으로 만든 '마키토이 그린티' 한정판 출시

이니스프리가 국내 작가 '마키토이'와의 협업한 '마키토이 그린티' 한정판을 출시했다고 30일 밝혔다.이번에 출시한 '마키토이 그린티 리미티드 에디션

대한항공, 폐항공기 업사이클링…네임택·볼마커 굿즈 출시

대한항공이 폐항공기 동체로 제작한 업사이클링 굿즈 시리즈에서 에어버스 A380 기종을 활용한 제품을 처음 선보인다.대한항공은 브랜드 굿즈 공식 판

전국 226개 시군구, 첫 탄소중립 계획 수립…감축사업 본격화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가 모두 탄소중립 실천전략을 담은 '제1차 시군구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해 5월 30일까지 환경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신임 대표에 SK E&S 추형욱 대표 선임

SK이노베이션이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에는 장용호 SK(주)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SK이

기후/환경

+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 '온실가스 3100만톤'...'기후비용' 누가 책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비롯한 전쟁이 민간인 학살 및 인권침해 문제와 더불어 기후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레데

올여름 한반도 바다 1℃ 상승 전망…"생태계 파괴 가속화 우려

올여름 우리나라 연안 해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약 1.0℃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수온 상승은 해양 생태계 파괴와 이상기후로 이어질 수 있다.해양수

한달치 3배의 비가 2시간에 내렸다...나이지리아 기후변화로 대참사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중서부에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도시 대부분이 물에 잠기는 참사가 벌어졌다.나이지리아의 수도 아부자에서 서쪽으로 약 380

日 훗카이도 해역에서 또?…사흘새 '불의고리'에서 두차례 지진

지난달 31일 지진이 발생했던 일본 홋카이도 인근 해역에서 2일 새벽 또다시 규모 5.9의 지진이 발생했다. 같은 지역에서 사흘 사이에 두번의 지진이 발

온난화로 미국과 캐나다 빙하 70~80% 사라질 위기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빙하의 절반 가까이가 사라지고, 특히 미국 서부와 캐나다의 빙하는 최대 80%까지 없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29일(현지시간)

[영상] 캐나다 134건 산불 동시다발...매니토바주는 '불바다'

캐나다 서부 매니토바주에 22건의 대형 산불이 동시 발생하는 국토 전역에서 134건의 산불이 발생했다.2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매니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